봑완서할머니 별세, 관계의 수료식을 마치며.. 일상 얘기들..





소설가 박완서할머니가 22일 담낭암으로 오랜 투병생활 끝에 80세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박완서할머니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에 마련됐으며 25일 발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녀는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현상공모에서 작품 ‘나목(裸木)’으로 등단해 '그 가을의 사흘 동안', '엄마의 말뚝',
'그 여자네 집', '도시의 흉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을 집필했으며,
고인은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보관문화훈장, 만해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계의
큰 거목으로 인정 받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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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많이 존경하던 분이라 많이 아쉽고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이 분처럼 삶 속에서 '죽음'에 대한 남은 사람들이 해야할 판단과 생각, 정리를
평소에 확실히 다짐받아온 분도 없으리라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박완서할머니만큼 한국적이고
어른다운 인품을 잃지 않고 멋지게 사신 작가도 드물거란 생각마져 드는군요.
아름답게 늙는 것이 이렇다..라는 것을 보여준 분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제 막상 그분이 돌아가시고 '죽음'을 직면함에 있어서도 평소에 연습했던 대로
아름답고 멋지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께요.

박완서 할머니.. 좋은 곳에 가셔서 편안히 쉬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아래는 죽음에 생각, 자세등..박완서할머니가 말하고 싶어했던 글같아 함께 하고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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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Carpe diem)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서양 사람들이 가슴에 새기는 격언이다.
이들 격언은 각각 '지금을 즐겨라','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사실 의미하는 바는 같다.
생각해 보라.
사람이 영원히 죽지 않고 산다면, 모든 만남이 곧 지겨워질 것이다.
언제까지고 계속될 만남이다. 좋은 시절이 가면 지지고 볶을 일만 남는다.

죽음은 사람을 생생하게 만든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서로 헤어져야 한다.
부모건, 친구건 언젠가는 모두 죽고 헤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은 더욱 소중하다. 잃을 수 있는 것이기에 마주하는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고
절절하지 않은가. 진정 사랑하고 싶다면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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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먹은 할아버지가 성탄절 무렵, 장난감 가게 부근에서 아내를 찾고 있다.
하지만 문득 아내는 죽고 없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그때 갑자기 아내가 자기에게 마음속에서 말을 걸어 온다.

'당신은 정말 바보 같구려. 이제 증손자들에게 줄 장난감은 당신 혼자 골라야 해요.'

할아버지는 마음 속으로 아내에게 따진다.

지난 55년간 당신이 장난감을 골랐는데 이제 와서 내가 그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아내는 어처구니없다는 투로 대꾸한다.

'아직 그것도 못한다면 이번이야 말로 선물 고르기를 배울 좋은 기회예요.'

-베르나 카스트, '애도' 中



덧글

  • 넋두리 2011/01/24 14:45 # 답글

    정말 오랜만에 이글루스에 접속한것 같네요. 저도 참 좋아하는 작가인데 안타깝습니다. 더 많은 작품을 읽고 싶었는데 말이죠
  • 김정수 2011/01/24 22:14 #

    참 착하신 분이라 오래오래 사실줄 알았는데..
  • 요하니 2011/02/06 06:59 # 답글

    저도 <그 산이 거기에 있었을까>를 다시 한번 읽고 싶어졌어요.
  • 김정수 2011/02/06 15:31 #

    아.. 그러시군요^^

    나이 먹는 것은 점점 삶이 가벼워지는 단계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나네요.
    저도 그러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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