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운명이라 믿는 사람들에게.. 책읽는 방(국외)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달이 조류를 지배한다면, 늑대 사나이로 변신시킬 수 있다면,
이 하찮은 나의 운명 따위 손쉽게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거지."

"내 기억은 그녀만으로 가득하니까. 나를 계란처럼 반으로 탁 깨면,
그녀하고의 추억만 흘러나올 거야."

-<연애소설> 본문 中


"이 세상에는, 있을 수 없는 일 따위 있을 수 있어.
내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아니 생각조차 않지. 통찰력과 상상력의 결여,
그래서야, 우에하라 아야코는 어떤 인간이었지? 우에하라 아야코가 불륜을
할 그런 사람이었나?"
(중략)
뭐, 평범하게 살려면 통찰력이나 상상력 같은 거 없어도 괜찮아.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상식과 가치관에 기대서 살면 그만이니까. 아니 그게 오히려 더 행복하지."

-<영원의 환> 본문 中


"사람이 어디 그리 쉬 죽나."
내가 내내 듣고 싶어했던 말, 다섯 달 동안, 누군가가 말해 주기를 기다렸던 말.
나는 핸들에 이마를 올려놓은 채 한동안 울었다. 족히 다섯 달분의 눈물은 될 것이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긱면, 절대 그 사람의 손을 놓아서는 안 되네.
놓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멀어지니까. 그것이 내 인생 28년분의 후회일세."

-<꽃> 본문 中




가네시로 가즈키의 세 개의 단편이 모인 '연애소설'을 늦게나마 읽게 됐다.
워낙 유명한 'GO' ' 레벌루션 NO.3'를 읽고 나서 읽을 당시에 그의 나머지 작품인
이 소설도 읽어야 겠다고 결심한 이후로 따지면 꽤 늦장을 부린 셈이다.

소설은 각기 다른 세 편의 소설이 한 권에 집결되어 있지만, 세 개의 소설 속 성향을
잘 들여다 보면 유사한 감상을 유추해 낼 수 있다.
그것은 '첫 사랑'의 감정이다.
첫 사랑은 서툴고 낯설고 설레였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그 첫 사랑에 대해
자신이 저지른(?) 처음이라는 실수의 관대성에 의해 포기하고 잊기를 노력하려는
성향 또한 짙은 것을 알 수 있다.

또 어떤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론자로 자신을 결론짓기도 하면서
정말 <소설>속 운명의 주인공처럼 갈음하고 감상에 젖곤 한다. 과대포장도 불사한다.
뭐 이런 거창한 표시가 아니더라고 사람들에게 첫사랑은 애틋하고 설레는 애틋한 기분에
젖게 하는 것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운명이라고 결론 지을려면 이정도는 돼야지..하는 소설 속 내용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웃음이 팍 터졌다.
'꽃'이란 소설에서 28년전 아내를 찾아가는 '도리고에 씨'(언제 생명의 끈을 놓을지 모르는 운명의 사나이)가
동행하는 알바생(그도 대뇌의 동맥류지장으로 수술을 해도 '역행 건망'에 걸릴지 모르는 불행한 사나이)
에게 하는 말이다.

가령 지금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져서,
지금 이순간에 우리가 그 운석에 맞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운명은 로또같은 행운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일치되는 맞춤형 사랑이 아닐까.

세 가지 단편이 묶인 '연애소설'은 정말 말그대로 운명론에 푹 빠진 비련의 연애담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만약 소설같은 사랑이라면 손 쓸 틈도 없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한탄밖에
할 일이 없음에 많은 연민이 들 것 같다.
연이은 소설을 읽으면서 저자가 단지 '이슬'같은 연애소설을 쓰려던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 추억의 늪에서 빠져나와 경험치를 쌓은 사랑에 대해 당당히 맞서 보라고
권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별 속 사랑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없이 이 소설을 선물하고 싶다.







덧글

  • ▒夢中人▒ 2010/06/13 19:44 # 답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긱면, 절대 그 사람의 손을 놓아서는 안 되네.
    놓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멀어지니까. 그것이 내 인생 28년분의 후회일세."

    제가 받아야할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보고 싶지만, 선물해주신 책 잘 읽겠습니다.
  • 김정수 2010/06/14 16:36 #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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