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속살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드라마 <이산>이 끝난 지 불과 4개월 뒤인 10월 초, 경기도가 <경기도 문화재보호조례 개정안>을
발표했다. 문화재 영향검토 범위를 문화재 외곽경계 500미터에서 200미터로 바짝 당겼다.
200미터만 넘어서면 10층 미만의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화성보다 높은 건물들이 성 주위를 둘러싼다면 지금과 같은 위엄을 지킬 수 있을까. 아마 힘들 것이다.

-개혁군주 정조의 꿈이 살아 있는 _경기도 수원시 화성 편


삼국시대 무덤을 경주나 부여, 공주에 가야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백제가 가장 오랫동안 머무른 곳은 부여나 공주가 아니라 서울이다.
송파구에 가면 백제가 가장 번성했던 시절에 만든 무덤을 볼 수 있다.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송파로 떠난다.
석촌역쪽엔 돌 무덤이, 방이역 쪽엔 흙 무덤이 있다.

-빌딩숲에 묻힌 2천 년 역사의 곳 _ 서울시 송파



본문 中



저자 '김대홍'씨는 자전거 애호가다.
길을 떠날때 고속도로를 찾는 현대인들에게 그는 자전거로 갈수 있는 국도를 권한다.

빠르게 변화되는 것이 자신에겐 과분하다고 느낀다는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이 분은
참 따뜻한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들어 편안한 미소가 지어졌다.
단지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다기 보다 변화의 흐름을 흐르는 물처럼 편안히 받아드리게 했다고나 할까.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은 자라온 환경이 좌우한다.
그는 이사를 많이 하는 집에서 자라왔는데 다 부모님 탓이다. 그 덕에 전국구 생활을 하게 되었고
지역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궁금증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의 이동수단은 자전거.
자전거로 과분한 곳은 대중교통의 도움을 받으며 여행을 하면서 엮은 책이 '도시의 속살'이다.

이 책은 도시여행을 속속들이 할 수 있는 장기를 가진 '자전거'의 매체를 통해 바라본
숨어있는 이야기다. 사진과 함께 하는 도시 속 여행이라 자연스럽게 저자의 시선과 일치감을 느낀다.
자동차도 아니고 소음이 큰 오토바이도 아닌 자전거와 함께하는 도시 속 여행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말한다.

책 속에서 김대홍씨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 않는(^^) 우리나라 도시 스무 곳을 보여주고 있다.
소개하는 도시가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당황스럽기까지 했다면 솔직한 표현이다.

어렸을 적 나는 산동네 '서울시 시흥'에서 자랐다.
호랑이산이라고 칭했던 '호암산'이 코 앞에 있었고 두어시간 거리의 산을 동네 한 바퀴 돌듯
오르락 내리락 했다. 별장집 마당에서 아이들과 술래잡기 놀이도 했다. 하지만 내가 자랐던 시흥이
자부심이 생겼던 것은 아니었다. 발전이 너무 느렸고, 교통이 늘 안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서울시 시흥'이 예전엔 지역구가 가장 넓은 곳이었다고 하니 놀랄 일이었다.
시대적 흐름에 밀려 지금은 서울시라 불리기엔 가장 속도가 느린 곳으로 전락해 씁쓸함이 남는다.

서울시 시흥이 역사의 위세에 밀려 떨어져 나갔다면 '대구시 중구'역시 처지가 비슷하다.
당시 경상도를 호령했던 위세등등한 곳이 일제강점 시기를 지나면서 밀리기 시작한다.

인용된 본문에도 나오지만 '수원시 화성'이나 '서울시 송파' 같은 경우는
지척에 있는데 우리가 미쳐 해석하지 못하고 지나는 역사의 도시가 있다.
우리는 뭐가 그리 바빠서 지척에 둔 역사의 도시들을 지나치고 있는 것일까.
괜실히 얼굴이 뜨거워진다.

이 책은 海, 山, 江, 地 란 테마로 나누어 살아 있는데 숨어 있는 도시 스무 곳을 소개하고 있다.
사람만 태어나서 늙는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도시도 태어나고 자라고 늙어간다. 우리가 보호하지 못한 곳은 갱년기가 빨리 와 쉽게 늙는다.
역사는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소한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의 역사는 제대로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은 최소한의 양심이 아닐까.

사진도 글도 차분하고 안정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가을에 이 책을 보니 사무실에서 일만 하는 내 자신이 왜이렇게 한심한 건지..
여행안내문이 이렇게 친절할까 싶다.

김대홍씨가 소개한 곳을 여행하게 된다면 필히 이 책을 끌어안고 떠나야지.. 결심하게 만든 책.





덧글

  • 영화처럼 2010/10/25 10:31 # 답글

    정수님. 자전거 타실 줄 아세요?
    전 운전을 전혀 하지 못한답니다.
    대신 자전거는 선수는 아니래도 요즘같은 때는 자전거없음 정말 불편할거 같아요.
    시장갈 때는 짐을 들고 올 필요가 없고...운동하러 갈 때는 체력장까지 시간이 아주 많이 절약되고...
    조금 먼 곳에 갈 때는 차비까지 아끼게 되구요.
    덕분에 굵은 허벅지를 갖게 되었지만 말이죠^^

    자전거여행으로 쓴 책이라~~~
    관심이 가네요.
    소설가 김훈 역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글을 썼던거 같은데 말이죠.
    자전거...참 매력적이네요. 이런 가을날엔 말이죠^^
  • 김정수 2010/11/02 13:28 #

    전 운동은 숨쉬기밖에 못해요.
    그래도 한 번은 꼭 자전거 배우려고요.
    위험하지 않고 이정도는 도전! 가능할 것 같거든요.
    자전거로 쓴 여행기 참 괜찮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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