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양심이나 선이 없는 사람은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다.


본문 中



'할레드 호세이니'가 쓴 장편소설(영문으로 최초로 아프가니스탄을 알린)인 '연을 쫓는 아이'란 이 책은
제법 읽기 부담스러운 두께이긴 하지만, 일단 첫 장을 넘겼더니 빠른 속도감으로 연이은 줄거리의 궁금증에
일상이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그정도로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다.
영화로도 개봉되었다는데 매번 나는 영화쪽은 시간상 보질 못하는 아쉬움을 갖을 것 같다.

일전에 읽었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에 이은 '할레드 호세이니'의 두번째 독서였는데,
이번 작품 역시 신뢰를 져버리지 않았다. 소설은 어린시절을 거쳐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주인공 '아미르'가 겪는 내면적 갈등이 책장을 덮을 때까지 과연 어떻게 고민과 죄책감에서 해방될지
사뭇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을 이해하려면 자연스럽게 줄거리가 요약하게 된다.
특히 주인공 '아미르'가 어른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겪는 한 편의 인생 드라마겪인 성장소설은 더욱 그러하다.

아프가니스탄의 유복한 상인의 집에서 태어난 주인공 '아미르'와 아프가니스탄 내에서도 소수 이슬람교도인
하자리안(핍박받는 인종으로 나온다)의 하인 아들 '하산'은 신분을 떠나 절친한 친구처럼 지낸다.
그것은 아미르의 아버지 '바바'와 하인인 '알리'와의 우정이 형제와 같은 믿음으로 이어져 그의 자식들,
바바의 아들 - <아미르>와 알리의 아들- <하산>의 우정으로 이어진다.
그만큼 아미르와 하산은 신분과 인종을 떠나 절대로 땔 수 없는 관계로 유년시절을 보낸다.

바바의 교육방침은 인용되는 본문에서도 짐작하듯이 단순하지만 단호했다.

"자, 율법 선생이 뭐라고 가르치건 세상에 죄는 딱 한 가지밖에 없다. 딱 한가지 뿐이야.
다른 모든 죄는 도둑질의 변형일 뿐이다. 알겠니?"

"네가 사람을 죽이면 그것은 한 생명을 훔치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아내에게서 남편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고 그의 자식들에게서 아버지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속임수를 쓰면 그것은 공정함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알겠니?"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고유 풍습중의 하나인 '연싸움'시합이 있던 아미르가 12살때 운명의 사건이 벌여진다.
연싸움에서 우승해서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그는(바바는 아미르와 하산을 아들처럼 사랑했다)
마침내 우승을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풍습 중 우승에서 진 끊긴 연을 가져오는 것은 큰 명예에 속했기 때문에
연을 쫓아 뛰는 아이들의 모습은 장관 그 자체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연의 주인공은 늘 하산이었다.
-하산은 기후와 바람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했다- 하지만 연을 찾은 하산에게 불량배 '아세프'일당이
연을 뺏기지 않으려는 하산의 고집을 꺾지 않는 대신 굴욕적인 성폭행을 하고야 만다.
돌아오지 않는 하산을 찾던 '아미르'는 우연히 그 광경을 보지만 하산을 구하지 못하고 숨어 보며 주먹만 깨문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만번이라도 그렇게 할께요' 를 외치던 하산이 당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 대목을 읽을때 나도 참 가슴이 아팠다. 숨어서 지켜본 아미르는 당시 12살이었으니까..
아무튼 그 충격적인 사건은 하산과 아미르에게 유년시절 큰 상처와 배신, 그리고 죄책감을 안겨준다.
하산은 신분의 벽을 참으며 아미르를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그 역시 뒤에서 지켜본 '아미르'를 눈치채고 있었기에
두 아이의 우정은 위기에 봉착한다. 아미르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하산을 도둑놈으로 몰아 하산과 그의 아버지를
집에서 쫓아내고야 만다. (바바의 도둑질에 대한 비판적인 훈육이야말로 그들에게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 판단)

그 뒤 아프가니스탄의 전쟁과 텔레반의 정권장악등으로 소수의 시아파 이슬람교도인 하자라인의 인종문제가
대두되고 인종청소라는 명분하에 하자라인 대량학살이 야기되고야 만다. 미국으로 도피한 아미르잔과 바바에게
정신적인 친구 '라힘 칸'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된다.
하산은 바로 이복형제라는 것.
그 대목을 읽는 순간 나 역시 충격을 받았다.
정말 대단한 반전이었다. 게다가 소랍을 찾으러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 텔레반 조직원 수장을 만났을때
그가 다름아닌 '아세프'였다는 사실도 기가막힌 소설의 구성에 감탄을 마지 않았다.

