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없는 것과 같다.


한번 지나가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있다.
우리가 '처음'이라 이름 붙이는 모든 것이 그러하다.
따라서 모든 처음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마지막'이다.
경이로운 여성편력으로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감내했던 프라하의 의사는 말한다.

한번은 없는 것과 같다.
우리가 단 한 번만 살 수 있다면 그것은 단 한 번도 살지 않는 것과 같다.

니체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상당한 수준의 독자임을 자부해도 된다.

'영원회귀'라는 넝쿨까지 캐낸다면 금상첨화겠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존재하는
방식은 늘 과거다. 과거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영원히 존재한다.
그러니 과거는 현재의 미래다. 한 번뿐이 삶이 덧없고 허망한가. 걱정하지 마라.
무한한 우주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당신의 일회적인 삶은 언제 어디선가 반복된다.
중요한 것은 반복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위험한 독서 본문 中


피로가 풀리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다.
배게에 머리를 기댄게 불과 몇 분전같은데 알람이 울리고 있다.
매일 아침 나는.
거북이처럼 안방에서 기어나와 차가운 거실에 대 자로 누워 정신을 챙긴다.

삶은 인내하는 과정의 연속인가..
푸념이 나오다가도 졸린 눈을 비비며 밥숫가락을 뜨는 용석이의 보면 저울추가 나보다 더 무겁다.

'씹으면서 졸던지..'

그 한 마디에, 아침에만 신기하게 생기는 쌍거풀 띤 용석이가 비시시 웃으며 응답한다.
에휴. 딱한 것!
나도 모르게 짧은 한숨이 섞여 나온다.

오로지 대학입시의 목표 하나로 전진하는 큰 애의 고3 인생은 고달픈 걸까. 당연한 걸까.
오늘 지겹고 빨리 스치길 바라는 이 시기도 언젠가는 전부라고 할만큼 값진 날이 될 수도 있다.
힘든 시기가 있어야 열매도 달지 않겠는가.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더라도 언젠가 이 시간이 끔찍히 소중했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도 오리라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는
반은 졸고 반은 먹고 있는 아이가 들을지 모르지만 아침마다 잊을까 두려워 말을 해준다.


by 김정수 | 2009/04/14 13:19 | 일상 얘기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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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너플라잇 at 2009/04/14 18:25
끔찍히 소중했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 오지만, 그 당시에는 끔찍할 뿐인거 같습니다 ~~~^^
그래도 요즘은 정말로, 나이가 들수록, 모든 시간대를 한 번씩 통과할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시기든 감사해야 하리라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9/04/15 08:11
한 번 지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매순간 최선을.. 매순간 최고의 순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현실이 힘들더라도 충분히 가치있는 고통임을 자각하는게 중요하겠지요.
힘내야겠어요^^
Commented at 2009/04/15 12: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9/04/16 17:41
아..그러셨군요. ㅜ.ㅜ
저도 요즘 끝도없는 일감에 지치네요. ㅜ.ㅜ (울고싶을 지경)
그래도 참고 인내해 볼께요.
누가 이기나 볼까요? ㅋ

그리고 응원 감사드려요. 코 끝이 찡해요.
Commented by 강물처럼 at 2009/04/15 21:44
조금씩 쉬어가시길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9/04/16 17:41
네^^ 그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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