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무릎뼈. 엄마가 읽는 시






어머니 무릎뼈.

-온용배


어머니 무릎뼈 사이로 가을이 온다.
입추에 풀벌레 뚜두뚝 울고
앉고 일어설 때면 사뭇 찬바람은
아휴 아휴 분다.

이만치를 도려냈으면 좋것서야
뭣이 여기에 들어서 이렇게 아프다냐
들기는 뭐가 들어요.
고것이 다 자식들이 갉아먹은 거지
얼굴 숙이며 한마디 거들자
아녀, 오면 가야 허는디 고것이 가장 걱정이여
자식들 속 썩이지 말고 퍼뜩 가야 허는디

그 오지게 아픈 다리로
중추절에 금강산 구경은 꼭 가야 한다는 어머니
무릎뼈가 아파도 기어서라도 갈 수 있다는,
자식이 구경시켜 주는디 뭣이 문제다냐.





..

'좋은생각' 11월호에 실린 시입니다.
읽으면서 마치 내 어머니 얘기인 듯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친정어머니, 시어머니가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을 보더라도 우리네 어머니들은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똑같습니다.

찬 바람이 불어 어깨가 움추려 들때면 어머니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무조건 반사인가 봅니다.





덧글

  • creamy怜 2007/11/22 09:29 # 답글

    제목보고 김정수님 어머님의 무릎뼈가 다치신줄....^^
    오늘밤엔 부모님 다리라도 한번 주물러 드려야겠습니다.
  • 김정수 2007/11/23 11:36 # 답글

    아.. 그러셨어요? ^^;;
    어머니의 인생여정이 녹아나는 시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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