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연습. 엄마가 읽는 시





침묵하는 연습

-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

부딪히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가능한 서로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살고 싶은 것 또한 내가 나이를 들면서 얻은 지혜기도 한 것을..

그러나 사람이 지극히 이기적이고.. 충고 받기 싫어하고..
삶이 무섭다고 생각치 않는 모습을 발견한 순간에는
침묵의 연습을 떠나 사람 자체가 싫어지니 참 이것도 문제다.




덧글

  • 주연 2010/06/15 22:00 # 답글

    모든 사람이 그것을 다 알면 그 또한 삶이 재미가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김정수 2010/06/16 12:02 #

    그렇기도 하겠네요..^^ 각기 다른 성향의 성격들을 경험하면서 인생을 느끼기도 하는 법이죠.
  • 조이 2010/06/16 00:21 # 답글

    오랜만에 유안진님 시를 읽으니 마음이 순해지는 듯 해요 ^^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정수 2010/06/16 12:02 #

    유안진님 시는 차분하고 일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듯 합니다. ^^
  • 별사탕 2010/06/16 16:53 # 삭제 답글

    지금 제 맘에 필요한 시에요...^^
    어쩜 이리 필요한 좋은... 시를 보게 하시는지 넘 감사해요~
    저의 맘을 다독거려 봅니다.ㅎㅎㅎ
    좋은 시간 되시고 행복하셔요~
  • 김정수 2010/06/16 22:19 #

    별사탕님..오랫만에 오셨네요^^ 안녕하셨어요?
    유안진님 시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고 좋아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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