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만 있다면?


"난 이미 너 때문에 놀림감이 됐어! 네 꼴이 우습든 말든 신경 안 써.
당장 옷이나 입어. 그...그렇지 않으면 매.. 맴매할 거야!"
아이에게 맴매한다고 말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었지만 버튼씨는 왠지 어색한 기분에
그 말을 하기 전에 침을 꿀꺽 삼켰다.


본문 中


일흔에 가까운 모습으로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어이없이 바라보며 말하는 대목이다.
지팡이를 요구하는 쭈글쭈글한 아이를 바라본 버튼씨의 얼굴은 소설로도 충분히 상상가능하다.
이 대목을 읽을때 정말 작가의 기발난 소재와 상상력에 어이없어 웃음이 파바박 터졌던 것 같다.
동그랗게 말린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들과 눈을 마주쳤을때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책을 들어 표지를 보여주니 큰 애가 '아! 영화로도 나왔던 거네요.'하고 아는 척을 한다.

맞다. 이 소설은 브래드 피트(완전 잘생긴!)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난 못봤으니 입 맛만 다실 밖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보리라 다짐해본다.
영화는 못봤지만 이 소설은 CG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으면 영화하기 힘들거란 짐작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 단편 소설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작품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 스콧 핏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의 작품이다. 줄거리는 두께만큼이나 아주 단순하고 기발나다.
그의 인생을 관심있게 바라본 독자라면 이 소설은 그의 젊은 시절 방탕한 시기를 보냈던 것과
군 복무기간의 과정, 그리고 평탄치 않았던 결혼생활까지 골고루 담아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제목처럼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70세이상의 노인의 몸으로 태어난다.
그는 남들이 세포가 죽어갈때 젊은 세포가 생성되는 신체나이를 경험한다.
즉, 그의 몸의 성장과 퇴화가 남들과는 거꾸로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다.
그에게만 적용되는 거꾸로 가는 시간의 존재감은 기묘한 삶을 경험하게 된다.

나름, 역으로 가는 그의 시간대에서 BEST를 뽑는다면,

스므살에 불과했지만 쉰 살의 원숙함을 발휘하여 힐데가드와 결혼하기에 이를때가
그에게 경험했던 최고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힐데가드가 벤자민의 청혼을 받아드린 대목이 내 확신을 부채질 한다.
그러고보면 쉰 살이 인생의 황금기인가?

"스물다섯 살에는 세상물정에 너무 밝죠. 서른 살 때는 과로로 지치기 십상이고요.
마흔 살은 시가 한 대가 다 타도록 이야깃거리를 늘어놓을 때죠.
예순 살, 세상에, 예순 살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예요. 하지만 쉰 살은 원숙한 나이죠."


이 작품은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리고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공통된 사항이 있는데 육신의 나이와 정신의 나이에 대한 관점이다.
소설속으로 들어가서 생각하면 그 의미는 간단히 나온다.
벤자민은 가장 보살핌을 받아야 할 유아기때 노인의 몸을 하고 있었기에 따돌림과 무관심 속에 자란다.
징그럽기 짝이 없는 노인아이를 보살피고 싶은 마음은 아버지 버튼씨에게조차 나오지 않았으니까.
그러다 열 살이 넘어가면서 성숙한 중년의 모습으로 변모하면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겸허의 지혜가 쌓인 원숙한 인생의 황금기였으니까.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계속해서 젊어지고 어려지니 문제다.

늙는 것을 슬퍼하지도 난감해하지 말아야한다.
늙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아!
나이만 먹고 철부지같은 생각에 정체되어 있는 사람은 정말 곤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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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수 | 2009/08/13 20:44 | 책읽는 방(청소년,초등)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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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AZZ at 2009/08/13 21:01
포스팅 내용과 상관없는 덧글이지만
모리미 토미히코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라는 소설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소설책은 안 사 보는데 이 책은 사서 하루만에 완독해 버리게 되더군요. ^^
분명 정수님도 좋아하실 듯.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9/08/14 12:55
잼있는 책인가 보군요. 읽어 볼께요^^ 추천 감사합니다.
Commented at 2009/08/13 23: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9/08/14 12:55
에구.. ㅡ.ㅡ;; 저도요.

메신저로라도 들어오세요.
Commented by 이너플라잇 at 2009/08/15 20:56
아이로 태어나서 노인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왜 순리에 가까운지를 이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어떤 모습이건, 인생은 한번뿐이고, 그 순간 뿐이라는 것...
행복하게, 충실하게, 후회없이 살아가야 할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9/08/16 09:38
맞아요. 어떤 모습이든지 인생에선 한 순간이죠. 좋은 말씀 고마워요^^
Commented by 앙큼고양 at 2009/08/17 15:33
영화 재미나게 봤었는데.....
책을 굉장히 많이 읽으시는 것 같아요.....
저도 책을 좀 많이 읽어야 하는데......^^;;
tv에 뺏겨버린 시간들이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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