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게는 나이별로 다른걸까. 일상 얘기들..






사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가장 어려운 경우가 사랑일지도 모른다.
니체의 말대로 사랑은 가장 이기적인 감정이기에 상처에 가장 관대하지 못하며,
대개 덜 사랑하는 사람이 권력을 쥐기 때문일 것이다.

 

공지영/ 괜찮다, 다 괜찮다 본문 中

 

 

 

자식은 아롱이 다롱이라고 하더니만 대학생이 된 용석이는 아직 미팅 한 번 나가지 않았다는데,
용희는 중3인 주제에 벌써부터 여자친구때문에 요즘 얼굴에 그늘까지 보인다. 나참.

행동발달이 느린 애는 엄마속은 터져도 오히려 단계별로 부모가 대처 능력이 있는데

행동발달이 빠른 애는 덩치에 비해 본인이 알건 다 알아서 부모대신 스스로 속을 썩는 형이 많다고 한다.

 

아무튼 용희는 사랑은 절대 아니라는데 적어도 그 근처까지는 간 것 같은 낌새가 있다.
새 봄에 화단정리차 화원에서 친구 줄 선물이라며 화분이며 꽃을 고를때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건전하게 사귀는 거야 속좁은 어미도 아니고 얼마든지 조언까지 서슴치 않는데
용희는 형과 달라서 너무 진지하다는데 있다.
게다가 이미 그 여자아이가 주도권이 있다는 것이 어미로써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뭐가 못나서 용희가 '걔가 이런 행동을 싫어해요. 고치려니 잘 안돼요.' 이딴 소리를 어미앞에서
하는가 말이다. 헐. 
어느 정도인지 가늠키 위해 말없이 2주를 지켜보니,
한 밤중에도 문자에 전화에.. 그것도 부족해 채팅까지.. 스스로 조절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경험치가 쌓여 진짜 문제가 뭔지 구원을 요청할 시기인 듯해 아이의 손을 잡고 물어봤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안하고 싶고, 고치려고 노력하다보니 더 주눅이 들어요.'라는 것이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사람은 장점과 단점이 있단다. 장점만 있는 인간은 지구상에 한 명도 없어.
단점을 이해하지 않는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니라고 엄마는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단점은 누가 지적해서 고쳐지는게 아니고, 스스로 습관과 명상과 사고로 고쳐지는 거야.


누가 지적해서 고치려고 하면 어느새 자신의 장점은 오그라들고 단점을 고치려고 엉성하게
노력하는 자신의 행동때문에 이상한 성격이 오히려 형성되는거야.

즉, 단점이라고 칭하는 자신의 나쁜 행동은 스스로 결심하고 습관화하지 않은 채로
단점이라 칭하는 상대앞에서만 고치려고 행동을 하게 되기때문에 이상한 모습으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고, 어느 순간 자기자신도 싫은 우울증세를 보일게 뻔하단다.

 

그리고 지금 시대가 이몽룡과 성춘향시대도 아니고 아무리 좋다고 해도 결혼은 불가능해. 인정 ok?
단지 건전한 친구사이로만 유지하고 그 관계가 대학까지 가게 된다면 그 여자친구가 원하는
그 단점을 고칠 수 있는 습관이 생겼을거라 생각해. 그때까진 가벼운 친구로만 지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습관의 첫번째 약속이 밤엔 문자나, 전화, 채팅은 안했으면 해.
상대가 원해도 공부한다고 하거나 식구 핑게를 대고 약간의 거리를 먼저 둬야 한단다.
단점도 고치고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잖아. 이건 엄마가 너보다 세배는 더 살아서 정답이나 다름없어.

 

지금은 눈 앞에 여자친구만 보이기때문에 자신의 단점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미쳐 파악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거야. 그애도 메달리는 남자친구보다 학생의 신분을 지키는 친구가
더 좋아보일거야. 그럼 네 장점 하나 추가되는거구."

 

정말 그럴까요?를 반복하고 용희는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

 

 

정말 그럴까? 

사랑의 무게를 지금 내기준으로.. 부모맘으로.. 휘둘러 정리해도 되는걸까.

문득 나도 다시금 질문하게 되는 밤이다. 

