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연필깍는 이유. 일상 얘기들..






신문지를 펼치고 애들 책상 위 연필통에 수북히 깍지 않은
연필을 펼쳐놓으니 문구점을 차려도 될만큼 많다.

발을 쫙 벌리고 앉아 연칠을 깍고 있자니 애들이며 어머니가
'햐~ 많다' 소리를 연발하며 구경꾼처럼 기웃거린다.

애들도 어설프게 연필을 깍지만 도끼질이 서툴러 나뭇꾼이
다치는 것처럼 내맘이 편치가 않아 매번 정리하듯 주말마다 깍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몇주간 정신없이 바빠 이것도 제대로 못해준 터였다.

정신이 없이 한주를 보내고 나면
마치 내 머리속에 실타래를 뒤엉킨 것처럼 복잡해진 기분이 들어
무엇이든 단순하게 정리되는 과정을 밟는 습관을 갖는데
나에겐 애들 연필깍기처럼 좋은게 없다.

하나씩 깍고 몽당연필은 볼펜 뒷꼭지에 꼽아 정돈하다보면
내일은 무엇을 해야겠다. 이번주엔 무엇을 놓치면 안돼지..하는
계획이 하나씩 선다.

내겐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애들과 함께 하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



덧글

  • 윤사장 2006/02/12 22:20 # 답글

    상상만 해도 따스해서 웃음이 나는 풍경이네요.
  • FAZZ 2006/02/12 22:28 # 답글

    어렸을 때는 저렇게 귀찮은 과정으로 무슨 정리를 한다는 어른들 말씀을 이해못했는데 이제는 알겠더라구요. 나이가 든건지.... -_-
  • hurihuni 2006/02/12 23:18 # 답글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것 같네요.
    어느덧 샤프에 익숙해져 버려서 가지기 힘든 습관이긴 하지만요..
  • 2006/02/13 13: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홧트 2006/02/13 15:12 # 답글

    저도 가끔 연필을 깍곤 하는데, 그 시간이 참 좋더라구요.^^
  • 김정수 2006/02/13 19:53 # 답글

    윤사장님.. 힛~ 애들이 깍아놓은 연필을 보면 무척 좋아한답니다. '어떤 것부터 쓸까?' 이러거든요.^^

    FAZZ님.. 맞아요. 이제 부모님 마음을 이해할만큼 성숙해졌단 뜻입니다.^^ 정리정돈은 주위를 산뜻하게 함과 동시에 자신 주변을 정리하는 첫단계가 되기도 해요..^^

    hurihuni님.. 가끔 샤프가 선물로 들어오긴 하는데.. 애들이 꾹꾹 눌러쓰는 습관이 있어서 연필을 애호하게 되더라고요..^^
  • 김정수 2006/02/13 19:54 # 답글

    비공개님.. 잘지내고 있습니다.^^

    홧트님.. 역시 제맘을 이해하시는군요^^
  • inner 2006/02/14 01:45 # 답글

    와...저도 항상 연필을 깎아두곤 합니다. 어린딸이 잠든 밤에 책상위의 뭉뚱해진 연필들을..그런 느낌 그 시간이 참 고즈넉합니다.
  • 불량주부 2006/02/14 10:51 # 답글

    옛날 생각이 나네요..저희 아빤 일부러 연필갂이를 안사주셨어요
    그래서 님처럼 주말마다 필통속의 연필을 쭉~꺼내놓고 깍아주시곤 하셨답니다..
    그땐 그런 아빠를 이해못했는데 이제는 쬐금,아주쬐금씩 이해가
    되는걸보니 저두 크긴 컷나봐요~^^
  • 김정수 2006/02/14 21:48 # 답글

    inner님.. 그렇죠? ^^ 깎아놓은 연필을 애들이 쥐고 쓰는 모습을 상상하면 참 마음이 따스해져요..

    윤이엄마.. 아빠가 참 자상하셨나봐요^^ 부모맘을 조금씩 이해가 될때 바로 나도 부모맘과 비슷해 지는것 같아요^^
  • 다마네기 2006/02/18 09:28 # 답글

    요즘 아이들은 누르기만하면 쏘옥~ 쏘옥 ~~ 새로운 심이 나오는 샤프나 가볍게 몇초 돌리기만 하는 연필깎이를 많이 쓰지만 용희와 용석이는 정수님 덕분에 운치있게 ^^ 연필을 쓰네요!

    저도 책읽다가 좋은 글귀가 나오면 연필로 줄을 그어 놓는데 샤프가 아니라 연필이여서 그 느낌이 더욱 진중하고 좋더라구요.
    " 스윽 ~ 스윽 ~~ " 손에 전해오는 종이에 닿는 연필심의 촉감도 좋고...

    제가 어릴 적.
    젊은 날의 아버지는 저녁 때마다 딸래미의 연필을 깎아 주셨답니다.
    제가 " 샤프 쓰니까 않깎아도 돼 ~ " 라고 하면 아버지께선 " 연필로 써야 글씨가 예뻐져 . 글구 아빠가 이렇게 깎아줘야 우리 막둥이가 더 열심히 공부 할거구 말이야 ~~ " 하시며 흐뭇해하셨죠.

    아빠의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정갈한 연필로 공부는 비록 않했지만 나름대로 바르게 큰 막둥이는 어느덧 서른이 되었답니다.

    이제 제곁엔 연필을 깎아주시던 아빠는 않계시지만 아빠의 마음은 늘 느낄 수 있어요.
    아빠가 행복하셨음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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