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게 최선의 선택입니까? 확실해요? 엄마의 산책길






영화를 예매하고 영화관을 가도 수많은 영화홍보와 포스터가 예매한 티켓인데도 교환할까 갈등하게 만든다.
줏대없을지 몰라도 영화는 호평과 혹평이 너무 엇가려서 더 혼란스럽다.
그래서 난 이제는 랭킹에 올라가지 않은 영화는 보지 않는다.

'헬로 고스트'는 차태현이 1인 5역을 하는 영화다.
잼있고 반전까지 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스토리가 어떻게 돼는데?' 하고 물으면
어지없이 이구동성으로 '절대 말하면 재미없다' 라는 대답뿐이었다.
하긴 결과를 알고 보는 영화라니.. 묻는 사람이 바보다. ^^
크리스마스 개봉작으로 나온것이 여태 만원세례라면 분명히 볼 가치가 있기에 충분하다.

들어가보니 역시 영화는 만원이었다.
나는 설마 자리가 없겠어? 하는 마음으로 바로 예매를 안한 탓에 줄줄이 아들의 뒷통수만 보는
자리를 예약하기에 이르렀다. 오늘 예매 때문에 아무튼 생쑈를 하는구나 싶었다.

가족도 없는 고아(가족에 대한 기억이 없는 불행한 남자)인 차태현은 가족의 날의 상징'어린이날'에 자살을 기도한다.
알고보니 그는 번번히 죽기만을 소망하는 불행한 남자.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다행(?)인 남자였다.

한번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고스트 4명을 병원에서 만난다.
꼴초귀신... 울보귀신.. 변태귀신.. 그리고 먹보 꼬마귀신까지... 그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 귀신들의 웃지못할 운명.

신내림 무당은 그들이 소원을 들어주고 스스로 떠나게 하는게 방법이라고 일러준다.
차태현은 그들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준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 소원을 들어주면서 일어나는 해프닝과 사연들은 눈물을 빼며 웃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반전!

엄마가 그러는데 미나리가 피를 맑게 한데요~!

이 대사에서 아마도 모든 관객들은 목구멍이 뜨거워지는 기분에 휩싸였을 것이다.
차태현 정말 연기 최고다..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

이렇게 리얼하게. 숨막히게.. 말 한마디없이.. 그 모든 상황을 이해시킬 수있는 표현력은
최고라고 생각이 든다. 말없이 흐느끼는 소리들을 들었던 장면. 나도 펑펑 울었던..그 장면.
우리나라 카메라 앵글의 표현력이 갈수록 멋져진다고 느꼈던 장면.

나는 차태현이 달리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최고로 꼽고 싶다.

어찌보면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
뻔한 스토리지만 절묘한 각색을 통해 반전을 잡는 기술.
그리고 차태현이라는 영화배우를 삽입해야겠다는 감독의 케스팅이 어우러져
재밌고 감동까지 있는 멋진 영화로 탄생한 것 같다.








어제는 용석이가 겨울방학동안 운전면허증이라도 따겠다며 코스시험을 보는 날이었다.
계획은 시험이 3시반이니 4시반엔 충분히 끝날테고(시험은 10분이란다) 5시 반에 수원 cgv에서
'헬로 고스트'를 보는 것으로 미리 예약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용석이는 5시가 다되도록 연락이 없었고 집에서 기다리는 나와 용희는 문자를 넣어보니
6시에나 볼 것 같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여러사람을 불러서 대기하는 행정관행이 운전면허학원도 여지없었다니!)
티켓은 용석이가 가지고 있는데...!!

빠르게 머리를 굴려보니 내가 용희랑 택시를 타고 운전면허학원으로가 티켓을 받아 취소시킨 후
다음 시간대에 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빠르게 움직여 티켓까지 받아 수원역까지 빛의 속도로 도착했지만
수원역은 알다시피 교차로를 빠져 나가는데만도 15분은 걸리는 곳이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애경백화점 근처 육교에 세우고 용희랑 애경역사 6층까지 달리기로 맘먹고 세웠다.

용희는 역시 날렵했다.
나는 달리는 용희의 뒷통수를 향해, '먼저 가서 취소해' 하며 티켓을 쥐어줬다.
시간안에 가지 않으면 티켓을 취소가 불가하다는 명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 10분.

