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길. 엄마가 읽는 시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이준관





덧글

  • runaway 2007/07/10 22:08 # 답글

    올려주신 시 한 편에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
  • D-cat 2007/07/10 22:10 # 답글

    아아.....따뜻해요. 마음에 감자을 심은 기분이군요^^
  • 홧트 2007/07/10 23:33 # 답글

    구부러진 길은 단조롭지 않아 좋아요...
  • boogie 2007/07/11 00:27 # 답글

    구부러진 길에서 체념과 포기란
    단어는 배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 luvclar 2007/07/11 08:23 # 답글

    맞아요. 인생의 구부러진 길이야말로 우리에게 값진 삶을 주는 것 같아요.
  • 깜피모친 2007/07/11 17:35 # 답글

    아침 일찍 조용한 발라드 음악들으면서 사진속 저 길을 살며시 걸어보고 싶어요...
  • 김정수 2007/07/13 08:09 # 답글

    저런 산책길이 집근처에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죠? ^^

    인생이 반듯한 길만 있다면 또다른 무료함으로 견디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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