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벌루션 NO3. (REVOLUTION NO3)


"남자가 마을에서 맞는 70번째 일요일, 두 다리를 잃은 남자는 다시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어.
그리고 의자에 앉은 채 두 팔과 두 손과 양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지.

그 춤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이번에는 왕의 부하가 두 팔을 싹뚝 잘라버리고 말았어.
그런데도 130번째 일요일, 남자는 목을 교묘하게 움직이면서 목으로 춤을 춘거야.

그리고 끝내 왕의 부하가 남자의 목까지 쳐버리고 말았는데, 땅으로 구르는 남자의
목을 본 마을 사람들,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

남자가 리듬을 바꿔가면서 눈꺼풀을 감았다 떴다 눈으로 춤을 췄던 거야.
하지만 그 춤은 오래 가지 못했지. 그리고 남자는 두 눈으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죽어갔어.
남자의 육체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지만, 남자의 춤은 마을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그 후에도 오래오래 이어져 내려갔대."

..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레벌루션 NO.3 - 이교도들의 춤> 마지막 본문 中.




이 소설은 일본의 삼류 남자고등학교 47명의 학생들로 결성된 '더 좀비스(The Zombies)'들이라는
아이들의 모험담을 엮어 한 권의 소설로 탄생한 책이다.
저자인 제일동포 3세인 '가네시로 가즈키'는 (GO)라는 자전적 성장 소설로 <나오키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있는 작가기도 하다.
스스로 '좀비스'로 일컫는 그들은 '살아 있는 시체'라는 주위의 자폐적인 비아냥들을 우수개로 삼키고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는' 질긴 의지력을 보이기도 한 단체기도 하다.

단순한 '더 좀비스' 멤버들은 공부를 못해 머리가 나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이지만
공부만 하는 동년배들보다 훨씬 영리하고 성숙하고 지혜로우며 의리가 있다.
대학진학과 우수집단의 취직이라는 일류그룹에 속하기 위해 공부만 하는 사람들에게서
보지 못했던 삶의 진지하고 정확한 판단이 그들에겐 있는 것이다.

그들이 바라고 바꿔보고 싶었던 '레벌루션'의 시작은 처음엔 생물선생인 '닥터 몰로'의
'우성인 유전자와 짯짓기'였지만 말이다. 풋.
그들의 아메바같은 단순함에 한참을 배아프게 웃었다.(그런데, 아메바가 '혁명'의 뜻을 갖고 있다니!)

그들에게 성(性)의 호기심의 진로를 틀어준 생물선생의 계기로 시작된 그들의 모험은
이 책이 끝날때까지 유쾌하게 진행되었고, 독자들로 하여금 '주먹파' 아이들도 순수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읽으면서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글자들이 만화로 형상화 되는 착각에 빠졌다^^)
유머가 주는 해학과 유쾌한 결론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히려 진지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은희경씨의 마이너 리그 '만수산 4인방'이 떠올랐다.
그들 역시 메이져 리그와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하지만 만수상 4인방은 우리들 대다수의 모습이며 현실인 것은 또한 사실이다.

머리가 똑똑하고 집안이 빵빵해서 일류그룹에 속해 취직하고 대접받는 것 또한 훌륭하지만
그것이 삶에 모든 장점을 갖췄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가치있고 의리있고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

그 것은 이 소설에서 극명하게 바닥으로 내려앉은 '더 좀비스'의 모습으로 비하시킨 아이들의
모험담에서 느끼는 유머러스한 진실이 정답이었음을 읽는 동안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by 김정수 | 2006/08/28 20:56 | 책읽는 방(국외)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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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아흐다롱디리 at 2007/01/03 00:51

제목 : [책] 레벌루션 No.3
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북폴리오 드디어 가네시로 가즈키 5종세트를 완성했습니다. 경쾌한 그의 이야기가 연애소설에서 살짝 주춤하는듯 하여 아쉬웠으나 이책 레벌루션 넘버3를 통하여 대미를 장식하는 군요.(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이책은 GO에서의 등장인물들, 그리고 스피드와 플라이대디.. 에서의 등장인물들이 다시 컴백하였습니다. 몇몇 인물들은 잘 기억이 나질 않으나, 적어도 아기, 박순신 등은 ......more

