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가끔, 스무 살부터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들고 절에 들어간다는 젊은이들을 보곤 하지.
솔직히 그럴 때 걱정스러워. 왜냐면 이제 이 시대의 이 복잡한 삶은 단순히 20대가
관찰하고 통찰하기엔 너무 어려운 거야.
(중략)
그래서 엄마는 그런 친구들에게 충고하곤 한단다. 그러지 말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나서
취직을 해서 돈을 버는 게 좋겠다고 말이야. 왜 그러냐 하면, 돈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도 중요한 거니까. 엄마가 돈을 숭배한다는 오해는 안 할 테니 더 이야기하지 않겠다만,
숭배하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고 쉽게 거부해 버리는 것도 현실과 위배되는 거야.
(중략)
작가는 현실을 다루는 사람이다. 설사 공상이라 해도 현실의 요소들이 없다면
우리는 전혀 그것과 교감할 수 없어. 그래서 작가는 이 모든 현실을 알아야 하는 거지.



분문 中


지난 2월인가, 그녀의 신작 '즐거운 나의집'을 읽고 나서 인지 푸근한 기분에 사로잡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공지영씨의 작품은 아무 거리낌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어떠한 편견도 필요없는 통속적인 삶을 살아주는 그녀의 글들은 말 잘하고 똑똑한
이웃집 여인같은 든든함이랄까.  인용된 본문 글이 그녀의 시원한 성격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20대를 갓 시작하는 그녀의 큰 딸 '위녕'에게 보내는 연서로 묶어진 이 책은
솔직, 간절, 담백, 따스하다는 것이 전체적인 느낌이다.
단순히 딸에게 보내는 애정만이 아닌.. 읽다보면 '뜨끔'거리는 아픔도 느껴 통증도 느끼고,
인용된 시들, 책속의 글들을 통해 짭짤한 귀한 글들도 만나 제법 소득도 있다.

20대까지 우리는 매일매일이 다르고, 매일매일이 신나고, 매일매일이 사건이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30대를 넘어서면서 무료하고 일상의 반복된 일들로 인해 어제가 오늘같고
아마 내일도 오늘같은 삶을 살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과연 내가 그녀처럼 내 아이들에게 그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에게
솔직담백하고 설득력있는 이야기들을 해줄 수 있을까..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다.

공지영씨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들을 읽으면서 '이경자'씨의 단편 '넘어지면 일어서라'가
떠올랐다. 무당이 되려는 새끼무당의 울부짖음 앞에 신어머니무당은 지극한 염원의
격려를 보낸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다시 넘어지면 또다시 일어나라..>
살면서 온전히 나만을 위해 울어주고 기도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운나는 일인가.
이 책의 표제는 게다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니..!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자식에 대한 사랑에 눈물이 났다.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by 김정수 | 2008/06/24 21:18 | 엄마 베스트셀러 | 트랙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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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at 2008/11/06 09:13

제목 : 공지영, 그녀가 보내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
공지영은 한국의 대표적인 여류 소설가로 베스트셀러를 줄줄이 내놓고 있는 인기 작가다. 내가 대학시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부터 공지영의 책을 여럿 읽었지만 쉽게 읽히긴 했어도 그녀는 늘 예민하고 날카롭고 불편했다. 나는 오히려 좀 더 쿨하고 화끈한 은희경이나 보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신경숙 쪽을 더 선호했던 것 같다. 이제 내가 나이 드는 것처럼 그녀도 나이를 먹었고 이혼이라는 터널을 거쳐 성인기에 들어선 위녕이라는 장성한 딸이 있는 엄마......more

Commented by boogie at 2008/06/24 21:49
음..이너님에게
이 책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맞아요..^^
현실을 무시한 예술은 없는거죠..
근데 전 늘 불안 합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06/25 12:49
예전 예술가들은 정말 너무 가난한 예술을 해서 폐결핵도 많이 생기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래도 사정이 좀 나아졌잖아요? ^^
boogie님 불안하시다는 거 보니까 힘드신가보다.
조금만 참아봐요. 불확실한 미래지만 불확실하다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잖아요.^^
Commented by 다마네기 at 2008/06/25 13:18
정수님~ 정수님은 항상 제가 읽고픈 책들을 먼저 읽으시네요. ㅎㅎ
<즐거운 나의 집>은 오래오래 기다려오다가 도서관에서 빌렸거든요.
근데 다른 책들 읽느라 (여전히 남독을 버리지 못했어요. ㅡ,.ㅡ;; ) 50쪽 정도 밖에 못읽고 반납했어요.ㅠㅠ
나중에 또 빌려서 마저 읽을 예정이랍니다.

