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한국사를 만나다. 책읽는 방(청소년,초등)





신라의 골품제도는 철저해서 계급을 유지시키기 위해 계급 내 혼인을 장려했다.
결국 계급내 인구가 가장 적었던 왕실, 성골과 진골에는 동성(同性)간의 혼인이
자유로울 수밖에 없었다.
(중략)
고려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가 다른 동부이모(同夫異母)
의 오누이끼리도 혼인했다.

-고려시대엔 오누이 간에도 혼인을 했다.. 본문 中

가장 낭만적인 계라고 한다면 단연 선비들끼리 모여서 하는 시계(詩契)가 아닐까 싶다.
시계란 마음에 맞는 선비들이 날을 정해 풍치 좋은 곳에 모여서 시를 지으면 노는 모임이다.
물론 시간제한이 있었는데, 그것을 알리는 시한장치도 풍류가 넘친다.

시종(詩鐘)이라는 것인데, 엽전을 단 긴 끈을 근처 나뭇가지에 길게 매어늘인 다음
그 끈 중간에 향나무를 꽂는다. 이 향나무가 시한장치 역활을 하는데, 불을 붙이면 서서히
타들어가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끈이 타서 끊어지게 된다. 엽전 밑에는 놋대야를 엎어놓아서
엽전이 떨어지면서 쨍그랑 하는 소리를 내게 되면 시쓰기를 마쳐야 하는 것이다.

가장 낭만적인 계모임 시계(詩契).. 본문 中

소주는 아락주라고 해서 몽고인들이 먹던 술에서 시작했다. 막걸리는 농가에서 누룩을 발효시켜
만든 것이고 막 걸러서 먹는다고 하여 막걸리라고도 하고, 탁하다고 해서 탁주라고도 불린다.
이 탁주에 용수라는 걸 박아서 맑게 걸러내면 그것이 청주다. 일본 사람들이 자기네 정종만이
청주라고 고집하는 통에, 요즈음도 일본 정종만 청주라고 부르는 잘못된 관습이 있지만
그건 명백한 잘못이 아닐 수 없다.

과부가 만든 술, '약주' ..본문 中



표제도 솔깃한 '뜻밖의 한국사'는 역사 속에서 불러 일깨워주지 않아 묻히고 스스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과거지사를 들춰낸 책이다.
표제 그대로 책을 읽다보면 뇌 속의 기억장치인 해마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재미있고 눈에 쏙쏙 들어온다. 몰랐던 역사이야기를 액기스만 뽑아서 알려주는데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이 책은 단지 역사 속 비하인드만 들춰낸 것은 아니다.
역사는 어차피 승자의 것이지만, 승자의 역사도 우여곡절을 지나서 완성된 것이기에
우리는 그 역사에 대한 작은 것까지 받아드리고 인지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고려시대에서부터 조선 후기까지 이어져온 우리의 과거지사들이 하나의 틀로 책 속에
묶어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 흐름이 마치 산 속의 시냇물이 흘러흘러 강으로 이어지고
바다까지 도달하는 기분을 느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도 곧 내일의 과거가 아닌가.

뜻밖의 한국사는 굵직 굵직한 한국사는 오히려 문장의 흐름상 맥이 끊기지 않게만
요약하고 서민들의 현실상을 즐겁게 파헤치고 있다. 예를 들면, 몽고에 충성하겠다고 지은
충렬왕은 놀기를 좋아하고 변태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 성향을 이용해 간신 오잠이
만든 연극 속 노래가 '쌍화점'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서 조인성이 나와 힛트쳤던 기억에
충렬왕과 그 시대속 이야기가 어찌 쉽게 이해되지 않겠는가.. ^^;

고려시대때에는 60일에 한번씩 백야의 축제를 벌였다고 한다. 그날은 육십갑자로 세어
경신일에 해당된다고 하여 경신수야라고 불렀다고 한다. 도교에서는 하늘이 내려준
사람의 수명을 120년으로 보는데 죄를 지으면 그 수명이 단축된다는 것이다.
이날 삼시충(몸에서 기생한다고 믿었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밤새 축제를 벌였다니
정말 재미있는 과거가 아닌가 싶다.

이 밖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그동안 한국사는 어렵다는 고정관념.
단지 한국사람이니까 외워야 하는 역사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의외로 재미있는 한국사. 그 속엔 물고 물리는 역사라는 틀이 생동감있게 살아 숨쉬고 있었다.
말그대로 뜻밖에 재미있는 한국사를 만난 기분이 든다.

유쾌한 책이다.




덧글

  • 현율 2010/07/14 14:27 # 답글

    재미있지요. 역사책 읽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참 많이 숨어있습니다. 그게 역사책 읽고, 공부하는 참 맛이지요!^^)/
  • 김정수 2010/07/17 15:39 #

    맞습니다. 이렇게 생활 속 역사와 곁들어 한국사를 설명한다면 누가 우리의 역사를 지겹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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