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다 / 오쿠다 히데오.


"여행의 효용은 지방을 알고 겸허해지는 것이다. 평소에는 오만하므로."



본문 中.



2004년 '공중그네'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오쿠다 히데오는 연타석으로 히트작을 내며
출판사에서는 그의 신작을 학수고대하는 처지가 된 것은 그의 상품성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손꼽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작품은 흔히 오는 작가의 슬럼프라 생각한 출판사는
그에게 일본 각지를 순례하고 작가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뽑아내(?) 주라는 의도로
여행을 주선하였고, 그의 기행 에세이집인 '오! 수다'가 나왔다.

아마도 여행지에서 얻는 순수하고 정겨운 항구도시의 모습들이 어느 작품 속에서
한구절씩 인용되어 나오리라 생각하니 어느 한 장도 소홀히 넘기기가 아까웠다.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며 느끼는 오쿠다 히데오식 여행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순수 선박이 이동도구라는 점.
사실,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오쿠다 히데오는 느릿한 인간형에 속하는 것 같았다.

여행지에서 얻는 단조로운 일상을 동경하고 일본식 소박한 식탁에 감탄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테렌파렌'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그는 어쩌면 소설가적 기질만 없다면
천상 농부나 물고기를 낚아 하루하루 큰 욕심없이 사는 어부가 될 팔자같아 보인다.

여섯가지 일본 명소를 돌다가 갑자기 '부산'여행기도 있어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부산에서 '한증막 체험'이 있었나본데 조금 그의 성격상 불편했으리라 걱정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인간의 존엄성'등등을 꺼내며 조금 난색해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한국을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하게 만든 체험이었다.
게다가 부산의 첫 한국아낙의 두꺼운 화장에 깜짝 놀라는 모습도 그렇고.

하지만
여행에서 좋은 점만 추려내 느끼며 돌아간다면 그건 진정한 여행이 아니리라.
그는 해안의 복작한 피서객들에 아연질색하면서도 그 모습에서 치열한 한국상을 느꼈다도 한다.
역시 진정으로 사람들을 볼 줄아는 시각을 가졌다. 휴~

그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읽는 입장이다보니

책 속의 일본의 해안 도시들은 하나같이 소박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마치 우리네 정서와 맞는다고나 할까.

그리고 여행지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에 대한 솔직한 그의 고백은 읽는내내 침을 고이게 만들었다.^^

여행에서 빠지면 섭섭한 고향특산 음식은 미식가가 아닌 사람이 느껴야 진짜다.

나도 일본을 여행한다면 큰 도시말고 그가 돌았던 여행지를 가보리라 생각해 본다.
비싸게 여행경비를 낭비(?)하지 말고 정서적으로 맞는 여행지에서 마음 편이 다녀오는게
진정한 여행의 목적 아니겠는가.. 기회가 된다면 나도 선박을 이용하고 싶다.

마음 편하게 읽으면서 복잡했던 근간 머리속이 차분하게 정리된 기행에세이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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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수 | 2007/10/08 08:12 | 책읽는 방(국외)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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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oogie at 2007/10/08 09:00
오...말씀 하시던 거군요..안그래두 자세히 물어 보려구 했는데..
찜입니다요...읽어 봐야겠습니다...^^
도쿄왜건 읽고 있는중인데...넘 잼나요...ㅠ.,ㅜ
Commented by mONg at 2007/10/08 12:07
오쿠다 히데오..... 슬슬 땡기기 시작하는 작가입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7/10/08 12:49
boogie님.. 네^^;; 추천책으로 선정되서 저도 기쁘네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7/10/08 12:50
mONg님.. 아..그러시구나. 아마 그분의 책을 다 읽게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제대로 걸리셨네요.ㅋㅋ
Commented by 이너플라잇 at 2007/10/08 15:23
정수님이 좋아하시는 작가라는 애정이 많이 묻어나는거 같습니다..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저도 느린인간형인거 같습니다...
부산도 한적한 곳이 많은데, 왜 한증막체험을 하게 되었을까나...하는 아쉬움을 가져봅니다..
아주 치열하면서도 정적인 양극성을 그가 느꼈다면 좋았으리라...하는 생각해 봅니다...
Commented at 2007/10/08 15: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거울세상 at 2007/10/08 18:47
정수님 재 늦둥이여동생이 초등학교 4학년인데 어쩐 책을 사주는게 좋와여?
서점가도 이제 동생한테 권해야 될지를 모르겠어요..ㅋㅋ;
1년에 책 2권정도인제 여동생은 할달에 2권을 읽으니 책사는주는것도 스트레스이더라구여 ㅋㅋ;

추천좀 해주세요^^
Commented by Kainslaine at 2007/10/08 20:48
요즘따라 여행가고 싶은 욕구가 많아요. ㅋㅋ 그럼 훌훌 털어내고 올 수 있지 않을까...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7/10/09 08:13
거을세상님.. 초등학교 4학년이면 조금 무리일듯 싶은데요? ^^;;

추천하는 책이라면 '박지성- 멈추지 않는 도전'이라든지,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가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쓴 독서록 보시면 참고가 되겠네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7/10/09 08:14
이너님.. 그쵸? 한증막만 갔어도 좋을텐데.. 떼밀이한테 전라를 보여준것 때문에 조금 민망했었나봐요..ㅋㅋ

Kainslaine님.. 저두요..ㅠ.ㅠ
Commented by 뽀글뽀글 at 2007/10/22 02:53
왠지 책속의 작자는 그의 소설속의 이라부 본인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만큼 괴짜적인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우연히 검색해서 들어와놓고 몇자 끄적이기까지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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