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여름아. 일상 얘기들..





여름일기


-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싶다

여름엔
꼭 한번 바다에 가고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



..


'자금실무과정' 교육을 지난 9월 4일부터 어제까지 중소기업지원센타에서 받았다.
늘 업무에 치어 제대로된 교육한번 못받고 늘 동료에게 양보했던 나로써는 황금기회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평소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비가 어쩌면 교육일 내내 꼬박 강의실 창가를 두들겼다.
3일동안 소화할 분량의 책은 입이 벌어질 만큼 거창해서 감히 눈길한번 창가에 주지 못했다.

비가오면 하염없이 중력을 느끼는 나지만 그래도 마냥 장화신은 아이처럼 좋고
그러면서도 나이탓에 마냥 늘어진다.

아..그런데 확실히 여름비와는 차원이 틀린 서늘한 비로구나.
올 여름은 정말 아무대도 못가고 끝나 버렸다.(시무룩)

뜨거운 태양아래 지글거리는 더위를 못이겨 '왜 이고생을 하러 여행을 하나?'하고 푸념이라도 하길 바랬는데..
찝찌름한 바닷내음이 온 몸에 습도처럼 달라붙어 우거지상이 되더라도 바닷 모래를 실컷 밟고 싶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고생길로 들어선 용석이를 앞두고 너무 감상적인 생각만 하는 것 같아
아무말도 못하고.. 이렇게 올 여름은 끝이나고 있다.
그래도 우울해말자. 힘들게 이겨내며 적응하는 용석이도 있는데..

내년의 여름도 있고, 내후년 여름도 있으니.
섣부른 아쉬움은 금물이다. ^^




덧글

  • 안재형 2007/09/07 23:25 # 답글

    울 조카 정말 비올 것 같은 날은 장화 신고 싶어해요.. 길 가다 물 고인 데에서 첨벙거리고 싶어서겠죠.. ㅎㅎ 돌이켜보면 저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어른들은 물론 싫어했죠... ^^;;
  • 김정수 2007/09/08 07:24 # 답글

    안재형님.. 여름장마를 꼬박 기다렸던 기억이 있어요.
    너무 단순한 이유였죠. 장화를 신고싶다는..
  • 실꾸리 2007/09/08 18:30 # 답글

    저도 아이처럼 비옷 입고 장화 신고 빗 속을 돌아다니고 싶어요.
    이 비 말고, 뜨겁다 비가 올 때.... 지금은 너무나 썰렁하다는...
  • Weidenbaum 2007/09/08 19:34 # 답글

    저는 실컷 놀고, 추운 겨울을 대비해서 뭘 좀 하고 있는데
    이게 만만치 않네요. 다 되면 뭔지 가르쳐 드릴께요 ㅋㅋㅋ
댓글 입력 영역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744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