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봉사활동' 일상 얘기들..





이번 겨울방학을 마치면 중3이 된다고 생각하니 계획성 많은 용희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눈치다.
방학동안 할 일들을 방학도 되기전에 내게 심각하듯 보여줬는데,
난 옆에서 '응, 응' 신음소리만 연발했다.(말수 적은 형과 용희가 딱 반만 나눴으면 얼마나 좋을까! ㅡ.ㅡ;;)

계획서는 안세우는 것보단 물론 낫다.
왜냐하면 최소한 50%는 책임감 때문이라도 지키기 때문이다.
계획서를 세우다 수정도 가능하다. 하다보면 시행착오를 겪기 때문이다.
방학도 이주 남짓하자 용희가 수정안을 내놨다. 남은 봉사활동을 이번 방학때 다 채우겠다는 거였다.
난 애들이 하고자 하는 계획은 무조건 수용해 준다. 체험보다 소중한 교훈은 없다고 믿는다.

그러다 찾아낸 것이 수원역점 우체국.
아침 9시에 문을 여는 우체국이건만 7시부터 문앞에서 기다렸댄다. 선착순이기 때문이란다.
용희는 이렇게 자기가 할일은 스스로 알아서 찾아보고 열의를 다한다.
어미로써 든든한 점이다.

가서 하는 일은 정말 단순했다.
1시간마다 바닥 닦고, '봉사활동' 이라는 호명이 직원들 입에서 떨어지면 잽싸게 달려가 잡일을 돕는댄다.

처음엔 봉사활동을 열심히 성의껏 하리라 다짐했는데 하다보니 무료하고 기계적이고 아무 재미없는 일에
얼굴은 굳어졌댄다. 그리고 반복되는 '딩동'소리가 거의 뇌를 마비시켰다는.. 단순한 것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리고 가장 어이가 없었던 것은.. 어느순간 사라져버린 자기 이름.
이틀을 봉사활동을 했지만 한번도 용희 이름을 호명하지 않더랜다. ㅎㅎ

이틀째 봉사활동을 할때는 그래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드냐고 웃으며 물으니,
담박에 '아니요!'

짬나는 시간에 한자공부를 하는 것을 봤는지
'한자 공부하는 봉사활동!' 이라고 호명을 해서 아주 포기했다나?
그날 밤에 와서는 '엄마, 저 이제 '한자 공부하는 봉사활동으로 조금 업그래이드 됐어요.'라고 말해 한바탕 웃음.
(일본으로 소포를 부치는 손님이 있었는데 직원이 한자를 무슨 기호보듯 난감해 하더란다. 그때 용희가 조금 도움을 줬나보다)

삼일은 해야 남은 봉사활동이 채워지건만 이틀의 지겨운 경험을 통에 용희는 3학년때로 미루고 말았다.
봉사활동을 오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름' 좀 기억해 뒀다가 호명해주면 안되는 걸까?
이름은 정말 불러줘야 존재감이 살아나는데 말이다.



덧글

  • 2010/01/24 17: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김정수 2010/01/25 21:04 #

    아이구.. 과찬이세요. 정말로요. ㅡ.ㅡ;

    요즘 제가 나이를 먹나봐요. 만사가 귀찮아 지고 있답니다.
    다행이라면 애들이 스스로 자기 일을 계획적으로 해주니 감사하고 있어요.
    예전같지않은 추진력에 제 자신이 한심스러워요.
    왜그렇게 쉬는날엔 눕고만 싶은지.. ;;

    다이어트할때 생각해보세요.
    남들은 거의 변화를 못 느끼지만 본인은 500g, 600g 빠져서 기쁘잖아요?
    자식에 대한 관심은 부모만이 정확이 알 수 있다고 봐요. 변화에 기뻐해주고 칭찬해주세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외부에서도 알게된답니다.^^
  • 간이역 2010/01/25 12:31 # 답글

    봉사활동이 학교에서 내리는 건 너무 강제적인 게 문제 같아요 그냥 자율로 맡겼으면 하는데 말이죠
  • 김정수 2010/01/25 21:06 #

    맞아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게 더 큰 기쁨과 봉사활동의 취지에도 맞다고 봅니다.
  • 별사탕 2010/01/26 16:31 # 삭제 답글

    용희 어머니 용희가 참 대견하네요...
    알아서 척~척~ 부모님의 본이겠지요~^^
    용희가 좋은 경험을 했단 생각이 듭니당~
    저도 이 글 공감하며... 이름 열심히 말하고 있는중...ㅋㅋ
  • 김정수 2010/01/27 10:52 #

    아이들 스스로 하게끔 만드는 것.. 부모는 그것만 잘 인도하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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