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네가 이제 용서를 받았다는 증거야. 어린 소녀의 목숨을 구해줄 기회를 얻은 거지. 그것도 소년원에서 배운 응급처치법으로 말이야. 이건 신의 섭리다. 아니 운명이라고 해도 좋아. 그게 바로 네가 용서받았다는 뜻이다." 본문 中 영화로도 대단한 감동과 2008년 세계 유수영화제 각종 수상을 휩쓸었다는 <보이A>. 난 대부분 시간 여건상 책으로 보충하는 형편이다. 영화라면 이 대목을 어떻게 묘사했을까..하는 상상을 곁들이며 읽었는데 꽤 괜찮은 기분에 젖곤 했다. 근데 왜 '보이A'라고 부를까. 그건 범죄자의 신변 보호용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보이A' 는 장기수감자에게 부여하는 특별보호감찰하에 퇴소한다. 10살때 감옥에 들어간 아들을 버린 부모(엄마는 죽고, 아빠는 아들을 거부하고 떠나버린 상태로 나온다)대신 나이키 운동화를 선물한 '테리'삼촌(감찰자)와 함께.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10살때 세상과 단절하고 험한 사람들이 온통 모여있는 수감소에서 생활한 몸만 성인이고 정신은 소년인 '보이A'의 시각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이미 그의 범죄는 각인하고 읽기 시작한 터였지만, 왜 그토록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 정말 <보이A>는 공범자였는지, 방관자였는지 끝내 정확하게 규명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은 그리 중요한 규명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정적이고 깔끔하게 모든 것을 해결하고 생각하길 원한다. 이미 죄로 인정을 하고 수감소로 들어간 이상, <보이A>는 파렴치한 소년범임에 틀림없으며, 또 그런 파렴치한 아이는 회개를 하더라도 더러운 싹수가 언제 도발할지 모르니 더이상 사회에 발도 내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가정적으로 불안하게 태어났든 말든,(엄마도 아빠도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해 도저히 단체생활을 못했건 말건, 그가 외톨이가 되어 부랑아를 만나게 되었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가 않다. 이미 죄를 저지른 이상 모든 과거는 플러스 죄값일 뿐이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가득한 곳으로 보호 감찰하에 퇴소를 하지만 그의 강박관념은 불쌍하리만치 철저하고 안타깝다. 소설은 그의 눈에 비친 아주 평범한 현실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감으로 충만한지 그의 시각에 따라가며 느끼게 해준다. 흰고래 애인 '미셀'과의 사랑은 그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한 죄의식으로 자리잡는데 당연한 반응이다. 나라도 터놓고 말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의 과거를 알자마자 반응한 '미셀'의 행동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렇지만 왜이렇게 화가 나는 것일까. 그것은 저자의 힘일테다. <보이A>는 수감원에서 배운 응급조치로 고속도로에서 소녀를 구한다. 삼촌 테리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대목에선 정말 용서를 받았으면 했다. 물론 어두운 소설의 분위기상 잠깐이었지만.. 오히려 그 영웅담으로 메스컴에 대두가 되고 소설은 끝을 예상하게 만든다. 그렇다. 이 소설은 이미 처음부터 끝이 보인 소설이었다. 절대 희망적일수 없는 소설. 처음부터 확실한 결말이 보이는 소설이었다. 그렇다면 왜 소설로 나왔을까. 그것은 마지막 장을 덮을때 반전을 보인다. 나는 막바지에 도달하면(또는 궁지에 몰리면) 어떤 행동을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이A - 잭>은 탈출을 시도한다. 도저히 이 세상(사회)에서는 자유를 얻지 못할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흉악범 <보이A>가 문밖으로 나오기 만을 기다리는 미디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천장을 뚫고 007 작전으로 블럭을 벗어나는 장면에선 왠지모를 상쾌함을 느꼈다. 테리삼춘이 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보이A>. 아! 바닷가에 이르러 자신도 깜짝 놀랄만큼 망설임도 없이 바다를 향해 몸을 던지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보이A>가 수감원에서 일생을 무기징혁으로 마쳤다면 다행이었을까. 난 오히려 그의 자살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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