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문과 신숙주. 일상 얘기들..






중3인 큰애 국사 수행평가 문제로 <성삼문과 신숙주>에 대하여 학생 스스로
지지하는 인물을 선택해 보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서 내는 숙제가 있었다.
용석이는 국사수행평가로 낸 이번 문제로 A 를 받아왔다.

지지난 주말 융건릉으로 가족 모두 산책을 갔을때 다소 진지하게 내게
'엄마의 의견은 어떠세요?'라고 물었을때 잠시 난감했던 그 질문이
바로 숙제였다니.. ^^;

엄마인 내가 읽어도 사려깊은 아들의 생각을 담아두고 싶어 옮겨본다. ^^



<성삼문과 신숙주에 대한 자기 생각 쓰기>

항상 어떤 선택에는 득과 실이 따른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그 사람의 배경, 상황, 심리적 결정이 조합되어 있다.
이때의 계유정난이 일어나기 전에는,
성삼문과 신숙주는 같은 집현전 학사였으며, 세종이 아낀 신하였다.

또한 그랬기에 둘은 매우 친한 사이이기도 했다.
그러나 둘을 갈라놓은 계유정난은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다.
너무나 다른 삶의 결말을 맞게 된 것이다.

왜, 어째서 그렇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은 왜 한 것인가?

우선,
의지, 존경하는 사람이 달랐다.
성삼문은 세종이 죽을 때의 유언을 받들려는 생각이 매우 강했다.
항상 자신을 아껴준 것에 감사한 충신이었던 것이다.

신숙주는 세종의 죽음에 대한 앞날을 생각했으며 정치의 불안을 느꼈다.
그에 따라 세조와 가까운 관계로 발전시켰다.
즉, 상황이 세조의 결정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었다.

두번째는, 생각이 달랐다.
성삼문은,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여긴 세종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였다.
그만큼 왕명을 중시하고 유언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에 반해 신숙주는 나라의 미래와 왕위의 걱정을 우선시했다.

일부 사람들은 신숙주가 자신의 의지로 변심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으나, 시대적 상황상 세조의 강압적인 시대는 아니었다.
또한 세조의 세력이 막강하지도 않았다.
이를 정리하자면, 성삼문과 신숙주는 왕위에 대한 거의 반대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시대적 배경이 이러했을 때, 세조의 결정이 난을 일으키고 만 것이다.
이런 난이 벌어진 상황에서 성삼문은 비참한 죽음을 맞고 만다.
하지만, 자신의 친구를 죽였다는 변절자라고 우리가 신숙주를 부르는 것은
옳은 행동일까?

나는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자신의 선택을 믿고 행동한 노력은
우위를 따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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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AZZ 2006/04/24 22:18 # 답글

    글 조리있게 잘썼는데요, 더 나가 저와 같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들이나 소위 말해 어른들이 하는 행태들을 보면 너는 틀리고 나만 옳다로 매진하니.... 저렇게 시대상황이나 당시의 문제들은 뒷전으로 놓고 현대의 잣대로만 평가하려 하니....

    용석이가 일반 어른들보다 더 나은 거 같습니다.
  • 스미스 2006/04/24 23:50 # 답글

    -,- 어린 학생이 이런 글을 쓰다니....! 대단합니다.
    글의 전개 방식이나, 성찰의 깊이라던가... 흠 잡을데 없네요.
  • 김정수 2006/04/24 23:56 # 답글

    FAZZ님.. 어떤 판단을 내릴때 상황, 배경, 당시의 설정등을 생각하는 자세가 좋더군요. 동생과 대화를 할때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을 보면 역시 형이란 생각이 들어요.^^ (맞아요. 팔불출 엄마죠)

    스미스님.. 그렇게 보이셨어요? ^^ 저도 그랬어요. 논술 쪽으론 걱정안해도 될듯 싶어요.^^;
  • 패스츄리 2006/04/25 01:20 # 답글

    참 글 잘썼네요. 전 중3때 뭐했을까요? ^^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신숙주를 이해할수 없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 안재형 2006/04/25 01:47 # 답글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고나 할까요... -0-
  • 덧말제이 2006/04/25 23:27 # 답글

    우와~
    제 아이가 몇 년 지나면 과연 이럴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넘 똑똑합니다. ^^
  • 일팔이맘 2006/04/27 21:55 # 삭제 답글

    와우~ 멋진 글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는 것보다....글로 표현하는 것이 오만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의 정돈된 글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찡해집니다.
    어른들도 자신의 생각을 진중하게 글로 나열하지 못하는데....
    저런 생각을 한것도 기특한데 글까지 잘 써주는 아들은 얼마나 흐뭇하시겠어요?

    중3이면 알꺼 다 아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한참 다른(조금 더 많이 아는) 사람의 생각을 모방하고 따라하기에 한참
    열올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랑스러워하셔도 좋을 듯하고....부럽습니다...
  • 2008/04/27 21:1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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