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힘들다.


가을이다.

출퇴근 하며 무성했던 나무들이 하나씩 바래져가는 모습을 눈에 담다보면
나무와 더불어 이제 나도 나이를 한 살 더 먹겠구나.. 생각하게 한다.
가을이 오면 색바랜 나무들 탓일까..오히려 한 해가 끝나가는 12월보다 더 쓸쓸함을 느낀다.

40십이 넘어서면서 왜이렇게 나이 먹는게 두렵고, 무겁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직장내 조직일은 해도해도 노련미는 보이지 않아 자신감을 잃어간다.
어쩌면 이게 나의 한계일까.. 자문을 해보기도 한다.
게다가 가을은 더워 일 못하겠다고, 추워서 일 못하겠다고 푸념을 낼 수가 없다.
온도, 습도가 일하기 더할 나위없이 좋기 때문이다.
내년도 계획서나 올해 마감자료들을 모두 이 가을에 끝내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하다.

산들 산들 바람은 옷 속을 비집고 들어와 마음을 흔들던 말던
조직의 일아란게 내 기분따위 이해할만큼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 또 있다.
집안, 거래처, 친구들의 경조사도 모두 가을에 약속이나 한 듯 모여 있다.
가을은 누구에겐 잔치의 계절인 것이다.

그러니 내 감상은 일찌감치 주머니에 털어 넣어야 한다.
그래서 가을은 참 힘들다.


by 김정수 | 2008/10/07 22:53 | 일상 얘기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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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잇츠굳 at 2008/10/08 01:20
"게다가 가을은 더워 일 못하겠다고, 추워서 일 못하겠다고 푸념을 낼 수가 없다." 이 글귀가 마음을 움직이네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이 내뱉듯히 했던 '핑계입니다.'에 마음속으로 너무 상처를 받아서 더 이상은 핑계를 데지 말아야겠다고 작심을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글귀처럼 또다시 핑계를 데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네요...
사람은 다 똑같다는 걸 아는데, 어느 정도는 나와 같다는 건 아는데... 어쩔 수 없는 거겠죠? ㅎㅎ;;;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10/08 20:27
잇츠굳님.. 핑계댈게 없는 가을입니다.. ^^;; 에구.. 좀 힘드네요. 그쵸?
Commented by 시골친척집 at 2008/10/08 19:14
지금껏 가을을 앓지 않은거 같은데
올해는
가을을 무지 앓았습니다
거기에다 덤으로 '그녀'의 일까지 겹쳐
많이 많이 울었습니다

저두 올해 가을이 무척 힘들었네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10/08 20:36
시골친척님.. 흐흐..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실감하는 나이가 되는건가요?
최진실씨 자살소식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죠. 베르테르의 효과까지 있다고하니 참 더 우울하네요.
Commented by 낯선역에서 at 2008/10/08 22:46
어쩜.... 오늘 제가 무지하게 느꼈던 글귀들이 여기에 다~ 모였는지요.
몸이 좋지 않다~ 하며 핑계아닌 핑계를 대며 몇 달을 보냈고, 하는 일에 한계를 느껴서리~ 하며 애써 감추고자 했던
일들이건만...여태까지 해 왔던 일들인데도 하루하루가 왜 이리 겁이 나고 섬뜩한 두려움이 느껴지는지...
정말 님 말씀대로 푸념을 못해서 일까요?
직장내에서 나름~ 인정받는 축에 속한다~~ 라는 환경에 힘이 드네요.
내 자신은 그 환경이 제것이 아닌 듯 해서리.. 쓴 웃음 짓게 되는데..
여튼.....살짝씩 들여다 보다가..너무 공감가는 이야기라서..흔적 남깁니다.

편하다~ 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겠지만..그냥..저 갈대를 생각하며 가을을 느껴야할 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10/09 13:22
낯선역에서..님.. 동병상련이 위로가 되기도 하네요.. 그래도 닥치고 해야할 일들을 미룰수야 없죠.
이렇게 가을을 보낸다는 사실이 속상하지만요. 서로 힘냅시다. ^^
Commented by lily at 2008/10/11 21:15
힘내세요..
가을을 참 좋아하지만 여러가지 생각이나 감정들이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이 생기는 시기여서 조금은 힘든계절이기도 한것 같아요.. ^^ 일상생활에서도 그리고 내 자신안에서도 조금더 기운내고 아름다운 가을이 되길 바랄께요^^

화이링!!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10/12 22:23
lily님.. 참 좋은 계절이죠. 가을..^^ 힘내야해요. 너무 일이 많아서.. ^^ 서로 힘내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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