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 엄마가 읽는 시






-詩: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길을 떠나야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 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당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은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 다른 길을 가르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 다 보리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덧글

  • Gadenia 2006/11/23 18:07 # 답글

    오래간만입니다 정수님. 잘 지내셨죠? ^^
  • 랄라 2006/11/23 18:25 # 삭제 답글

    좀 생뚱..인데요.. 몇일전 잠깐 걸어 놓으셨던,
    쥐가 치즈 먹는 겜 주소 좀 알려주세요...;;
    아악.. 오늘 일이 잘 안되네요..ㅠㅠ
  • 김정수 2006/11/23 22:24 # 답글

    Gadenia님.. 돌아오셨군요.^^ 반가워요.

    랄라님.. 즐거운 시간 되시구요. 저도 단순게임을 좋아해서 '노라라'에 있는 중독성게임중에 하나랍니다.
    네이버에 치시면 원하시는 게임들 골라서 하실 수 있을 겁니다.^^
  • D-cat 2006/11/24 17:12 # 답글

    여행을 자고 싶어요;ㅅ;
    저희 부모님은 제가 시험이 끝나자 마자 둘만의 여행을 가실 계획을 세우고 계세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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