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볼 수 있다면. 엄마의 산책길






"보지 못하는 나는 촉감만으로도 나뭇잎 하나하나의 섬세한 균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략)
봄이면 동면에서 깨어나는 자연의 첫 징조, 새순이라도 만져질까 살며시 나뭇가지를 쓰다듬어 봅니다.
아주 재수가 좋으면 한껏 노래하는 새의 행복한 전율을 느끼기도 합니다.
때로는 손으로 느끼는 이 모든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으면 하는 갈망에 사로잡힙니다.
촉감으로도 그렇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데, 눈으로 보는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래서 꼭 사흘 동안이라도 볼 수 있다면 무엇이 제일 보고 싶은지 생각해 봅니다.
첫날은 친절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준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남이 읽어주는 것을 듣기만 했던 내게, 삶의 가장 깊숙한 수로를 전해준 책들을 보고 싶습니다.
오후에는 오랫동안 숲 속을 거닐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보겠습니다.
찬란한 노을을 볼 수 있다면, 그날 밤 아마 나는 잠을 자지 못할 겁니다.
둘째 날은 새벽에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는 기적의 시간을 지켜보겠습니다. "



헬렌 켈러 <사흘만 볼 수 있다면> 中





덧글

  • 꾸자네 2009/04/07 23:37 # 답글

    우아~ 정말 걷고 싶은 길이에요. ㅎㅎㅎ^^
    저도 "오랫동안 숲 속을 거닐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보겠습니다."요거는 정말 해보고파요.
    아무도 없는 곳이어야 하며, 카메라가 주워져야해요. 혼자 자연에 푹 빠져서 셔터질이나 해보고파요..^^
  • 강물처럼 2009/04/10 19:38 # 답글

    아...그렇죠...
    요즘 꽃비, 혹은 꽃눈으로 예쁜표현들 많이 하는 벚꽃나무잎들의 낙하가 감동인데...감사를 잊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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