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런 보통의 존재. 책읽는 방(국내)








어느 날, 당신이 친구라 여길만한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보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대인관계에 관한한
빨간 불이 켜졌다고 보면 됩니다. 없다고 느끼니까 자꾸 총합을 내보고 확인하려 드는 거거든요.
(중략)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타인이란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나의 말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말이 될 수 있고, 나의 행동과 내가 빚어내는 모든 결과물을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의미'라는 것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내가 지금 어느 곳에 서 있는지,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친구라 부르며 이런 중요한
일을 해주어야 하는 사람들이 없거나 그 수가 많지 않을 때, 우리는 외롭고 또 고민하게 됩니다.


친구가 없어요 中



당신이 만약 예술을 하고 싶다면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하게 개입되어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그게 진짜 공붑니다.


예술 공부 中




얇은 노란색 표지가 굉장히 인상적인 '보통의 존재'란 이 책은 색상만으로도 '보통의 존재'란 제목으로
소박하게 시작하기엔 왠지 부담스럽게 보인다. 어디에 내놓아도 눈에 확 띄는.. 저자는 노란색을 어지간히
좋아하는구나.. 단순히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는데, 왠걸, 어머니와 그런 앙숙이 없는 아들인 저자가
어머니때문에 제일 싫어하게 된 색상이었다. 흐음..

이 책은 지난 4월 5만부 발매로 당당히 베스트셀러로 오른 산문집이다. 워낙 힛트친 책이건만 나는
읽을 책들 속에서 밀려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책날개에 저자의 프로필이 빠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저자는 국내 대표적인 모던록 '언니네이발관'의 리드보컬이자 기타인 이석원씨다.
책 속에는 우리가 알고있는 인기연예인들이 까메오 출연하듯 등장한다.
놀란 것 하나. 이소라씨가 누나였다니..

음악을 하는 사람이 글을 참 잘 쓴다는 점이 첫 번째 다가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화려한 연예인이지만 우리랑 똑같은 보통 사람이구나 라는 점이 두 번째.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쓰기가 힘든데 고통없이 타자화해서 잘 써내려 갔구나 라는 것이 세 번째다.

그의 집안 내력은 그의 직업만큼이나 엄청나다. 가족의 치부를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기도
정말 화끈거릴텐데.. 그의 솔직함에 두 손 들었다고나 할까.
그의 가족에 대한 내력을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말한다.

'우리 집은 신경정신과에 드나든 사람이 가족 중 세 명이고 자살 시도 경험 있는 사람은 네 명이 돼'

입이 쩍 벌어진 독자들을 향해 그는 이렇게 결론을 낸다.

고통이 아니었던들 내게 평화로운 삶 같은 것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었을까.
생의 중요한 것들이 이처럼 고통속에서 주어진다는 사실이 내겐 아직도 낯설게 느껴진다..라고.

아마 내 예상이 맞다면 '고통이 나에게 준 것'을 이렇게 말하는 저자에게 반하지 않은 독자는
없었을거라 생각한다. 그의 삶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써내려간 이 산문집은 보통의 고통을
넘어선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그의 고통 앞에서 나의 고통은 마치 응석이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나 역시 결혼 전, 너무 변함이 없는 친정엄마와 가족들의 모습, 소통되진 않는 대화의 생활 속에서
내가 만들어갈 결혼이라는 생활은 이 고통에서 승화되리라 다짐하곤 했다.
떨어져 있어야 부모에 대한 나의 사랑이, 차별당하며 자란 내 삶이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것 같았다.
이석원씨와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묘한 동지감에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잘했어! 라고까지..

독자들은 책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그리고 위로를 받고 그 탄력으로 일상에 복귀하는 것이다.
그는 가족사 뿐 아니라 본인의 삶 또한 결코 녹녹치 않다. 궤양성대장염으로 그토록 좋아하는
밀가루 음식과 고기를 멀리해야 하고, 이혼 경력을 가지고 있어 주위 사람들로부터 지속되는
동정을 받고 있는 다소 불행한 남자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도 보통스럽지 않다. 자포자기할만도 한데 오히려 덤덤히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읽으면서.. 난 뭉클한 슬픔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사람이 항상 밝고, 항상 해피하다면 거짓이다.
소외감과 고독으로 혼자일때도 많다. 단지 밝은 모습을 유지하고자 숨기는 것 뿐.
보통의 존재는 뭐냐고 규정할 것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
모두가 삶 속에서 특별한 존재기 때문이다.
가장 화려한 색상으로 고른 노란색이 보통의 존재의 표지로 선정된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덧글

  • 잡채 2012/01/16 15:06 # 삭제 답글

    이소라씨 동생 아니에요~~그냥 아는 누나동생의 의미인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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