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성능좋은 전기압력밥솥도 많건만 굳히 일반 까스렌지용 압력밥솥으로 해야 밥이 차지고 맛있다고 어머니의 지론에 못이겨 우리집은 여태 구형밥솥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들어 압력유지의 생명인 밥솥 뚜껑의 고무바킹이 말을 잘 안듣는지, 힘차게 끓지 않아 이리저리 걱정하다 보면 새까맣게 탄 밥을 만들고야 만다. 안그렇면 설익은 밥.. 오늘도 퇴근후, 부랴부랴 서둔 밥이 이랬다. 탄밥 속에서 그나마 제대로된 밥을 건져(?) 어머니와 아들네미들에게 쓴냄새를 풍기며 내어놓으니 어머니 인상이 영 안좋으시다. 그런데, 아무 말씀도 안하셔서 불안반, 안도반.. 눈치를 보고 있는데 용석이가 한마디 침묵을 깨고 한다. "할머니.. 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요." "니 에미가 밥도 하나 제대로 못해서 그런걸 어쩌냐? 그냥 먹어라..괜찮다." 으헥.. ㅡ.ㅡ;;; 그래도 이정도로 의중을 표시하시니 다행이다 싶었는데, "도무지 니 에미는 밥이나 반찬에는 관심이 없으니 큰일이다. 그냥 대중으로 반찬을 하니 맛이 날리가 있냐? 아침에 알탕도 어찌나 짜던지.." 흑흑.. 가끔 어머니는 직선적인 표현으로 날 무너지게 만드신다. 사실, 압력밥솥도 타이밍 맞춰 맛나게 해주는 신형 전기밥솥으로 하면 나도 아침,저녁시간을 여유롭게 반찬을 만들 수 있을텐데 말이다. 또 아침시간엔 어머니가 국을 끓여 주시면 오죽 좋을까..말이다. 황금같은 아침시간을 국을 끓이느라 30분을 소비하다보니 간이 제대로 맞을리가 없다. 물론 솜씨없는 나의 궁색한 변명이다. 부엌에 여자가 두명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변하지 않는한 어떻게든 내가 편하고 즐겁게 부엌일을 할 수 있게끔 다른 방안을 모색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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