날렵한 아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내심 흐믓한 마음으로 뒤쫓아 간 행복도 잠시.
애경백화점 내부 입구에서 용희는 얼음이 되어 있었다.
출구를 찾기는 커녕 어디로 가야 엘레베이터가 있는지도 모르는 공항상태인 모습이 보였다.
방대한 공간에서 애경백화점 점원들과 주말 인파까지 덧부쳐 용희는 어쩔줄 몰라 하고 있었다.

발빠른 아들은 길을 모르고, 길을 아는 나는 행동이 느렸다.

어쩔 수 없이 느린 내가 앞장을 서서 수많은 인파를 홍해 가르듯 밀쳐내며 아들이 내 뒤를 쫓아오게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도착한 cgv에는 5시 18분.
용희와 나는 하이파이브를 치며 환매에 성공했다.

그리고 다음 영화대기시간까지 2시간 20분을 용석이가 올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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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잉여 2011/01/16 17:59 # 답글

    성인이 보기에는 너무 유치한 영화죠
  • 행인1 2011/01/16 18:08 # 삭제

    사람의 감정 중에서 유치한 감정이 어디있을까요?
    그저 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들 중의 하나일 뿐인데 유치하다 아니다로 나누기엔 너무 삭막하지 않나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뻔할 수 있었지만 의외로 생각하지는 못했던 반전 덕분에 더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글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나는 군요
  • 김정수 2011/01/17 21:49 #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 영화관을 나올때 생각해보니 정말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였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

    그런 뻔한 예상을 각색으로 깜쪽같이 속인 감독과 연기로 커버한 차태현도 깜찍(?)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모처럼 실컷 울고 와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울어야 할땐 울어줘야 인간답죠. ㅎ
  • 뎅글 2011/01/16 18:51 # 답글

    저도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굉장히 재밌게 보았습니다 ㅋ

    적어도 보는 2시간이 전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ㅋㅋ

    단체관람했는데 제가 아는 사람중 99%는 울었던 ^^;;

    아 그리고 강예원씨 연기는 조금 아쉬웠지만 차태현씨 연기는 정말 최고더군요 ^^;;
  • 김정수 2011/01/17 21:49 #

    하하.. 맞아요. 대부분 훌쩍 거리더군요. 전 목이 메어서 혼났어요.
    소리내지 않고 울었더니 나중엔 목이 다 아프더라고요. ^^;;
  • 지브닉 2011/01/16 19:42 # 답글

    유치하든 어떻든간에 마지막에는 어쩔수없이 눈물이 나오더군요 허허
  • 김정수 2011/01/17 21:50 #

    맞습니다. 사람의 감정은 다 비슷비슷 한가봐요. 허허
  • 가라오케 2011/01/16 23:08 # 답글

    ㅋㅋ우연히 이 글봤는데요.. 공감이되서ㅎ
    복선이 아주 치밀하게 깔렸더라구요
    남잔데도 울컥하게 만드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였어요ㅜㅜㅜ
  • 김정수 2011/01/17 21:50 #

    그쵸? 막판에 그 김밥물고 멈칫하는데.. 얼마나 울컥하던지요..
    배꼽부터 전율이 오두만요.. 흠..^^;;
  • 리언바크 2011/01/16 23:36 # 답글

    내용을 미리 알고 봤으면 감동이 덜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나리 이야기하는 그 순간의 장면에, 갑자기 저도 머리가 멍~해지면서
    가슴이 탁! 하고 주저앉는 것 같더군요.
    정말 감동해서 눈물이 나와보기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 김정수 2011/01/17 21:51 #

    그쵸? 엄마라는 존재는 그렇게 갑자기 가슴을 매이게 하는가봅니다. ^^

    가슴이 탁! 정말 딱 맞는 표현이시네요^^
  • 이너플라잇 2011/01/18 17:03 # 답글

    헐...힘들었던 하루였네요..
    영화기다리는 시간동안은 뭐 하셨나요..
    저도 영화고를때 평을 많이 보는데, 참 헷갈려요..
    요즘은 남편이 많이 골라줘요..(같이는 안가줘서 친구랑 가요;;)
  • 김정수 2011/01/18 18:05 #

    2시간 20분동안 애들과 맛난거 사먹고..ㅎㅎ (다행이 용석이가 30분정도 있다가 왔거든요)
    리브로 들려서 책보고 그랬어요.
    울남편은 영화관에서 영화보는게 별루인가봐요. 시큰둥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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