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배고파요. 일상 얘기들..






"엄마, 나 배고파."

아빠에게 내 존재가 최고의 약점이라면 엄마에게는 밥이 약점이다.
날 야단치다가도 내가 약간 힘없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엄마, 근데 나 배고파." 하면 그걸로 만사는 스톱이었다.
이게 엄마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슬픔에 오래도록 잠겨 있지 않는다는 것.
울 시간은 많으니까 밥도 미리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본문 中.


..


엄마라는 타이틀을 가진 여자라면 자신의 고통(슬픔)보다 앞서는 것이 자식의 배고픔일 것이다.
그것이 어떠한 상황에 닥쳤건 아무 상관이 없는 우선권을 부여한다.

이른 아침, 늦은 저녁.. 공부에 지치고 피로한 모습으로 식탁에 앉는 용석이를 보면서
밥이라도 많이 먹어줬으면 하고 느끼는 마음은 어찌보면 어미의 본능이니까.
배고프다고 말 할땐 왜그렇게 이쁘고 기쁜지.
하지만, 내가 학교 다닐때도 먹는 것보다 잠을 실컷 자보는게 소원이었는데..
그 고통이 용석이에게도 이어지는 것을 보니 그것도 유전인가 싶다.

아무리 늦은 시간일지라도.
피로감에 쿠션에 머리를 대고 있었다 할지라도.
아이들이 "배고파요." 소리가 들리면
내 피로감도.. 스트레스도.. 한 방에 날라가 버린다.
아이들이 엄마의 이 치명적인 단점을 언젠가 제대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가 없을 것같다.

아까까지만해도 시체처럼 꼼짝을 못한다고 엄살을 피던 며느리가 아이들 한 마디에
부엌에서 뚝딱거리는 도마질 소리에 기막혀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번번히 죄송해지지만 말이다. ^^;;




덧글

  • 하늘처럼™ 2008/06/05 13:46 # 답글

    어머니도 그걸 알지 않으실까요..
  • 김정수 2008/06/05 19:40 #

    아시겠죠..^^ 어머니도 어지간히 자식들 사랑에 목메신 분이시니..
  • 이너플라잇 2008/06/05 14:43 # 답글

    어머니란 자식앞에서 유일하게 약해지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하는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없이 능동적이 되게 만드는 존재...
  • 김정수 2008/06/05 19:41 #

    맞아요. 한없이 능동적인 바보같은 존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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