Commented by D-cat at 2006/08/28 21:51
맞아요. 엘리트가 인생의 참목표는 아닌것같아요.
Commented by Mc뭉 at 2006/08/28 22:11
인생의 참된 목표는 무엇일까요? 흠...흔하게 얘기하는 더불어가는 어쩌고...이런 것 말고요..^^;
Commented by mONg at 2006/08/29 00:59
아주. 강하게, 그리고 빠르게 흡수한 책입니다. ^^
좋아요, 이 작품.
Commented by 넋두리 at 2006/08/29 05:15
이거 만화책으로 나왔었죠..지금도 연재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최근 개봉한 플라이대디의 원작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많이 겹쳐져 있어서 두 책을 모두 읽는것도 괜찮습니다.
Commented by 이카루스 at 2006/08/29 07:58
저도 얼마전에 <Revolution No. 3> 관련해서 포스팅 올렸었는데...^^*
가네시로 가즈키의 좀비스 시리즈를 읽다보면 저는 중학교 시절에 읽었던 <얄개시대>라는 소설책이 생각납니다.
Commented by Bohemian at 2006/08/29 08:53
예. 일류여고를 습격하는 에피소드가 만화화 되어 3권완결로 나와있습니다.
작가도 굉장히 만족했다는 좀비스의 엠블럼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전 만화부터 보고나서 소설을 읽었는데, 플라이데디도 읽게 되더군요.
좀비스 연작시리즈 Speed도 나왔는데 그건 아직 못 봤네요..^^:
오랫만에 불쑥 나타나서 조용히 또 사라집니다..^^:
Commented by neungae at 2006/08/29 11:30
이 작가님 책은 서점에서만 보기만 하고..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읽어봐야..될지..고민중입니다..><

김정수님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Commented by Wanderer at 2006/08/29 15:56
김현정의 앨범을 상상했는데, 그런 내용이었군요.
그나저나 전 정말 좀비가 되어가는 거 같아서 큰 일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타네시안 at 2006/08/29 16:52
이거 빌릴려고 도서관에 갔는데 없더라구요. 역시 서점에 가야 겠어요 ㅋ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6/08/29 20:53
타네시안님.. 그러셨어요? 인기가 좋은 책이로군요. 서점에 가서 직접 구입했는데.. D.C 하더라고요. 사두고서 스트레스 풀때 읽어도 좋을 책 같던데..소장하시는 것이 어떨런지요? ^^

wANDERER님.. 하하하하.. ㅡ.ㅡ (좀비가 되가신다니요..)

neungae님.. 저도 실은 첫만남의 작가책인데.. 시리즈별로 한번 읽을 계획이랍니다. 참 잼있고 유쾌한 책이었어요.^^ 추천합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6/08/29 20:56
Bohemian 님.. 만화서부터 시리즈물까지 모두 섭렵하셨네요.^^ 오랫만에 오셨어요.
저도 요즘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이글루 이웃분들집에 자주 못간답니다.
마음은 늘 있는거 아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이카루스님.. 저도 님의 블러그의 포스팅을 보고 책 구입을 하게되었어요.^^ 추천 고맙습니다. 얄개시대를 연상하셨군요^^

넋두리님.. 그러게요. 플래이대디란 영화도 보고 싶어질 정도로 잼있게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책 꽤 인기가 있나봐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6/08/29 20:58
mONg 님.. 저도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특히 강인한 '순신'이 나와서 더욱 기분이 좋았던! ^^

Mc몽님.. 그런 흔한 결론을 맺는 주제가 아니라서 기분 좋게 읽게 되더라고요.
기회 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D-cat님.. 엘레트집단이 오히려 불쌍하게 느껴졌던.. ?
하하..그러고보니 저도 이 작가 팬이 되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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