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을 대신해서 내 스스로 비웃다. 엄마의 산책길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핫산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남부럽지 않은 재산과 권력을 지녔지만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현자 랍비를 찾아가 그의 문하생이 되었다.
그런데 스승이 보기에는 아직도 그가 속세의 오만함을 그대로 갖고 있는 듯했다.

"핫산아, 시장에 가서 양 내장을 사서 등에 메고 오너라."

그는 즉시 마을에 있는 시장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내장을 사서 어깨에 둘러멘 순간 옷이 온통 얼룩 범벅이 되었다.
그런 꼴로 마을을 가로질러 사원에 가자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한 모욕감이 들었다.
힘겹게 사원에 도착한 그를 보고 스승은 또 다른 주문을 했다.

"당장 정육점에 가서 큰 냄비를 빌려 오너라."

그는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키는 스승이 못마땅했다.
무엇보다 그런 차림으로 마을에 또 내려가기가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는 꾹 참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을 정육점에 가서 냄비를 빌려 왔다.


"핫산아, 한 번 더 시장에 내려가 사람들에게 물어봐라.
혹시 등에 내장을 지고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큰 냄비든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말이다."

그가 시장에 가서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니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거나 그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제 알겠느냐? 너는 사람들이 네 모습을 보고 비웃을까 봐 염려하지만
사람들은 정작 너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오로지 남의 시선을 대신하여 네가 스스로를 비웃었을 뿐이다.
앞으로는 남의 시선으로 보지 말고 너 자신의 눈으로 보도록 해라."

저녁이 되자 스승은 큰 잔치를 열고 제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말했다.

"자, 맘껏 먹어라. 이것은 핫산의 자존심과 명예로 만든 수프다."



-좋은 생각 1월호 中




덧글

  • 윤사장 2007/01/08 21:59 # 답글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이로군요.... 마음에 와닿는 글입니다.
  • 찬솔 2007/01/08 22:19 # 답글

    저도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이야기처럼 정작 다른 사람들은 관심이 없을 텐데도 말이죠..
    그래도 쉽게 고쳐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맘을 바꿔 먹어야 하는데... ^^
  • 블루 2007/01/09 09:03 # 답글

    남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데 혼자서만 계속 신경쓰는 경우가 참 많은 거 같아요. 저도 종종 그러거든요. ^^;;;
  • 헐헐이 2007/01/09 09:08 # 답글

    아침부터 참으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혼자서만 끙끙대는 제 모습도 가끔은 대범해졌으면 하는데..말처럼 쉽지는 않네요..^^*
  • D-cat 2007/01/09 10:56 # 답글

    마음에 와닫네요. 타인의 시선에 너무 의식하는 것은 자신을 잃기 쉽죠!
    아자아자!
    당당한 자신이 되어야죠^^
  • 랄라 2007/01/09 11:26 # 삭제 답글

    최근에 후배에게 해준 말과 비슷한 이야기군요..
    지나치게 주위를 의식하면 앞으로 나가기 어렵지 않겠냐고 다독인 기억이 납니다.
    이 얘기도 해주어야겠군요. :D
  • 마녀지아 2007/01/09 19:40 # 답글

    아...정말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군요. 감사합니다.
  • 김정수 2007/01/09 22:53 # 답글

    남을 너무 의식하지 않는다면 예의에 벗어나겠지만..
    우리의 교육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는 범절을 중시하다보니
    자기자신을 온통 남의 시선에 고정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내자신을 당당하게 생각하는 첫번째부터 시작하는 습관을 길러봐야 겠습니다.^^
  • Kainslain 2007/01/10 22:15 # 답글

    아. 저만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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