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오는 길에 시부야 거리를 걸어본다. 멍한 눈길로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패션의 거리답게 다들 화사한 차림새지만, 정말 근사한 사람은 몇몇뿐이다. 거의가 평범하고 그중 20퍼센트 정도는 경치를 망치는 불순물들이다. 그것은 단순히 미추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정작 이 사람들은 뭘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는 성공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뭔가를 달성하지도 못했고 남한테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보지도 못한 사람들. 타고난 재능도 업속 그렇다고 용모도 받쳐주지 않고, 특별히 뭐 하나 자랑할 거라곤 없는 사람들. 그런데도 인생은 계속되지 않는가. 본문 中. '라라피포?' 지난번 유쾌하게 읽었던 경험이 있어 즐겁게 오쿠다 히데오 신작을 들고 표제를 보다가 갸우뚱했다. 뭔 뜻일까? 그의 블랙코메디가 여지없이 어느 문장에서건 기지를 발휘하겠지 싶어 궁금증을 참고 읽었는데 종결부분에 가서 그 표제의 궁금증이 풀린다. 'A lot of people' 발음을 정확히 듣지 않아 해프닝처럼 들린 것이다. 영어발음을 정확히 듣지 않고 제 멋대로 듣고 해석해 버리는 오류처럼 별볼일 없는 사람들의 삶을 비꼬아 지적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말그대로 일본 패션의 도시 '시부야'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틈바구니 안에서 오로지 재산이라곤 몸 하나 밖에 없는 일명 '비주류'급의 사람들 이야기를 마치 영화를 보듯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란 영화처럼 모든 스토리의 연결고리의 진미를 후반부에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비주류'급이라고 치부한 주인공들의 처음조차 비주류는 결코 아니었다. '성'에 대해 일본의 B급 사회를 옅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일본의 최고대학측에 속하는 W대학 정경대 출신 '스기야마 히로시'는 좋은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인공포증과 소심한 성격으로 원고를 취압정리하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 기자로 추락하여 칩거하고 살고 있다. 그에게 유일한 낙이라면 윗층의 카바레 클럽 스카우트맨의 건달이 데리고 오는 클럽의 아가씨들과 즐기는 섹스음향을 듣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여자들의 스카우트해 클럽에 팔아넘기는 더할 나위업는 한량인 '구리노 겐지' 역시 평범하고 따스한 가정을 꿈꾸는 남자였다. 그 외에도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며느리 '사토 요시에', 남의 요구를 절대 거절 못하는 소심남 노래방 알바맨 '아오야나기 고이치', 관능소설가로 자리매김한 '사이고니 게이지로'도 한 때는 순수문학의 신인상을 탔던 사람이었다. 이 책의 종반부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뚱땡이 자체제작 포르노 DVD암시장 거래자인 '다카미 사유리'역시 몸짱이 우대받는 사회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콤플렉스'는 누구나 있다. 음치가 노래방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고 치자. 사람들은 비웃으며 제발 그만하라고 손가락질을 할 것 같은가? 사실은 아니다. 이미 노래방에 같이 간 동료들은 그의 노력하며 부르는 동료에게 더욱 박수와 격려를 주며 그날의 즐거움은 증폭될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치부를 숨기기에 급급하고, 더욱 두텁게 포장하여 보이지 않게 하려 노력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썩고 곪아 치유할 수 없는 병으로 번져 자신의 온 몸을 휘감아 옴짝 달싹 못하게 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사실 '주류'와 '비주류'의 차이는 사실 백지 한 장 차이라 생각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 남을 무시하는 배타적인 사랑이 아닌 자신을 가꾸고 노력하며 한 단계씩 꾸며가는 것이 마치 남들이 말하는 '비주류'에서 '주류'인생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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