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없는 아이. 우리집 앨범방






남편에겐 흔하디 흔한 초등학교 앨범이 없다.

없을 수도 있잖냐고 하겠지만,
남편의 학창 시절엔 친구집에 놀러가서는 앨범을 덜치며 휴대용 카셋트 틀어놓고
방안에서 춤추며 노는 것이 당시 중.고등학교 학생들 문화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홀어머니의 고달픈 고생을 이미 알았던 철든 초등학생 남편은 육성회비를 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서 앨범을 신청도 하지 않았으며,
중.고등학교 수학여행도 나중에 이쁜 색시와 실컷 여행 다닐테니 걱정마시라고
어머니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러니 남편에겐 초등학교 앨범도, 가장 멋진 청춘시절 수학여행 앨범도 없다.

이 얘기는 남편과 신혼여행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들었는데,
남편이 불쌍해서 콧등이 시큰해 눈물을 참느라 혼났던 기억이 난다.

작년 추석, 남편초등학교 친구를 만났을때,
우연히 남편친구가 보여준 남편의 초등학교시절 졸업사진을 남편보다 내가 더
반갑게 '빌려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스킨을 떠서 블러그에 올려놓았는데
예상대로 참 좋아한다. 그래서 기분 좋게 해주는 김에 인터넷 포토로 사진을 인화해
액자로 남게끔 했다. 정말 시대 좋아졌다.^^ 앨범처럼 기가 막히게 나왔다.

이젠 남편에겐 어느 누구처럼 책장 어느 구석에 처박아 놓아
정말 찾고 싶을때 어디있나 헤매는 졸업사진은 없다. 늘 보고 싶을때 보게끔 액자로 걸어놓을테니까.

이젠 착하디 착했던 소년의 응어리진 슬픔은 조금 가시게 되었을까..?









맨 아랫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아이/ 무척 작았댄다^^;;;




덧글

  • 써니 2006/06/21 21:41 # 답글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
  • 덧말제이 2006/06/21 22:23 # 답글

    앗,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 모습이 작은 아이랑 좀 닮은 거 같아요. ^^
  • 김정수 2006/06/21 22:38 # 답글

    써니님.. 그럴까요? 남편이 어서 퇴근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기대되거든요.

    덧말제이님.. 하하..^^ 그래요?
  • boogie 2006/06/21 23:06 # 답글

    저두 아쉬운걸요..
    워낙 이사를 자주 다니다 보니 잃어 버렸습니다...ㅠ,.ㅜ
    글고 어릴때 사진의 없습니다..어렴풋..고등학교 졸업때 사진만 남아 있습니다..추억을 잃은것 같군요..
  • hannah 2006/06/21 23:17 # 답글

    전 정수님의 속깊은 배려에 찌잉...! 남편분 정말 복 받으신 분이세요!
  • 지연 2006/06/21 23:37 # 답글

    앗, 저번 생신때 올리셨던 사진하고 정말 닮으셨네요^^ 어렸을때의 모습이 아직까지 남아있네요^^
    남편분께 좋은선물하셨네요.
    제 남편은 대학졸업여행 장소가 제주도였는데, 나중에 결혼하면 신혼여행때 마누라랑 올꺼라고 일부러 여행을 안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혼여행정할때 제주도 가자고 저한테 그랬는데,,난 우리식구라 다 가봐서 지금 당장 가고싶지 않다고 딱잘라 말해서,,다른곳을 다녀왔죠. 그래서 울남편 아직 제주도 못갔는데 언젠간 가리라,,하고 벼르고있답니다^^
  • Wanderer 2006/06/21 23:49 # 답글

    어머나~ 멋져요 *^^*
  • Ggatal 2006/06/22 00:36 # 답글

    멋있습니다. 모든 것이요~!!
  • mONg 2006/06/22 00:54 # 답글

    저도 나중에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을 잘 찾아야 할텐데요. ^^
    정수님 잘 보고 따라해야겠어욧!!! ^0^/''
  • Paromix 2006/06/22 01:01 # 답글

    정수님 멋지십니다.^^b
  • 이카루스 2006/06/22 08:30 # 답글

    감동입니다...^^*
  • 도리천 2006/06/22 08:50 # 삭제 답글

    가장 멋진 선물이네요 ^^
    전 굴러다니는거 보기 싫다고 버릴려고 맘 먹었었는데... ㅋ 반성하게 되네요
  • 으루 2006/06/22 12:28 # 답글

    훌륭하십니다 ^^
  • D-cat 2006/06/22 18:55 # 답글

    정말 코끝이 시큰해지네요.
    정말 멋진 선물!
  • 홧트 2006/06/22 23:25 # 답글

    정수님의 따뜻한 마음이 글에서 물씬 느끼지네요.^^
  • Kainslain 2006/06/23 00:00 # 답글

    어렸을 때 모습이 남아있네요. ㅋㅋ 졸업앨범을 빌려서 남편께 보여주다니 마음 씀씀이에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 리이 2006/06/23 11:30 # 답글

    아.. 기술의 발달이 이렇게 좋은 점도 있군요 ^^~
  • 안재형 2006/07/02 21:04 # 답글

    정말 아드님들 모습과 닮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작은 감동 맛볼 수 있었습니다. ^^
  • ForeverSJ 2007/01/31 20:22 # 답글

    아... 뒤늦게 이 글을 접했습니다만, 마음이 훈훈해 지네요. 남편분과 블로그주인님 모두 속이 깊고 센스있는 분들 같아요^^
  • 김정수 2007/01/31 21:31 # 답글

    ForeverSJ 님.. 지난 글들을 꺼내서 보시고 덧글도 달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사진은 지난 추억의 증거이자 과거의 표상이니까요.. 남편에게 좋은 선물을 한 것 같아 저도 기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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