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일상 얘기들..







그 친구는..
한 여름 축구를 하다가 운동장 흙먼지를 몰고온 아이처럼 느닷없이 전화가 올때가 많았다.
흔한 안부의 수식을 다 떨쳐내고 '같이 밥 먹지 않을래?'
그럼 엉겹결에 대답을 하고선 내가 밥을 먹었던가.. 잠시 정신없게 만들기도 했다.
무슨 사연을 숨기고 에둘러 말하겠지 기다려도 정말 밥만 먹고 일어서서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비와서 구멍난 보도블럭 탓에 신발이 잠수함이 될때나,
갑작스런 눈으로 빙판이져 난감해 할때면 싱겁게 한마디 '넘어지지마. 너땜에 땅 흔들린다'
걱정인지 장난인지 분간 못하게 만드는 친구였다.

언젠가부터
나도 그 친구를 닮아가는 것을 느꼈다.
정말 가볍게.. 장난스럽게 '밥 먹고 일해' '누가 알아주니.. 적당히 해'
나이답게 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필요없는 사이가 되면서 어쩌면 그 허물없음처럼
뜨문뜨문 그렇게 연락이 끊겼던 것 같다.
아니 연락을 하지 않아도 미안하지 않다도 된다..고 믿었다.

..

그 친구가 죽었다고 연락이 왔다.
죽었다는 그 느닷없는 통보가 기가막혀 마치 친구의 평소같은 부산스러움처럼
나는 도무지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아니 믿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퇴근길
슈퍼에 들려 장을 보고 집에 와 저녁을 차리고 있다.



덧글

  • 시골친척집 2009/02/18 23:23 # 삭제 답글

    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정말로 아무런 연관도 없을터인데
    이글을 읽으며
    왜 그럴까요 제가...........
  • 2009/02/18 23:3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그라드 2009/02/19 11:15 # 답글

    정말 '느닷없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겠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입력 영역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744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