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서야.. 일상 얘기들..






중학교 3학년부터 일본어를 배우게 되었다며 선생님이
개인별 이해력 수준에 맞는 일본어 교본을 각자 사가야 한다며
용석이가 전화를 해왔다.
음. 이번엔 직접 서점에 들려야 겠군.

언제부터인가 편안하게 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하고 느긋하게
책을 배달받던 편리함에 젖어 있는 나에게 서점을 들려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이 저녁준비와 맞물려 퇴근길을 빠르게 종용시키고 있었다.

난 어딜가든지 시간을 대충 계산하는 버릇이 있다.

수원역사에서 애경백화점 3층 리브로로 가는데 7분.
외국어교본 책코너로 뛰어가는데 1분.
용석이 수준에 맞는 기초 일본어책 찾는데 3분.
계산하려 줄서고 끝마치는 시간 5분.
다시 에스켈러이터로 내려와 집으로 가는데 15분.
도합 31분이 넘는 시간을 빠듯하게 써야 했다.

전철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자동문앞에 대기하던 나는 역사밖으로 뛰기 시작했고,
계산했던 대로 7분만에 백화점 3층 리브로에 도착했다.
흡족.

그런데 입구에서 나는 호흡을 멈추고 쭈삣 거리고야 말았다.

너무나 느긋하게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보는 사람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동화책을 미소를 머금고 덜치고 있는 엄마들이..
연인들과 팔짱을 끼고 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그새 교과서를 잃어버렸는지 책이 어딨냐며 허둥대는 엄마들이
그만 내 시야를 다 막고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회사의 쫓기는 업무의 압박이 언제부터인가 나를 이렇게 조바심나는
사람으로 변모시켰는가.. 순간 반성이 들었다.
그래.. 이왕 서점에 들린거 책냄새 실컷 맡고 내책도 큰애 책도 느긋하게 사보자.
저녁 준비는 어머니께 아양떨고 치킨으로 때우자고 해야겠다고
맘먹자 그렇게 시간재듯 뛰어온 덜렁쟁이 아줌마는 어디가고
30분을 허비하고 나서야 서점문을 나서고 있었다.


덧글

  • 드리머 2006/03/06 21:31 # 답글

    저는 서점에 들어가면 지름신의 강림과 함께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욧.그리고 서점을 나올때는 빈지갑과 책이 가득든 봉지가 한손에 들려있다는 ㅋ
  • 김정수 2006/03/06 21:41 # 답글

    드리머님..ㅋㅋ 굉장한 독서가시네요. 와우~! 저도 오늘 ok케시백으로 벅벅 긁고 나왔지요.
  • shyuna 2006/03/06 22:18 # 답글

    서점의 그 느긋함은 뭐라 꼬집어 얘기하기 힘들지요..
    그래서 전 아직까지 오프라인 구매를 고집하고 있답니다..
    요 며칠전엔 적립금이라는 것때문에 온라인 구매를 하긴 했지만요.. 앞으로도 온라인 구매를 많이 이용하게 될 거 같지만.. 그래도 오프에서의 그 재미도 같이 느낄 예정이랍니다.. 서점은 자주 가도 좋아요^^
  • 해피해피맴 2006/03/06 22:36 # 답글

    저도 느긋함과는 담쌓았어요..아시죠!!
    전 사탕만 사들고 나왔는데요..뭘~~
    여유있게 책좀 읽고싶어요.
  • soya 2006/03/06 23:08 # 답글

    서점은 시계가 느리게 가는 곳 같아요
    어쩌면 책보다도 그 여유로운 분위기가 좋아서 서점을 좋아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주객전도?? ^-^;;
  • 도리천 2006/03/06 23:51 # 답글

    서점에서 책을 사면 왠지 바가지 썼다는 기분이 들어서... ㅎ
  • inner 2006/03/07 00:33 # 답글

    와..시간계산..! 얼마나 빠듯한 일상인지..
    저는 서점가면 퍼져 앉아 책 보다 오고, 아이들도 다 맘껏보고 고르게하고
    사지는 않아요. 모두 적어서 인터넷 주문하면
    맘에 드는 책 사면서 할인까지..^^
  • 덧말제이 2006/03/07 00:41 # 답글

    그래도 안아 드리고 싶은데요. 잘 하셨다고. ^^
  • 찬솔 2006/03/07 09:13 # 답글

    저도 가끔 시간계산을 하며 다니는데...
    문득문득 그런 제가 안쓰럽기도 하더라구요.
    서점에서만큼은 여유있게~ 잘 하셨어요...
    저도 수원역 북스리브로 가끔 가요... ^^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 곰팅아~ 2006/03/07 09:29 # 삭제 답글

    전 느~을 헐렁하게 살아서...
    그렇게 잠깐이라도 계획을 세우신다는 게 저는 부럽답니다.
    게다가, 서점에 서서 뭔가 집중해서 볼 능력도 안 되고,
    대단히 느리고 어렵게 책을 읽는지라,
    대충 보고 괜찮다 싶으면 다 삽니다 ㅠ,.ㅠ;;;
    그리고는 허덕이죠.
    어느땐 하룻밤에 다 읽어버리기도 하고,
    대부분은 1년이 가도 다 못 읽기도 하고... ㅋㅋㅋ
  • 윤사장 2006/03/07 14:01 # 답글

    종로에서 약속을 하면 대부분 일찍 가서 서점에 가게 되더라고요.
    그냥 딱히 살 책이 없더라도 가기만 해도 맘편한 곳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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