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이야기. 엄마의 산책길




아들을 잃은 슬픈 성모상을 조각한 로마 성베드로성당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미켈란젤로가 어느날 대리석 상점 앞을 지나다 거대한 대리석을 보았다.
그는 상점 주인에게 그 대리석의 값이 얼마냐고 물었다.

가게 주인이 대답했다.

"그 대리석은 돈을 받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그것을 팔려고
했지만 아무도 쳐다보는 이가 없었습니다.
보시다시피 가게는 비좁은데 그것이 공간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원하신다면 그냥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그래서 미켈란젤로가 그 대리석을 공짜로 얻어 자기 작업실로 운반했다.

그로 부터 1년후, 미켈란젤로가 그 대리석 상점 주인을 자기 작업실로 초대했다.

"와서 보시오. 그때 그 대리석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그의 작품을 본 상점 주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것은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를 껴안고 있는 상으로,
예수가 그녀의 무릎 위에 누워 있었다.
그것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가운데서도 걸작으로 뽑히는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 중의 하나이다.

가게 주인이 물었다.

"어떻게 이런 훌륭한 조각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까?"

미켈란젤로가 대답했다.

"내가 이 대리석 앞을 지나치려 하는데 예수가 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지금 이 대리석에 누워있다. 불필요한 부분들을 떼어내 내 모습이 드러나게 하라.'

대리석 안을 들여다 본 나는, 어머니 무릎에 누운 예수의 형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형상이 숨어 있었기 때문에 그 대리석이 그토록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단지 예수가 시키는 대로 불필요한 부분을 쪼아냈을 뿐입니다."


..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미켈란젤로는 고집이 세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가졌던 인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시스티나성당의 천장화를 그리게 되었을 때는
사람들의 성당 출입을 막고 무려 4년 동안이나 성당에 틀어박혀 그림에만 매달렸습니다.

어느 날, 천장 밑에 세운 작업대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 구석구석에
정성스레 그림을 그려가던 미켈란젤로에게 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여보게, 그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뭘 그렇게 정성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있나?
완벽하게 그려졌는지 누가 알기나 한단 말인가?"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무심한 듯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내가 안다네."

이런 내적 동기를 우리는 '미켈란젤로 동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러한 그만의 작품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이처럼 후세에 남는 걸작으로 자리매김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미켈란젤로(1475-1564)는 그의 나이 25살 때에 이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피렌체에서 보관중인 다비드상, 그리고 로마 성베드로의 쇠사슬 성당에서 보관중인
모세상과 더불어 그의 3대 작품에 들어간다. (피에타란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임).

이 상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중 유일하게 그의 서명을 남긴 작품이기도 하다.
돌아가신 예수님을 무릎에 안은 성모님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아들 예수님의 나이에 비해 너무나 젊은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성모님의 얼굴이 젊게 표현된 이유를 미켈란젤로의 제자였던 아스카니오 카우디비가
그의 스승에게 물었을 때,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아스카니오, 너는 아직도 모르느냐? 정결한 여자들은 무릇 그 정결함을 고귀하게 유지시켜야 하지 않겠느냐?
하물며 동정녀로서 잉태하신 성모님의 정결함은 세상의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지 않겠느냐?
천주의 모친이신 성모님의 모습을 젊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아라. 그분은 하나님으로부터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파견되었으며,
사람들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시는 고통을 받으셨다.

그분의 처절한 모습을 재현함으로써 그분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양심의 성찰을 일으키게 하려는 것이
바로 나의 의도이다. 우리는 한 예술가를 재조명해 보면서 르네상스의 마지막 대가였던 미켈란젤로를
그저 조각가나 건축설계사로만 볼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예술 세계는 바로 그의 깊은 신앙심의 바탕 안에서 이루어졌으며,
그러기에 몇 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경이적인 찬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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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夢中人▒ 2007/01/31 22:33 # 답글

    내가 안다네. 오오 그런 내적 동기가 귀찮을 때도 있었는데 앞으로도 잊지 말아야겠어요.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고 교통신호 위반하지 않기 +_+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더불어 부끄럽지 않은 아빠되기까지요. 으하하하
  • inner 2007/02/01 03:35 # 답글

    음..굉장한 몰입이로군요..배워야겠습니다..
  • 빠샤 2007/02/01 09:38 # 답글

    아~ 너무 멋지네요~
  • Zuki 2007/02/01 18:19 # 답글

    내적동기
    역시 사람은 남의 이목보다 자신에게 충실할때
    더욱 멋진 모습이 되지않나 싶네요 ^^
  • 달을향한사다리 2007/02/02 11:28 # 답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거... 나이 들면서 자기합리화가 늘어가는데, 반성해야겠습니다. 근데 또 변명하자면, 주위에서 뭐라 안 하면 자기합리화도 안 한다는...;;
  • 김정수 2007/02/03 21:58 # 답글

    참 멋있는 일화죠? ^6
  • creamy怜 2007/02/08 13:31 # 답글

    멋있는 조각에 멋진 이야기 까지...

    전 바티칸가서 저걸 못보고 돌아와서. 땅을 치고 후회했었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 飛流 2008/11/08 12:06 # 답글

    오오...오오...ㅠ.ㅠ 잘보고갑니다......ㅠㅠ
  • 안희경 2009/09/26 08:11 # 삭제 답글

    감동적인 글 그림 잘보고 갑니다. 님의 그림과 글 공부하는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 퍼간답니다. 감사합니다^^
  • 진남순 2010/01/03 16:24 # 삭제 답글

    삐에다상을 처음 보았을때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겼습니다 .미케란자로훌륭한 화가의 손 끝으로 나에게 영을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 총 입니다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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