그리고 텔레반의 인종청소학살때 하산은 죽고(아.. 정말 많이 가슴이 아팠다.) 아들 소랍을 양자로 받아드리라는
제안을 결정하는데 그 과정도 만만찮았다. 소랍은 외견은 제 2의 하산이었지만 내면은 바로 자기자신인 아미르 였던 것.
소랍의 마음을 열기까지 아미르의 많은 노력들이 하산에 대한 죄의식의 소멸로 느끼져 읽으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용서를 받기란 정말 힘들다. 왜냐하면 순수한 영혼들이기 때문이다.
아미르는 아프가니스탄의 기존세력들의 사고를(하자라인을 양자로 받아드리는 행동) 몸소 타파한 것으로
용서를 받은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해피앤딩으로 끝난건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용서는 쉽게 받으려고 하면 오산이다.
가슴에 준 상처는 약을 먹어서 쉽게 낫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죄의식이나 양심으로 힘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피한다고.. 떠난다고.. 해결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소설은 말한다.
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아프지만 받아 드리는 것.
그리고 순수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그리고 노력하는 것. 그 과정들이 인간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라 말한다.
그래야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용서를 받는 과정을 그린 문구가 마음에 와닿아 옮겨본다.

용서란 요란한 깨달음의 팡파르와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소지품들을 모아서
짐을 꾸린 다음 예고 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닐까?


안 읽어본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한다.




덧글

  • mONg 2009/12/21 12:08 # 답글

    고통이 소지품을 모아서 짐을 꾸린다음 예고없이 조용히 빠져나간다.

    잊혀지지 않을 글귀네요. ^^
  • 김정수 2009/12/21 13:37 #

    용서를 쉽게 받으려는 뻔뻔(?)한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만한 책이기도 하지요.^^
    참 좋은 글귀라 옮겨봤습니다.
  • luvclar 2009/12/28 14:39 # 답글

    2007년도 딸아이의 강추로 이 소설을 읽었어요.
    할레드 호세이니의 자서전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post-연 syndrome 에 빠져 [천개의...]도 읽었고..
    아무튼 그 해 여름은 작가와 주인공,, 특히 하산과 바바 생각에 빠져 있었죠.
    운좋게 영화도 봤는데 늘 그렇듯 소설에는 못미치는 영화였지만 아미르와 하산, 바바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만족했죠.
    김정수님이 이렇게 독후감을 올려 놓으시니 정말 반갑네요. 흥분도 되고요..
  • 김정수 2010/01/07 22:14 #

    와.. 영화로도 보셨군요? 역시 책만큼은 아니었나보네요..^^;

    할레드호세이니는 아프가니스탄의 실정을 이렇게 솔직하면서도 내면깊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 나라입장에선 최고의 선물 같기도 해요.
    영국의 세익스피어와 같은 존재라 생각이 들어요..
  • luvclar 2010/01/08 10:03 # 답글

    아프가니스탄 하면 무서운 전쟁, 테러, 탈레반...이런 단어를 우선 떠올렸었는데
    '연을 쫓는 아이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아름다운 풍습과 문화를 알게 되었어요.

    글을 쓴다는 것, 외국어를 잘 한다는 것, 나아가 조국을 알릴 수 있다는 것..
    애국하는 길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김정수 2011/01/10 22:42 #

    저도 할레드 호세이니 덕분에 아프카니스탄을 알게 되었죠. 그러고보면 소설가의 직업으로도
    애국할 수 있는 길이 많은 것 같아요^^
  • luvclar 2011/01/11 13:57 # 답글

    하하 딱 1년뒤의 댓글이네요. 두 소년으로 인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책이었어요.
  • 김정수 2011/01/12 11:18 #

    ㅎㅎ 죄송합니다. 이제라도 발견해서 얼마나 죄송하고 감사하던지요^^
  • luvclar 2011/01/12 15:32 # 답글

    아뇨. 오히려 1년 후의 댓글이 더 소중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 김정수 2011/01/14 23:26 #

    독서록을 남기는 습관을 여기다 하고 있는데,
    가끔가다가 분명히 인상깊게 읽은 책의 어느 한 문장이 도대체 생각이 안날때가 있어요.
    제 블러그는 이렇게 제 기억창고 역활 중에 하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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