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말. 남편의 마지막 시골 노총각이 결혼을 했다. 남편이 불혹을 넘긴지가 꽤 됐으니까 신랑은 중년을 달리는 아저씨라 하겠다. 신랑은 노총각이라 대접하지도 못할만큼 능글맞아서 하객들의 온갖 짖굳은 말에도 히죽대는 모습으로 능숙하게 일관했고, 나는 교통정리하는 경찰의 마음처럼 역시 결혼은 수줍은 듯 이쁘게 보이는 나이에 해야 좋아..하고 도리질을 하고 있었다. 사실, 요즘은 30살이 넘어서도 도무지 결혼을 할 생각들을 안하니 결혼 적령기가 언제인지 말하기도 머쓱하다. 그날은 따스하다 못해 어찌나 덥던지.. 혹여 봄바람에 감기라고 걸릴까 목티를 입고 갔던 나는 한마디로 쩌죽는줄 알았다. ㅡ.ㅡ 어제는 그렇게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왜이렇게 더운거야..하는 푸념소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 나왔고 변덕스런 날씨탓을 하느라 내얼굴은 온통 불만쟁이 아이같았다. 인간처럼 간사한 동물도 없다던가. 홀렁훌렁 벗어 던지고 싶었던 욕구를 참느라 찬바람과 그늘곁을 틈만나면 찾아 다니기 바빴는데, 우연히 담벼락에 개나리 행렬을 보고서 나는 얼마나 놀랐던지! 헉! 개나리라니.. 이젠 정말로 봄이 왔구나. 봄이면 결혼식 청첩으로 정신없이 한주도 못거르고 다니면서도 나혼자만 봄이 옴을 느끼지 못했고, 나혼자만 꽃샘 바람에 벌벌 떠느라 추위를 무서워 하고 있었다. 어느새 봄이 왔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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