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09일
이외수의 생존법 / 하악하악.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길을 가던 내가 잘못이냐 거기 있던
돌이 잘못이냐. 넘어진 사실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인생길을 가다가 넘어졌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이 길을 가면서 같은 방식으로 넘어지기를 반복한다면 분명히
잘못은 당신에게 있다.
..
아픔은 진통제로 다스리고 슬픔은 진정제로 다스립니다. 물론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습니다. 외로움 말입니까. 그건 고질병이자 불치병이지요.
현재로서는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민간요법이 있기는 하지요.
농약을 마시고 자살해 버리는 방법입니다. 물론 한 병이면 충분합니다. 드릴까요.
본문 中.
이외수씨의 산문집이 나왔다. 서둘러 구입해서 몇 장을 급한 마음에
넘기니 명함집에 흔히 꼽는 향수가 새어 나온다.
그리고, 글들과 함께 우리나라 민물고기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있다.
몇 페이지 미소를 지으며 넘기니 산문집이라기 보다는 시집에 가까웠고
시집이라고 생각하기엔 내용이 너무 가볍다 느껴졌다.
일상에서 접하는 편안한 내용들이 소재로 터치하듯 가볍게 문학예술이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제목을 왜 '하악하악'이라고 지었을까.
의성어인듯 한데 읽다보면 알겠지..싶어 굳이 검색을 뒤로하고 읽다보니
물고기가 물속에서 살아가다가 수면위에서 잠깐 공기와 마주쳤을때 괴로워
신음하는 소리라고 결론을 지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제대로 인생을 숨쉬기 위해서는 '하악하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숨은 뜻이기도 하다.
우리네 삶이 이렇게 처절한 생존법을 써야만 하는 것인가. 뜨악.
그런데,
왜 이외수씨는 가볍운 터치로 독자들에게 알려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왜 굳이 이렇게 가볍고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일까.
예전의 기발하고 독창적인 문체들은 다 어디로 감춰버린 것일까.
본문에는 쩐다, 대략난감, 캐안습, 즐! 개쉐..이란 표현이 너무 많다.
그건 인터넷의 보급때문일 것이다.
야동때문 일 것이다.
보지 말라도 이미 다 보고 있고, 이미 퍼질대로 퍼진 현실에서
점잖떨면서 고상하게 말해봤자 콧바람이나 불게 뻔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글감에 인생의 녹녹한 경험과 깨우침을 담고 귀하디 귀한
우리나라 민물고기를 삽입함으로써 좀 생각해보는 글로 변모시켰다고나할까.
아이들도 웃으면서 몇 장을 읽는데 왠지 이외수씨의 생존법은 내 대에서
끝나지는 않을 듯 보인다. 그럼 성공한거 아닌가? ^^
하악하악!
# by | 2008/06/09 23:41 | 책읽는 방(국내) | 트랙백(3)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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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단막단막 끊어진 말 속에 숨어있는 의미있는 결론들이 뜨끔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했죠. 아..나도 이거 어디가서 써먹어야쥐~~ ^^;;
시간이 되면 읽어 봐야겠습니다..
황금어장이란 쇼프로에 이외수님이 나오시던데...
음...소탈하시더군요..
이외수님의 솔직담백한 말씀은 외모(?) 그이상이죠. ^^;;;
boogie님 영감에 도움이 될만한 멘트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