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살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 자살에 쓸 독약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남을 죽인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발상의 비약을 일단 우리는 따라 갈 수가 없었다. .. 궁극적인 권력은 사람을 죽이는 거지. (중략) 그래서 나는 화가 나네. 그런 식으로 행사되는 권력에는 누구도 이겨낼 수가 없지. 금기를 범하며 휘두르는 권력에는 대항할 방도가 없는 거야. 본문 中.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으론 두번째로 읽는다. 속썩이던 범임검거의 순간만으로 '화차(火車)'의 책을 덮었던 아쉬움과는 달리 이번 '이름없는 독'에서는 모든 과정을 깔끔하게 이해시켰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이번 소설에선 민간인이 사건을 정리해 나간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하긴 민간인이라고 하기엔 시간이 널널한 일본의 '콘체른 그룹'의 회장사위다. (사내보 기자이자 편집자이니 힘든 일이라곤 안하고 - 물론 월급은 빵빵하겠지?) 여느 사립탐정 못지않은 추리력에 인간미까지 있다. 게다가 놀고먹어도 샘솟는 돈이 있는 집안이다. 읽고나서 만족스럽게 서평들을 읽어보니 주인공 '스기무라 사부로'는 전작품 '누군가'에서 등장했다고 한다.. 이거 원, '누군가'도 안읽어 볼 수가 없군 그래.^^ 이 추리소설은 편의점에서 아무의심없이 우롱차종이팩을 (개와 함께 산책하던) 노인이 급사하면서 (우롱차에는 청산가리가 투입되어 있었다) 여느 범죄소설과 비슷하게 시작한다 아항! 불특정 다수를 향한 없는 사람들의 복수극이로구나. 그러니 범인을 찾기가 쉽지 않겠는걸.. 흥미로운 접근이라고 나름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이런 사건은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2회, 3회, 4회에 걸쳐 곳곳 편의점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이 사건은 용의자가 자수를 하면서 긴장하며 읽던 나를 어이없게 한다. 예상했던데로 1,2회를 제외한 두 차례 더 있었던 유사사건은 모방범죄다. 그건 그렇고 복수살인도 아닌데 왜그리 치밀하게 청산가리를 투입했던 것일까. 그것은 기가믹히게도 자살을 하려고 구입한 청산가리의 효과를 보기 위해 남을 시험해 봤다는 발상이다. 그런데 2번 확인을 했으면 자살해도 됐을텐데 그당시 여자친구로 인해 인생을 살 마음으로 변했단다. 거참.. 대단한 뇌를 가진 사람이다. 삶에 대해 살가치를 못느끼고 자살을 선택한 사람은 사회의 독이 되진 않는다. 조울증의 막다른 골목에서 삶을 끊은 자살자는 가족들에게 마음을 상처를 주지만 큰 의미인 사회에는 지장을 주진 않는데, 문제는 자신의 '화'나 '슬픔'을 타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푸는 사람들이다. 아니 다른 말로 해석하면 그들은 '화'를 푸는데 자신외의 모든 사람들은 적(敵)인 셈이다. 특히 자신보다 부자이거나 노력없이도 부족함없이 사는 사람들이 절대적 공격상대다. 이 소설에서 '콘체른 그룹'의 회장사위 '스기무라 사부로'는 어느 누가봐도 흠잡을데 없는 사람이고, 다소 바보같이 착한 인간미 넘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시스트로 채용한 알바 '겐다 이즈미'에겐 자신의 행복을 뺏아간 또 하나의 공격대상, 파탄해줘야하는 대상이다. 심장이 약한 스기무라의 아내는 토양검사를 해가면서까지 옮긴 완벽한 집안에서 '겐다 이즈미'에게 딸을 칼로 위협받게까지 된다. 완벽한 집안(새집증후군(독)을 피해 옮긴!)이라 믿었던 스윗트홈에서 말이다. 콘체른 그룹 회장이라면(물론 이 소설은 픽션이다)막강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지만, 인간이 정한 금기사항을 깨가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겐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사회의 독(毒)을 퍼트리는 사람들은 이번 소설에서처럼 범죄자만 색출하면 끝나는 것일까.. 한번 생각해 봐야한다. 자본주의 체제로 가는 이상 빈부의 차이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불특정 다수 또는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모두 적이라 여기는 사람들을 늘면 늘지 줄어들진 않는다. 게다가 발전의 끝이 없는듯 달리고 있는 각국의 경제개발팀은 토양이며 산새를 들들 볶는데 혈안이다. 환경오염이 주는 독(毒)의 위험성을 근래에 들어서나 심각성을 약간 느낄정도라고나 할까. 완벽하게 해결해주듯 범죄의 결말을 맺어주는 이번 소설에 대한 결말을 아쉬워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달리 보고 있다. 범죄는 완벽범죄가 아닌 이상 끝을 볼 수 있지만 사람의 적개심, 분노, 화는 끝이 없다. 그리고 뒷처리에만 급급한 현재의 형사체제에선 더더욱 진정한 해갈의 기미는 없을 것이다. 선행하지 않으면 큰일날거란 생각이 든다. 그게 뭘까. 그게 바로 독자들에게 던지는 저자의 화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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