유아는 풋내기 심리학자, 부모는 실험용 쥐. 책읽는 방(국내)







육아에 관심 없는 '나쁜 아빠'들도 아이가 제법 말을 하기 시작하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대답도 잘하고 요구도 하는데다
아빠를 혼내기까지 하는데, 상대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식의 자아를 느낄 수 있어 쉽게 무시하지 못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여전히 은지가 하는 가장 사랑스러운 언어는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쓰다듬어주는 몸의 언어입니다. 가끔 은지가 하는 돌발 행동이 있습니다.
잠자려고 누워 있을 때나 밥 먹을 때 엄마 아빠가 나누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갑자기 양팔로 엄마 아빠 목을 안고 자기 쪽으로 당기는 겁니다.
손목을 움직여 토닥이기까지 하고요. 자연스럽게 은지 양 볼에 엄마 볼과 아빠 볼이
살짝 붙는데 아기에게 사랑받는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




본문 中

이 대목(인용문)을 읽을때 나도 모르게 발그레 홍조가 띠면서 웃음꽃이 피었다.
누구나 한 번쯤 아이의 몸의 언어에 놀라듯이 행복해 했던 기억이 났을 텐데
잊었던 아이와의 과거가 짜릿하게! 어쩌면 그렇게 생생하게 전달되던지!

이 책은 초보 '전업 아빠'가 쓴 육아일기 책이다.
육아훈육은 무조건 여자의 몫으로 당연시하는 한국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더 자신있는
사람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낫다! 라는 자신감 하나로 아내를 사회적 존재로 내보내고
자신은 가사일과 아이(은지)를 돌보는 일을 선언한 가장 현실을 논리적이면서도
깔끔하게 요즘 보기드문 멋진 남자라 볼 수 있다.
먼저 그의 용기와 철학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짝!!!!

하지만 육아는 자신감 하나로는 역부족이다. 말 귀를 알아듣고 어휘가 세 단어이상
발휘(?)가 되는 나이가 되면 말 그대로 '미운 세 살 5종 세트'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떼스며 울기, 물건 던지기, 얼굴 때리기, 지나친 소유욕(내꺼, 니꺼 구분짓는 시기),
엄마 반응실험(이거 이거, 아주 농락당하는 기분입니다.ㅋㅋ)으로 지치는 나날을 보낸다.

음.. 그러니까 이 책은 좌충우돌 은지와 아빠, 직장주부 엄마가 도란도란 펼치는 이야기였군.
딸아이 하나 키우면서 엮은 이쁜 사진집과 육아일기려니 하고 웃으면서(나름 즐기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니 둘째 민수가 태어나는 대목이 나왔다. 오호~ 흥미로워지는걸?

..

나는 아들만 둘을 낳았다.
첫 아이때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적당할까.(별명이 타이슨이었다)
남자아기는 힘이 세고 갓 잡은 싱싱한 물고기라고 보면 된다.
난 큰애를 한 번도 눕혀서 편하게 기저귀를 갈아본 적이 없다.
기저귀를 끌르면 그 시원한 해방감에 아이는 얼마나 잽싸게 달리는지..
그 난감함이란!!(똥을 엉덩이에 붙이고 달린다)
그래서 난 기저귀 한쪽을 채운뒤 그 동선을 이용해 기저귀를 채우는 지혜를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힘들게 남자애를 키우다보면 당연히 떡대(어깨)가 벌어지고 팔근육이 역도선수 저리가라가 된다.

..

은지육아일기를 덜쳐보다보니 은지는 웃기도 잘하고 표현력도 뛰어났다.
그리고 아빠효과를 보이는 좋은 케이스여서 <덤덤히.. 털털히.> 깔끔떠는 엄마들 아이보다 훨씬 오히려
건강하게 자라줬다. 하지만 동생이 남자애라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나 은지아빠는 당황했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뇌발달(호르몬)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드디어 실감하고 있었다.

아..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남자애만 둘을 낳아서 오히려 둘째때는 담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거져 키운 기분이 들었는데
첫 애때 워낙 단련을 해서였던 거였다.
완벽한 훈련을 통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트레이너를 만난 것을 용희가 이해하렴.ㅋㅋ


두 아이를 키우려면 부모는 아이들 사이에 '양다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로 비관도 하게 된다.
또 어느정도 친구를 알게되면 아이사랑 독차지는 조금 큰 기대라는 사실로 우울해지기도 한다.

아이들은 6살이 지나면 까마귀고기를 먹었는지 대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자식의 유년시절을 부모는 절대로 절대로 잊을 수 가 없을 것이다. 
그 시절은 바로 부성애, 모성애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고 다행스런 일은.
그 아이가 자라서 아이를 키울때서야 부모의 마음을..그리고 잊었던 자신의 과거를 상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덧글

  • 뽀다아빠 네모 2011/04/07 13:31 # 답글

    공감이 많이 가는, 그런 이야기가 실린 책이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김정수 2011/04/09 09:54 #

    굳이 전업아빠가 아니라도 읽어보면 유익한 내용이 참 많습니다.
  • 푸른미르 2011/04/09 11:12 # 답글

    책임감이 절로 팍팍 들겠군요. ^^
  • 김정수 2011/04/10 11:31 #

    기존의 상식적인 훈육지도서가 아닌 체험담이다보니 더 공감이 가는 것 같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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