 

 

 


덧글

  • mallang 2010/04/21 23:57 # 답글

    저같은 경우엔 좀 성장이 늦어서 그런지 어릴적 사랑이랑 지금의 사랑이 많이 다르긴 한데..
    단점에 대한 건 그런거군요.. 누가 지적해서 고칠 수 있는 건 아니구나..남자친구한테 뭐라 하지 않아야겠어요. 배우고 갑니다.
    참 링크 추가했는데 괜찮으신지요..
  • 김정수 2010/04/22 08:22 #

    괜찮다니요.. 반갑습니다.^^ 편안하고 좋은 이웃으로 지내요.
  • 영화처럼 2010/04/22 09:27 # 답글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을 거 같은 용희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네요. 놀라워요.
    제가 너무 용희를 완벽남으로 생각했나봐요.
    여자친구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이 인간적으로 느껴지네요^^
    그런데 정말 나올때만 순서가 있고 그 다음은 순서가 없는 듯 느껴집니다.
    그리고 정수님이 용희한테 해주신 말씀이 깊이 와 닿습니다.
  • 김정수 2010/04/22 23:42 #

    용석이와 달라서 용희도 늘 제겐 첫경험으로 다가오게 하네요^^ 아마 수로엄마도 마찬가질 거예요.
    열심히 지도하려고요. 물론 결정은 아이에게 맡겨야지요.
    엄마는 응원하는 정도로만요.. 전 자율적인 인간이 좋습니다.^^
  • 이너플라잇 2010/04/22 15:12 # 답글

    누구든 직접 겪고 상처입지 않고서는 -사랑-이란 화두에 있어서는 성숙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주변의 친구든, 부모님이든 형이든 무수한, 백번 옳은 조언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성은 지당하다고 그래야 한다고 사고하면서도
    감정이 먼저 점령하고 있을테니까요...
    내 아이는 덜 아프면 좋겠죠.. 많이 아프기 전에 헤어났으면 좋겠고,
    나의 (부모)조언으로 말미암아 자아가 조금도 무너지지 않는 사랑을 했으면 좋겠죠...
    그렇지만 그것은 부모님의 바램일뿐이지 않을까요...
    드라마에서 어느 주인공이 ,
    그렇죠..그 주인공은 바로, 더 사랑해서 아프고,
    자신의 단점을 보이기 싫은 약자이며, 그래서 사랑을 잡을 수 없을거 같고, 불안하고, 한없이 한없이 주저앉아 울 때,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그 모습이 안타깝고 또 보기 싫었죠...
    그러나 누구나 처음은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그 영역은 직접 건너지 않고는 어떤 교훈도, 체화도 , 성장도 얻어낼 수 없는 거라고...

    그래도 조언은 아끼지 말아야겠죠...
    <누굴 사랑하든, 누굴 만나든 너 자신, 너 자신을 바꾸려 하지 말아라..>라고..
    <자신을 바꾸게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서로의 삶을 키워갈 수 있는 진짜 사랑일거라고...>
  • 김정수 2010/04/22 23:43 #

    이너님의 소중한 말씀.. 잘 새겨들었어요.

    인생의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아이의 삶을 올바른 길로 샛길로 빠지지 않게 하는
    방향은 부모가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첫사랑인만큼 상처받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하고
    또.. 용희 생각처럼 결실을 맺는다면 더없이 축하해줄 생각이 충분히 있답니다.
    저 꽁 막힌 여자 아니에요^^
  • 아이비 2010/04/22 16:39 # 답글

    지금 연애를 하고 있는데 좋은 말 듣고 갑니다. 단점은 스스로 고치는 것이겠죠. 주눅 들지 말아야 겠습니다.
  • 김정수 2010/04/22 23:44 #

    주눅들면 아무것도 않되요. ^^ 연애를 하신다니 하나하나 비유되면서 받아드렸겠네요. ^^
    제가 실수한건 아닌지..모르겠어요.
  • 천재태지서주영 2010/04/25 17:33 # 답글

    좋은 말씀이고 옳은 말씀이네요 저도 많이배우고갑니다 큰 틀을 잡아주셨으니 용희가 직접 경험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
  • 김정수 2010/04/25 22:13 #

    저도 그렇게 되리라 믿어요. 생각이 많은 아이이니 나름 해석을 했을거예요.
    부모라고 강요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간섭하면 대화의 의미가 없겠죠.
    아이와 대화를 하고 나서 부모가 그 과정을 또 묵묵히 기다려 주는 것도 어른의 도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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