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숫타니파타 中)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고매하고 총명한 친구와 사귀라
온갖 이로운 일을 알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자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한 맛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로구나'
이와 같이 깨닫고
현자(賢者)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타버린 곳에서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관(監官)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키라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무소으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잎이 져버린 파리찻타나무처럼
재가지의 모든 표적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여러 가지 맛에
탐착하지 말고 요구하지도 말며
남을 양육하지도 말라
문전마다 밥을 빌고
어느 집에도 집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뇌를 없애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내던져버리고
또 쾌락과 우수를 떨쳐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리지 말며
용맹 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앉아 선정(禪定)을 버리지 말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우환인지를 똑똑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리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自制)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 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들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의 헤메임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무소이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벗은 만나기 어렵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 中 '소부경전(小部經典)'에 수록된 '숫타니파타' 中


'새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을 산다는 것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이 아닐까..

by 김정수 | 2007/01/18 22:05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2)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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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ovemate's m.. at 2009/06/06 05:59

제목 : lovemate의 느낌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more

Tracked from 진도의 삽질 월드! at 2009/08/24 14:18

제목 :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숫타니파타 中) 사실 저 글의 제목만 알고 있는 나같은 사람들이 많을텐데, - 공지영씨가 쓴 책이름이라서 그런가 ... ㅋ 야심만만에서 김제동이 언급해서 관심이가서 찾아봤더니 연관된 글이 넘쳐나는 구나 ... ;;; 나만 몰랐던거임? ;;;;;; 가장 인상 깊은 귀절을 다시 써보지 않을수가 없구나 ...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more

Commented by Kainslain at 2007/01/18 22:17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이거 경전내용이였군요. 경전내용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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