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세계(알고 보면 알수록 불가사의한) 책읽는 방(청소년,초등)






물은 사람들이 가장 무시하고 지나치기 쉬운 물질 중 하나이다.
그만큼 손쉽게 구하고 쓸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디에나 분포해 있는 물의 특성 때문에 물을 평범하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물이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은 생물뿐만이 아닌 지구 전체에 있어 토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명색이 한 행성의 토대가 되는 물질이 평범하다는 것은 이미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과학적 토대 없이 내세운 주장은 신뢰성이 부족한 법. 과학적인 지식을 기본으로 하지 않은
예능 과목의 설명이 추상적으로 느껴지듯이, 자료 없이 말로만 물이 비범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지나치게
공허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등장한 방법이 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자는 것이다.

물이 화학적으로 탐구가 가능한 것이니만큼 시간을 들여 분석한다면 충분히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이렇게 관념적으로 물이 평범하고 아니고를 따지지 않고 과학적인 물의 특성으로 접근하여 생각을 풀이한 책이다.
책의 출판 목적이 화학적 탐구를 통한 물의 특성 발견이어서 글의 표현 방식은 다소 단순한 경향을 띈다.

나오는 등장인물은 물의 특성 소개를 위해 성격을 정해주고 알려 준 뒤, 그 역할에 맞는 대사를 주어 단면적인 성격을 보인다.
대화체에서 상당한 수치 계산을 해서 그림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든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기에는
약간 어려운 부분도 들어가서 설명을 미루는 등의 단면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타임머신 단원에서는 당시 사람들이 사용했던 언어나 시대상을 잘 반영하였으며,
비슷한 예를 통한 설명이나 '물의 신체검사' 같은 색다른 느낌의 단어 사용 등 책을 계속 읽을 수 있게 한 요소들도 많았다.

화학 1 교과서에서 본 개념들이 대량의 노력과 원리들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새삼 깨달았다.
교과서나 참고서에 나온 내용을 이유 설명은 확실하지만 알려준 내용은 책의 목차보다도 못했다.
비열과 표면장력, 수소결합에 의한 녹는점과 끓는점의 특이성 등, 자습서에 나온 내용을 심화 복습한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같은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심지어는 압력에 따른 녹는점 끓는점에 대한 분석이나
오각형 모양으로 수소 결합하는 물 분자의 형태 등의 몰랐던 과학 지식도 나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물의 특성이 현재의 지구가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토대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물이 쉽게 얼지 않는 경우 빙하기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인류의 변화 양상도 추측하기 어렵다.
물의 표면장력이 작으면 식물은 줄기를 통해 꽃잎까지 물을 끌어올리기 어려웠을 것이고
따라서 키 큰 식물은 멸종했을 것이다. 물과 얼음 간의 변화가 자유롭지 못했다면 얼음의 마찰이 너무 커서
스케이트도 탈 수 없었을 것이다. 물이 다른 물질들을 잘 녹이는 성질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이런 물의 성질이나 특성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아 연구 중이라고 하니,
물의 성질이 현재의 지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어쩌면 탈레스가 주장한 물 근원설은
현재에 와서 다시 고찰해보아야 할 주장일지도 모르겠다.
역사가 승자들의 기록물이라는 사실은 화학의 역사에서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많은 화학자들이 단지 몇 가지의 이유로 가려지고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외울게 적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일생의 노력이 푸대접을 받는 것 같아서 우울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말한 탈레스를 보자면, 그리스가 지식을 잘 보전한 덕택에 명성이 여태까지 전해졌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2단원인 타임머신을 통한 화학사 연구는 이렇듯 단순 지식만이 아닌 몇 가지 교훈도 떠올릴 수 있게 한다.

사실 타임머신을 소재로 글을 쓴다는 것은 세부적인 사항까지 고려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이를 잘 소화해 내기만 하면, 독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 책에서는 타임머신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화학사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에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교과서에서 단 몇 줄로만 읽었던 돌턴이나 라부아지에 같은 뛰어난 과학자를
대화체를 통해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하여 화학을 얘기하는 장면은 단순히 교과 과목으로만 생각했던
화학에 생동감을 심어준다. 당시 화학 언어인 '타는 공기'나 '플로지스톤' 같은 단어들은 직접 마주하지 않는다면
듣기 어렵고, 잘못된 정의여서 쓸모없는 지식으로 여겨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지식을
화학사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이를 진리에 가까운 새로운 주장으로 바꾸어가는 과정 자체가 화학사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훌륭히 한 과학자의 역할을 한 인물들도 놓치지 않는다.

산소를 만든 셸레나 수소를 발견한 캐번디시, 심지어는 나무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며
탈레스의 물근원설을 지지한 반 헬몬트까지도 저자에게는 뛰어난 과학자이다.
화학사의 한 부분을 잘 나타냈다는 점 외에도 공통적으로 이들에게 발견된 점을 투철한 실험정신이었다.
플로지스톤설에서 벗어나지 못한 캐번디시도 실험에서만큼은 열정적이었으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실험을 계속하였다. 라부아지에는 '정량화학의 아버지'인 명칭을 받을 만큼
정확한 측정을 통한 실험의 대가이자 이러한 실험을 토대로 플로지스톤설을 추방하는데 크게 기여한 과학자이다.
이들은 실험에서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죽기 전에도 실험에 착수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배워온 화학이 실험으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단원이었다.

진실로 중요한 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러한 중요한 것들 중 하나를 꼽으라면
과학적 측면에서 단연 물을 고르고 싶다. 금속이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고 발전시켰다면, 물은 생물이 존재할 수 있도록
첫 발판이 되어주었다. 지구상에 태어난 생물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제 3의 시대라고 불리는 지금도 물의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물이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ps. 용석이가 수행평가로 제출했던 독서록입니다.^^


덧글

  • 그라드 2008/12/17 11:30 # 답글

    오늘은 미리 예상을 하고 쭉 읽어나갔어요! ㅎㅎ 글을 정말 잘 쓰는듯 +_+
    덕분에 좋은 책도 알고 갑니다~
  • 김정수 2008/12/17 12:51 #

    하하^^ 미리 짐작하셨다니 웃음이 팍!
    그라드님이 읽으시면 많이 도움이 되실듯 하기도 하네요..
  • 미도리™ 2008/12/17 16:34 # 답글

    제목을 봤을 때 에모토 마사루가 쓴 '물은 답을 알고있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더군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 김정수 2008/12/18 21:06 #

    그 제목을 이 책의 부제로 써도 좋겠단 생각이 드는걸요? ^^
  • FAZZ 2008/12/17 16:55 # 답글

    뉴턴 하일라이트의 물의 신비편도 권해드립니다.
  • 김정수 2008/12/18 21:06 #

    추천 감사합니다. 용석이에게 권해 볼께요^^
  • 랄라 2008/12/18 16:15 # 삭제 답글

    간만에 들립니다.. ^^
    도서 목록 좀 챙겨갑니다.ㅎ
    건강하시구요~
  • 김정수 2008/12/18 21:07 #

    아이고. 오랫만이세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 시골친척집 2008/12/19 17:40 # 삭제 답글

    '물은 알고 잇다' 라는 책을 보고
    무척이나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생명이 없다고 생각한 모든것들에게까지도
    감사를 했을때의 나타나는 반응들이란~~~
  • 김정수 2009/01/16 20:40 #

    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되는 시간이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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