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때도 안 간 서울대공원으로 소풍을 간대요!" 중3 마지막 소풍지가 <서울대공원>이라는 용석이 말 속에는 억울함이 베어 있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등학생들도 요즘 도자기 마을이네, 갯벌 체험이네.. 하면서 테마 여행이 한창인데 중3학년 아이들에게 뜬금없는 서울대공원 소풍이라니..^^ 뭐 다 이유가 있겠지 싶어 궁색하게 나도 모르게 선생님 변명 한답시고 말이 튀어 나왔다. "오랫 만에 공작새도 좀 보고, 호랑이도 잘 있나 보고 오면 좋지..뭘 그래?" 용석이 눈초리가 거의 도끼눈으로 변해 있었다. .. 아침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김밥을 싸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 감안해서 보온 병에 따스한 보리차도 준비 해줬다. 빠질새라 전날 슈퍼에 들려 사다논 과자도 몇 봉지 챙겨주었고 착한 용석이는 엄마가 싸준 소풍가방을 메고 서울대공원으로 소풍을 갔다. 난 다 알고 있다. 아마도 엄마가 챙겨주는 소풍가방을 사양하고 돈만 챙겨서 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란 것을.. 어쩌면 용석이가 유일하게 엄마가 싸준 소풍가방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음식점에서 우동 사먹는 아이들 틈에서 김밥을 먹는 아이라는 것을. 퇴근 후, 즐거웠냐며 묻는 엄마에게 용석이는 여지없이 착하게 대답을 해준다. "엄마! 정말 김밥 싸주시길 잘하셨어요. 애들 전부 돈주고 사먹는데, 우동이 4천원 이나 하고, 한 주먹 밖에 안줘서 제 김밥 좀 나눠 먹었어요. 과자도 비싸서 엄마가 싸준 과자도 나눠 먹었고요. 애들하고 나눠 먹어서 잼있있어요.^^ " 그러더니만 깜박 했다는 듯, 한 마디 더 한다. "엄마, 선생님이 아마 애들하고 무료한 동물원 구경하면서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진솔한 대화 하라고 서울대공원으로 정하신 것 같아요. 정말 얘기 많이 했거든요." 아이도 나도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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