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고 헤매는 그 길도 길입니다.




비 오는 날.



날은 어둡고 쓸쓸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고
넝쿨은 아직 무너져 가는 벽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있건만
모진 바람 불 때마다 죽은 잎새 떨어지며
날은 어둡고 쓸쓸하다.


내 인생 춥고 어둡고 쓸쓸하다.
비 내리고 쉬지도 않고
내 생각 아직 무너지는 옛날을
놓지 아니하려고 부둥키건만
지붕 속에서 청춘의 희망은 우수수 떨어지고
나날은 어둡고 쓸쓸하다.


조용하거라. 슬픈 마음들이여!
그리고 한탄일랑 말지어다.
구름 뒤에 태양은 아직 비치고
그대의 운명은 뭇사람의 운명이니
누구에게나 반드시 얼마간의 비는 내리고
어둡고 쓸쓸한 날 있는 법이니.


-헬리 위즈위스 롱펠로우.


..


잠시 가던 길을 잃었다고 무어 그리 조급할 게 있겠습니까.
잃은 길도 길입니다.
살다보면 눈앞이 캄캄할 때가 있겠지요.
그럴 때는 그저 눈앞이 캄캄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바로 그것이 길이 아니겠는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언제난 너무 일찍 도착했으나 꽃 한송이 피우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원통할 뿐입니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본문 中.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어제 지났다.
그들도 그때는 위 시의 기분이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들은 길을 잃고 헤매는 사자에게 쫓기는 사슴처럼 얼마나 공포스러운 기분이었을까.
하지만 견디고 견뎠을 것이다.

그분들의 희생과 숭고한 정신 덕으로 민주화가 된 것을 우리는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이다.






by 김정수 | 2007/05/19 22:25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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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cat at 2007/05/19 23:18
비가 오늘도 오네요.
Commented by Wanderer at 2007/05/20 03:57
저를 위한 글인 줄 알았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ForeverSJ at 2007/05/20 23:56
그들의 노력덕분에... 우리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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