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침단상.


똑같은 5시 기상시간이건만 요즘들어 눈꺼풀에 추를 단듯 감기면 뜨기가 더 힘들다.

장이 안좋은 용석이가 얼마전부터 '죽을 끓여달라'는 주문을 한 뒤론
까스렌지에 죽을 젖다가 존적이 있는데 정말 큰일날뻔 한적도 있다.
첫손주, 첫정(情)에 애틋한 어머니도 캄캄해진 요즘에는 용석이가 학교갈 즈음이 되서야
놀란 듯 깨셔서 나오시는데 그러시지 않아도 되는데.. 싶다.

용석이를 보내고 나면 1차 엄마역활을 제대로 완수한 것에 대해 안도감으로 맥이 탁 풀린다.
또다시 비리비리한 채로 1시간을 어리둥절 쇼파에서 졸다깨다를 반복하다보면 드디어 정신이 돌아오는데
그 주역은 전기압력밥솥의 요란한 뜸들이기 소리다.
'정신차려! 너도 출근준비 해야지!'
뭐 이정도로?

남편 밥상 차려놓다보면 신기하게도 없을 것 같던 시장기가 돈다.
내게 할당된 시간은 5분 남짓한데 반공기를 너끈히 비우는 스피드를 자랑한다.
아침밥을 안먹고 출근하면 당장 큰일이라도 난다고 생각하는 한국남자인 남편의 식사가 치뤄지고,
곧이어 출근하면, 드디어 내 준비가 시작된다.
대충 찍어바르듯 화장을 하고 시계를 보면 정확히 출근할 시간이 된다.

아침 5시부터 아파트를 나서기까지 정신없는 일과가 매일 일어나지만,
아파트를 나서는 그 시간부터 내겐 유일하게 한가한 기분으로 돌아서는 시간이기도 하다.

제일 먼저 MP3에 이어폰을 꼽고 회사에 도착할때까지 내가 좋아하는 책을 전철에서 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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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수 | 2007/11/27 21:07 | 일상 얘기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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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장딸 at 2007/11/27 21:57
우와..정말 대단하세요. 저희 친정어머니 아침도 정수님과 똑같아서 옛날 생각하며 읽었는데, 정수님은 거기다가 출근까지 더하시네요. 멋지십니다! ^^
Commented by fermata at 2007/11/27 22:41
저희 엄마의 아침도 크게 다르지 않았겠죠? 학교다닐 땐 엄마는 엄마니까 난 자식이니까. 그러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게 부끄러워지네요.
Commented by Mc뭉 at 2007/11/28 20:34
겨울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요...아침5시라는 표현이 이색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저한텐 꼭두새벽 5시인데....ㅎㅎ
Commented by 깜피모친 at 2007/11/30 09:31
저는 고3 때조차도 새벽에 일어난 적이 없었어요....정말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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