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 알랭드 보통.



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면, 여행은 그 일의 역동성을 그 열의에서부터
역설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활동보다 풍부하게 드러내 준다.
여행은 비록 모호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일과 생존 투쟁의 제약을 받지 앟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중략)

그렇기 때문에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 관심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이렇게 해서 굳이 거짓말을 하거나 꾸미지 않아도 삶에 생동감과 일관성을
부여하는데, 이것은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보푸라기로 가득한 현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 여행의 '출발' 기대에 대하여 中


'여행의 기술'이라니.. 여행도 기술이 필요한가?

일상의 평범한 과정도 그냥 넘기지 못하는 까다로운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여행의 기술' 책표지를
보면서 혹시 그는 결벽증 환자는 아닐까 하는 의심과 함께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하지만 뭐랄까. 그라면 안심이 되는 완벽성의 믿음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그와 함께하는 여행의 기술은 탁월한 그 무언가가 있으리라 설레는 마음으로
책표지의 비행기모형에 탑승하였다.

아..
그랬는데, 정말 대단하단 말이 절로 나온다.
그는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던 독특한 여행의 기술을 선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출발을 하면서부터 일상의 복귀를 위해
귀환하는 것까지 완벽하게 큰 테두리 안에서 여행을 마감하였고,
(보통 여행록은 여행지의 감상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에 비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예술가들이 그 여행지에서 겪었던 작품들이 탄생하기까지 동행하는 과정을
(예술가들이 곧 안내자인 셈이다)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독자들이 부족할세라 여행지에서 놓쳐선 안되는 멋진 사진과 그림들을
아낌없이 책 한권 안에 보물처럼 감춰두고 있어 여행을 일단 책으로 하는 독자들을
위로해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난 이래서 알랭드 보통의 독자가 아니다. 팬이다. ^^

여행을 하면서 한없이 작아지는 여행자의 겸손과 미덕 (안내자:에드먼드 버크, 욥)을 배우고,
프로방스에서 탄생한 빛의 향연을 즐기며 눈을 뜨는 방법(안내자:빈센트 반 고흐)을 배우고,
과장된 아름다움을 보는 방법(안내자:존 러스킨)을 배울 수 있다.

내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알랭드 보통이 안내한 대로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
그럼 과연 얼마나 걸릴까.

책날개에 선명하게 쓰여진 글귀가 이 책의 내용을 압축해 놓은 듯 선명하게 와닿는다.

"행복을 얻고 싶다면 길을 아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여행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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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수 | 2007/08/14 20:39 | 엄마 베스트셀러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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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at 2008/10/30 21:27

제목 : [책]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LOMO LC-A , 2004 책 제목이 독특했다.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할까? 이 책은 '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로 붙일 수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예민한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번역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색다르고 예민한 친구') 여행 장소에 대한 추억과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장소(공항, 휴게소 등), 런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시나이 사막, 프로방스 등을 여행하면서 여행지에서의 감상과 함께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까지 담겨있다......more

Commented by D-cat at 2007/08/14 21:33
요근래 이 작가에게 살짝 매혹 당했습니다. 저는 우리는 사랑일까?를 결국 구입하고 말았죠;ㅅ;
보통 언니 멋져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7/08/15 08:23
우앗! 그러고보니 비슷하긴 하군요..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간혹 혼란스럽기도 하겠네요.
아멜리노통 언니를 칭하신거죠? ^^;;
Commented by mONg at 2007/08/15 11:34
저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하고 '동물원에 가기' 두권이 있답니다. ^^
Commented by Paromix at 2007/08/15 13:23
안그래도 <행복의 건축>을 주문했는데, <여행의 기술>도 같이 오더라구요. 몇일뒤 받아볼 것 같아요. 기대하고 읽어도 되겠는걸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7/08/15 21:24
mONg님.. 앗! 이런. 아는체를 못하겠네요. 지금 말씀하신 두 권만 못읽었어요. ㅡㅡ;; (왜이렇게 부러운거야~~)

Raromix 님.. 뽀너스로 온다니 얼마나 좋으세요? ^^ 기대되시겠어요. 행복의 건축도 잼있으셧죠?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8/10/28 15:46
정말 멋진 책이죠...여행을 하면서 읽으니까 그 맛이 더 살아나던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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