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먹어라. 어미야! 일상 얘기들..





지난 시아버님 제사때문에 논산으로 내려갔을 때 아주버니가 어머니 드리라고 인삼 한 봉지를 건내셨다.
아주버니는 맏아들로써 어머니를 모시고 살 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 내게 많이 미안해 하신다.
나 역시 말문이 딸릴 때는 어머니 핑게를 대며 아주버니께 큰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나 존재감이 있는 일들이다.

냉장고 야채박스에 봉다리채 넣어두고 나는 또 가볍게 잊어 버렸는데
어머니는 지난 목요일부터 급체가 가라앉으시자 오늘 낮에 수삼을 꺼내 거실 한가득 썰기 시작하셨다.
몸도 안좋으실텐데 도마질을 하시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지만 보나마나 내가 하면 성에 안차하실게 뻔했다.

어머니와 나는 서로 해야 할 일과 안할 일들이 불문율처럼 있다.
이 일은 어머니가 할 일인 것이다.

어머니는 안방에서 느긋하게 누워 책을 보는 내게 방문을 여시더니 깨끗이 닦은 수삼을 다섯 뿌리채
건내주시며,

'어미 맨날 춥다고 하지말고 아무 소리 말고 먹어라'

이거 어머니 드시라고 아주버니가 주신건데요..라고 말하려는데 문을 닫아 버리신다. ㅡ.ㅡ;

한 입 베어무니 입안에 쓴 맛이 확 돌면서 인상이 자동으로 구겨진다. 윽.
삼계탕에 한 뿌리씩 넣기에도 큰 인삼을 다섯 뿌리나 먹으라니..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정성이 고마워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다 먹어버렸다. 오호~

어깨도 필 겸 베란다를 나가보니 어머니가 인삼을 어느새 다 잘게 썰으셔서 그늘곁에 말리러 내놓으셨다.
시골분이라 관리방법이 이렇게 치밀하시니 내가 범접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인삼도 많이 먹었으니 이번 겨울은 춥지 않고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주버니. 죄송해요.
제가 먼저 쏠랑 먹어버렸는데 지금 말리는 인삼은 두고두고 어머니 많이 드시도록 하겠습니다. ^^




덧글

  • 쇠밥그릇 2010/12/06 11:38 # 답글

    ㅎㅎ
  • 김정수 2010/12/08 11:22 #

    ㅎㅎ 잼있죠?
  • 2010/12/06 17: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0/12/08 11:23 #

    뭐 그렇게 포장하시면 할말은 없지만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거..ㅎㅎ
  • runaway 2010/12/07 08:51 # 답글

    ^^ 어머니께서 시키시는 대로 하신 거 밖엔 없잖아요. 히히.
  • 김정수 2010/12/08 11:23 #

    맞아요. 전 먹으라고 해서 먹은 죄밖엔..ㅎㅎ
댓글 입력 영역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744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