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터 ..절터엔 오롯이 탑 한 기만 남아 있었습니다. 빈 절터에서 밤이 올 때까지 오래 앉아 있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주춧돌만 남은 절터는 사랑이 지나간 가슴과도 같습니다. 습관대로 나는 책을 구입하면 읽는 숨고르기에 앞서 책날개의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는 버릇이 있다. 그는 김수영문학상(1992년)과 현대문학상(1999년)을 수상한 주목받은 경력이 있다고 책날개에 적혀 있건만 생소한 시인같이 느껴지니 내자신이 참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시집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바램이라면 시를 쓴 사람이 원하고자 했던 시의 이해를 적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독자들의 판단이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시는 자고로 시인의 마음과 독자의 마음이 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경림씨의 시인들을 소개한 책들을 좋아한다. 전경린씨의 소설과 동명인 '물의 정거장'이란 이 책은 시집이라기보다 산문집에 맞는다. 즉, 그가 시를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묶여있다. (오! 내가 바라던 것이 바로 이거야.) 시인의 유년시절을 직접 듣는다는 것은 대단한 소득이다. 그의 어린시절 성장과정에서 겪었던 아픔들과 가정사는 그가 탄생시킨 시들의 뿌리와도 같기 때문에 시를 이해하는데 대단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으로 시작한 첫번째 장의 시들은 부담없이 독자들도 누군가를 그리는 애틋한 마음을 대신해주는것만 같은 아늑한 시들로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세번째 장은 그가 우리와 다를게 없는 일반인이라는 것에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일상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도 우리와 다를게 없이 여행을 꿈꾸는 소박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친근감을 선사해준다. 장석남시인은 돌에다 일일히 그림을 새기는 특별한 분이다. 시들과 어울리는 돌판화가 각 장마다 찍혀있는데 그 정성이 놀랍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그가 표제로 걸은 '물의 정거장'은 '물'이라는 투명성과 현실과 감성을 이어주는 교류격인 '정거장'이라는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시인의 맑고 따스하게 독자 모두 깨어있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란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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