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아는 길을 가르쳐주는 일은 쉽지 않다. 책읽는 방(국내)





교권은, 오로지 가르치는 분들이 그 가르치는 태도로써만 확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학생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교사, 절대로 학생을 모욕하지 않는 교사만이
교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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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타인으로부터 능멸을 당하면서 남을 능멸하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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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정에서 일어나는 언어의 변화가 '단순한 물리적 변화'여서는 안 된다.
그런 번역은 컴퓨터도 해낸다.
문제는 '화학적 변화'다.
텍스트의 문장이 우리말로 변하게 하되 화학적으로 변해햐 한다는 것이다.
다만 희망 사항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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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그런 상대가 아니에요. 세상에는 부끄러운 일도 아내에게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어요.
이 세상에는 한 남자를 보호하는 소명을 맡고 있는 여성은 둘이예요.
하나는 어머니, 또 하나는 아내, 어머니와는 함께 오래 살 수 없으니,
결국 한 남자를 보호하는 여성은 아내이지요. 아내를 꽃으로 여겨 버릇하지 말아요. 아내에게 실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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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가 너무 잘 아는 길을 가르쳐주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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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늦게, 우리 조상들이 우리 이름으로 언표한 진리를, 우리 조상의 꿈과 진실을 만나게 된다.
그 꿈과 진실이 다른 민족의 꿈과 진실과, 모습이 다를 뿐, 사실은 하나라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



본문 中.




옮긴 본문 내용들은 하나같이 내 맘에 쏙 드는 귀절들이다.
읽고 난 뒤엔 <이윤기가 건너는 강>을 <윤기가 흐르는 강>으로 바꿔읽어도 좋을만치 맘에 들었다.
나는 이렇게 명확하고 논리적인 주장을 좋아한다.
아마 나와 같은 상쾌한 기분으로 이 책을 덮은 유쾌한 독자들이 많으리라 장담한다.

이 책은 인생경륜이 녹녹한 이윤기씨의 산문집이다.
읽고나니 이 분은 분명 정도正道를 가는 분일 거란 확신이 선다.
이런 분이 소설을 쓰고 번역을 하신다니 신뢰는 무조건 덤이다.
읽고나니,
답답했던 머리가 해갈되고 맑은 약수를 마신 듯 새벽 공기의 상쾌한 기분이 뇌 속을 흔든다.

요즘은 수식이 남무하고, 치장이 많은 글들이.. 책 들이 너무 많다.
명쾌한 논리는 사라지고 자신의 이기적인 주장으로 온갖 치장을 해서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군더더기가 많은 책은 읽다보면 두터운 화장을 한 배우를 본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얼굴을 벅벅 문지르기도 한다.
그것은 개운하지 않고 명확하지 않은 부족한 자신을 메꾸기 위한 변명처럼 들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은 구석구석 먼지뭉텅이들을 진공청소기로 빨이들이듯 깔끔한 기분이 든 책이다.
보통 시대적 차이가 나는 어른분들의 글들은 고정관념이 박힌 글들로 인해 시대적 차이감을 느껴
세대차이를 느끼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흘러 내려온 과정의 강들이 선명하고 그렇게 진화된 상황들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현재는 과거의 산물이기 때문에 과거의 과정을 생략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와도 같기 때문에 그 과정들을 이해하는데는 필수불가결한 고리로
이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 이윤기씨는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환갑을 넘기셨다) 인생의 강을 건너오면서
경험한 말과 문화와 삶의 과정을 이 산문집을 통해 담담하고 깔끔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 산문집에는 우리말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한 자문식으로 시작한다.
언어의 굴레에 얽매여 멋드러진 언어표현을 쓰려다 오히려 진실을 외면하는 모순들..
오히려 유치한 솔직함이 주는 언어의 매력들이 얼마나 근사한지..
작은 미소와 함께 시작해서 신화를 소개는 마지막 장까지 도저히 나이든 작가가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글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우리는 나이차이를 못느낄때 상대가 다시 보인다.
이윤기씨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나이에 대한 생각을 하게된 계기였다.
젊은 시절,나는 나를 이해 못하는 부모님을 이해 못했고, <틀리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은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란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느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 생각이 들었다.
시대적 흐름의 강은 부모님으로부터 내게 내려왔듯이, 이제 내가 경험하고 느끼는
이 시대적 강은 내 자식에게로 유유히 흘러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다름을 느끼면서..





덧글

  • 그라드 2008/11/17 23:32 # 답글

    <틀리다>와 <다르다>가 다르다는걸 알게 된 순간 참 많은 걸 얻게 되는것 같아요. :)
  • 김정수 2008/11/18 10:11 #

    그쵸? ^^ 인정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 시골친척집 2008/11/18 14:10 # 삭제 답글

    너와 나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너의 생각이 틀리다 라고 못박을때
    나의 더러운 아집이 나오는가 봅니다
  • 김정수 2008/11/19 09:03 #

    좋은 말씀이세요..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절충하는 대화의 시대가 되길 기대합니다.
  • 랄라 2008/11/19 02:03 # 삭제 답글

    진짜..간만에 들립니다.. 한결같이 블로그하셔서 멋지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간만에 책을 펼쳐볼까 합니다. :D
  • 김정수 2008/11/19 09:04 #

    진짜 오랫만이세요..^^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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