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그리고 개나리.



지난주말.
남편의 마지막 시골 노총각이 결혼을 했다.
남편이 불혹을 넘긴지가 꽤 됐으니까 신랑은 중년을 달리는 아저씨라 하겠다.

신랑은 노총각이라 대접하지도 못할만큼 능글맞아서 하객들의 온갖 짖굳은 말에도
히죽대는 모습으로 능숙하게 일관했고,
나는 교통정리하는 경찰의 마음처럼
역시 결혼은 수줍은 듯 이쁘게 보이는 나이에 해야 좋아..하고 도리질을 하고 있었다.
사실, 요즘은 30살이 넘어서도 도무지 결혼을 할 생각들을 안하니
결혼 적령기가 언제인지 말하기도 머쓱하다.

그날은 따스하다 못해 어찌나 덥던지.. 혹여 봄바람에 감기라고 걸릴까
목티를 입고 갔던 나는 한마디로 쩌죽는줄 알았다. ㅡ.ㅡ

어제는 그렇게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왜이렇게 더운거야..하는 푸념소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 나왔고 변덕스런 날씨탓을 하느라 내얼굴은 온통 불만쟁이 아이같았다.

인간처럼 간사한 동물도 없다던가.
홀렁훌렁 벗어 던지고 싶었던 욕구를 참느라 찬바람과 그늘곁을 틈만나면
찾아 다니기 바빴는데, 우연히 담벼락에 개나리 행렬을 보고서
나는 얼마나 놀랐던지! 헉! 개나리라니..

이젠 정말로 봄이 왔구나.

봄이면 결혼식 청첩으로 정신없이 한주도 못거르고 다니면서도
나혼자만 봄이 옴을 느끼지 못했고,
나혼자만 꽃샘 바람에 벌벌 떠느라 추위를 무서워 하고 있었다.

어느새 봄이 왔는데도 말이다.


by 김정수 | 2006/03/27 21:14 | 일상 얘기들..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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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ewtype at 2006/03/27 21:17
어릴적에 친지들 결혼식가서 이것저것 줏어먹는 재미가 쏠쏠했죠.
몇년뒤면 얼마내나~ 걱정하게될것같네요. ㅡ..ㅡa
Commented by 정으니 at 2006/03/27 21:41
역시 봄이라, 주변에 결혼하시는 이웃분들이 있군요.
하아~ 날씨좋은 봄날에 전 왜 궁상만 떨고 있는지 참 ㅠㅠ
Commented by FAZZ at 2006/03/27 21:52
정말 봄이 왔어요 해도 길어지고.... 예전에는 못느꼈는데 봄 정말 좋습니다. ^^
Commented by 1ⁿ0ⁿ2 at 2006/03/27 23:38
제 친구도 얼마전에 결혼했는데 결혼하는 친구들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
전 개나리 핀거 못봤는데, 어느새 개나리도 피었나보군요.

낮에는 따스한데 밤에는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되세요.
Commented by 넋두리 at 2006/03/28 00:55
결혼식은 좋은데 친척결혼식에 가면 넌 언제 결혼하는데라는 왜 나만 가지고 그러시는지..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6/03/28 06:34
저도 엊그제 헉! 개나리라니 했습니다.
왜 이렇게 계절 변화가 실감나지 않는지... 꽃은 피었는데 한낮을 제외하면 전 여전히 추워요.
Commented by 이카루스 at 2006/03/28 08:29
벌써 개나리가 피었군요...ㅡㅡ"
어제 노란 개나리를 봤긴 봤는데 조화려니 생각했었습니다.
정말 봄이죠?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조금은 쌀쌀하네요...ㅡㅡ")
Commented by ▒夢中人▒ at 2006/03/28 10:42
개나리피는 봄에 결혼하게되면 무지 수줍어해줘야겠네.. 하고 생각했답니다 :p
Commented by saya at 2006/03/28 18:39
사진보니 정말 개나리가 피었군요;; 저는 감기걸려 콜록콜록 하다보니 아직도 겨울인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까만 옷좀 벗어던지고 봄다운 상큼한 옷이 입고싶네요;ㅁ; 후후. 아무튼, 결혼하시는 분들 부러워요;ㅁ;ㅋ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6/03/28 22:21
soya님.. 감기 걸리셨군요. ㅡ.ㅡ 얼렁 감기 나으셔야죠.. 황사가 심하더라구요.

몽중인님.. 하하^^ 그것도 좀 일찍 결혼한 신랑신부에게나 해당되는 사항같아용. 요즘 신랑신부들은 얼마나 넉살이 좋은지..ㅋㅋ

이카루스님.. 저도 조화같이 활짝 피어서 놀랐다니까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6/03/28 22:22
덧말제이님.. 그러게 말입니다. 주말에 그렇게 덥더니..오늘은 또 왜이렇게 추운지..ㅡ.ㅡ;; 좀 칭찬하면 이렇다니깐요?

넋두리님.. ㅋㅋ 독촉받을 나이시잖아요. 뭘그리 아닌척을 하시는지..^^;;;

1-0-2님.. 올 가을에 가시도록 노력해 보세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6/03/28 22:24
FAZZ님.. 해가 길어진건 실감합니다. 아침에 자주 깜짝 놀라면서 깨거든요. 너무 환해서요..^^

정으니님.. 어깨 딱 피시고 기분 좋게 미소지어 보세요..^^

Newtype님.. ㅋㅋ 저도 결혼식가면 오늘은 부풰로 나오나 갈비탕이 나오나 그것부터 생각하더라구요? 헤헤
Commented by Gadenia at 2006/03/29 18:12
아침 출근길에 도로변에 피어난 개나리를 보면서 봄을 실감했어요. 아직 체감은 겨울이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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