위의 책도 무척 기다리고 있는데 넘 기대돼서 오히려 겁이나는 책이예요.
공지영 님의 글은 뭐랄까... 사실 전 그녀의 소설보단 산문을 더 좋아해요.
드러마틱한(?) 그녀의 삶과 상관없이 그녀는 작가로서도 참 괜찮은(?)^^ 사람같아요.흐흐흐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06/25 15:30
동감이요. 저도 산문집이 더 좋아지네요.^^
Commented at 2008/06/25 13: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06/25 15:30
비공개님.. 우앗. 저도 몰랐었는데.. 놀라라.. @.@
Commented by Paromix at 2008/06/26 13:09
공지영씨 작품은 계속 리스트에 안올려두고 있었는데, 결국 정수님 덕택에 리스트에 올려놔야겠어요. 하하.^^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06/26 13:18
Paromix님.. ^^;; 구매욕구를 불러일으켰나요? 취향이 아니신듯 보이긴 했답니다.
Commented by 이너플라잇 at 2008/06/27 23:54
공지영님의 산문집들이 상당히 문학적이었는데, 이번 책은 가장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아...그렇지...맞아...나도 그래야지...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답니다..
딸을 향해서 썼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었던거 같아요...
여러 말들이 새길만하고 좋았는데, 행복을 추구하라는 것도 가슴에 남습니다..
쾌락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렴...

내가 누구든, 무엇을 하든, 응원해 줄 수 있는 존재는 많지 않는데
그 존재가 부모님일 수 있다면, 또는 내가 그런 부모가 될 수 있다면
그 아이들은 참 행운아인 거지요...
어머니는 , 또 어머니인 나는, 늘 걱정이 더 담긴 시선으로 응원보다
걱정이 앞선 강박이나 기대를 자녀에게 주기 쉬운거 같아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06/28 11:05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일전에 '즐거운 나의집'을 읽고나서인지 더욱 그렇더군요.
제가 공지영씨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자식에 대한 사고방식이 저랑 비슷해서거든요.
전 애들에게 본인들의 지적능력을 인정해준다고 늘 강조해요.
결정을 존중해주고 나는 후원만 해준다고 말하죠.
그러면 오히려 애들이 더 신중해지고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 같더군요.
방관이 아닌 후원.. 그런 의미요.^^
Commented by 꼬물이 at 2008/06/29 13:45
항상 느끼는 거지만 참 부지런하세요.
두아이의 엄마, 남편, 며느리, 사회인,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책도 읽고,
글도 쓰시고....
정수님이 쓰신 글을 읽으면 그렇게 맘에 쏙쏙 들수가 없어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이제 초등학생이 된 제 아들녀석 때문에 초보 엄마 이래저래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06/29 20:27
별말씀을.. 부지런한 것은 제 성격이고.. 책을 읽는 것은 내 숨통(?) 이랍니다.
이 독서습관마져 없으면 정말 저 힘들지도 몰라요. ㅡ.ㅡ;;
무슨 뜻인지는 나중에 포스팅할 기회가 되면 올리겠습니다.
Commented by 함창순 at 2008/07/03 09:26
저도 이책을 읽어야 할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윽박 지르기만 하고 순전히 응원을 해줄 엄마가 될수 없을것 같아서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07/04 13:22
이 책도 읽어보시고 '즐거운 우리집' 책도 한번 기회되면 접해보세요.
도움이 되실듯 합니다. ^^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8/11/06 09:16
뒤늦게 이책을 읽었습니다. 역시나 정수님의 블로그에 리뷰가 있어 트랙백 겁니다 ^^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8/11/07 12:51
좋은 책 읽으셨네요. 공지영씨가 이 책을 계기로 재기의 성공한 것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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