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닭을 사오면서. 일상 얘기들..




뻣뻣한 아파트에 봄을 안겨준 목련나무.


봄을 왜 여자의 계절이라 했는지 이제사 알 것 같다.

겨울내 부족한 일조량으로 인해 밝은 사람도 이상하리만치 탈색되어가는 염색머리처럼 기운빠져 있게 되는데,
살랑거리는 바람과 함께 하나씩 만개하는 봄나무들을 볼라치면
몸 어디선가 간지러운 기운이 얼굴까지 전염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머니가 삼계닭이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뭘 드시고 싶다고 하시는 분이 아니시라 드시고 싶다는 말씀을 거절하면 정말 나쁜 며느리다.
슈퍼에서 중닭으로 세 마리를 사가지고 오는데..

어머나!
정말이지 삭막한 아파트 길가 길가에 목련이며, 벗꽃이며 작은 몽우리들이
각오를 단단히 한듯 터질 기세다.

어미니랑 같이 산다는 것은 내 삶의 일부를 양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늘 집안 경조사는 우리 몫이고, 친척분들의 왕래는 모처럼 기다렸던 휴일도 반납해야 한다.
주말 친척분들의 접대로 지친 몸이었지만
꽃을 보니 좋다.
지치고 힘들어도 새롭게 기운을 충전시켜주는 닝겔같다.

내 기분도 봄이다. ^^





덧글

  • 으루 2008/04/06 20:50 # 답글

    꽃들이 좀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
  • zzomme 2008/04/07 09:26 # 답글

    토요일에 나갈때는 꽃망울도 안 보이는것 같더니, 날이 하루 좋았다고 일요일에는 꽃들이 다 피어난것이 신기하더라구요~^^
  • 김정수 2008/04/07 13:16 # 답글

    으루님.. 비가 오면 금새 다 떨어지던데.. 좀 오래갔음 좋겠어요^^

    zzomme님.. 그렇죠? 봄날의 하루는 길다면 긴 듯 보여요.
  • 이너플라잇 2008/04/08 00:36 # 답글

    목련의 커다란 꽃이 등불처럼 환하고 좋은데, 뚝뚝 질 때는 정말 슬퍼요...흑흑
  • 김정수 2008/04/08 12:54 # 답글

    이너님.. 맞습니다. 등불같아요. 목련은..
  • 겨자씨 2008/04/11 17:06 # 삭제 답글

    김정수님 ..존경합니다.^^
    어른을 모시고 산다는 게 얼마나 큰 희생인지요...
    며느리 노릇과 어머니 역할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는 정수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봄의 새 기운 충만하게 받으시고 힘을 내시기를....화이팅입니다.^^
  • 김정수 2008/04/12 14:43 # 답글

    겨자씨님.. 별말씀을요.. 감사합니다.
    힘나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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