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기다림. 엄마가 읽는 시





겨울을 기다림

-김기택

두꺼운 털같은 추위
둥글게 말아 웅크리면 따뜻해지는 추위
너무 껴입어서 무거워 지는 추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공격하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보는 추위
이빨도 발톱도 없는 꼬리를 흔드는 추위

배고프면 더 신나게 흔드는 추위
숨쉴 때마다 텅 빈 위장에 밥 대신 들어앉아
배고픈 배 흔들며 뛰어노는 추위

뱃가죽과 등뼈가 서로 얼어붙으면
저절로 허리가 공손하게 굽어지는 추위

정신통일하여 밥생각을 하면
가만히 졸다가 따뜻해지는 추위




..


무조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추위가 실감나는 계절이다.
베란다 창문을 굳히 열지 않아도 냉기가 깜빡하고 슬쩍 열린 문 사이이로 빼꼼히 들어오면
자동으로 얼굴이 향하게 만드는..

옷차림 때문에 둥기적 거리는 무거운 추위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코트를 벗어 걸림과 동시에 실내의 온도가 반갑게 느껴진다.
추위 때문에 집이 더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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