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그 식당. 엄마가 읽는 시




서울역 그 식당
 

- 함 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잔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지 떠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로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
 
 
오래된 시는 낯설고 어색하지만 상상을 하기에 낭만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엔 조금 일찍 깨서
그동안 내 손을 타지 않고 기다려준 시집을 넘겨 읽다보니 이 시가 눈에 꽂히네요^^
여유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 순간부터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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