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압력밥솥.



요즘은 성능좋은 전기압력밥솥도 많건만
굳히 일반 까스렌지용 압력밥솥으로 해야 밥이 차지고 맛있다고
어머니의 지론에 못이겨 우리집은 여태 구형밥솥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들어 압력유지의 생명인 밥솥 뚜껑의 고무바킹이
말을 잘 안듣는지, 힘차게 끓지 않아 이리저리 걱정하다 보면
새까맣게 탄 밥을 만들고야 만다. 안그렇면 설익은 밥..

오늘도 퇴근후, 부랴부랴 서둔 밥이 이랬다.
탄밥 속에서 그나마 제대로된 밥을 건져(?) 어머니와 아들네미들에게
쓴냄새를 풍기며 내어놓으니 어머니 인상이 영 안좋으시다.

그런데, 아무 말씀도 안하셔서 불안반, 안도반.. 눈치를 보고 있는데
용석이가 한마디 침묵을 깨고 한다.

"할머니.. 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요."

"니 에미가 밥도 하나 제대로 못해서 그런걸 어쩌냐? 그냥 먹어라..괜찮다."

으헥.. ㅡ.ㅡ;;;
그래도 이정도로 의중을 표시하시니 다행이다 싶었는데,

"도무지 니 에미는 밥이나 반찬에는 관심이 없으니 큰일이다.
그냥 대중으로 반찬을 하니 맛이 날리가 있냐? 아침에 알탕도 어찌나 짜던지.."

흑흑.. 가끔 어머니는 직선적인 표현으로 날 무너지게 만드신다.

사실, 압력밥솥도 타이밍 맞춰 맛나게 해주는 신형 전기밥솥으로 하면
나도 아침,저녁시간을 여유롭게 반찬을 만들 수 있을텐데 말이다.
또 아침시간엔 어머니가 국을 끓여 주시면 오죽 좋을까..말이다.
황금같은 아침시간을 국을 끓이느라 30분을 소비하다보니
간이 제대로 맞을리가 없다.
물론 솜씨없는 나의 궁색한 변명이다.

부엌에 여자가 두명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변하지 않는한
어떻게든 내가 편하고 즐겁게 부엌일을 할 수 있게끔
다른 방안을 모색해 봐야겠다.

by 김정수 | 2005/10/04 22:27 | 일상 얘기들.. | 트랙백 | 덧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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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AZZ at 2005/10/04 22:32
ㅎㅎㅎ 마음고생이 조금 있으시겠습니다. ^^
Commented by 하늘처럼™ at 2005/10/04 22:37
전 가서 도우면.. 엄마가 아마 쫗아낼지도 몰라요 ㅋㅋ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4 23:00
FAZZ님.. ㅋㅋ 뒷끝이 없으시니.. 괜찮아요.^^ 제가 부족한게 느무느무 많아서리.. ㅡ.ㅡ

하늘처럼™ 님.. 제가 결혼해서 후회된것이 부족하나마 친정엄마가 귀찮아 하시드라도 부엌일 못도와드린거랍니다.^^; 눈동냥이 어딘데요..
Commented by 뽀스 at 2005/10/04 23:15
집에 딸내미가 없어서...
가끔이지만 집에 내려가면 주방일좀 도와 주는데..
울 채여사..
입이 귀에 걸립니다..
(그러길래.. 딸 하나만 낳자니까 그러네.. ㅡㅡ;;)
Commented by 주영사랑 at 2005/10/04 23:25
결혼하고 잘난척 하면서 돌솥에다 밥을 해먹었는데
날이 갈 수록 번거롭더라구요.
밥은 맛있고 누룽지도 먹을 수있고 숭늉도 마시고...
그렇지만 한쪽에서는 밥이,
다른 한 쪽에서는 찌게가 끓고 있으면
불을 필요로 하는 다른 음식은 만들수가 없더라구요.
불편했지요.
결혼하고 몇 년 직장을 다니며 집안일까지 하려니
그 스트레스가 아주 컸답니다.
잘 하려고 하는데 남편이라도 옆에서 뭐라고 한마디하면
정말 속상했어요.
정수님....
그래도 힘네세요^^*
Commented by 미치르 at 2005/10/04 23:38
저희 집도 구형밥솥을 사용합니다. 요즘은 구형보다 더 밥이 밧나게 잘되는 신형 전기압력밥솥들도 많잖아요. 한번 사용해 보심은 어떤가요? (..사실은 지난 방학동안 전기밥솥 파는 알바를 해선지 추천해드리고 싶은 전기밥솥이 머리 속에..^^;;;)
어릴 적에 직장에 다니시던 엄아께서 아침밥하랴, 출근 준비하랴 분주하다가 결국 밥을 태우시는 일이 빈번했답니다. 나중엔 보다 못한 할머니께서 먼저 일어나셔서 엄마 식사를 챙겨주셨지요. 그러다가 차차 부엌은 할머니의 영토가..^^; 정수님도 힘내세요!
Commented by 푸른마음 at 2005/10/05 00:02
패킹 교환이라도 하셔야겠군요.
Commented by runaway at 2005/10/05 02:26
다행이(?) 저희 시어머니 요리 솜씨는 보통(?)이시네요. ^^; 모시고 살고 있지도 않지만 특별한 일이 있으면 무조건 외식이랍니다. 결혼하게 되면서 가장 걱정됐던게 바로 요리거든요.
Commented by happyalo at 2005/10/05 08:29
김정수님 정도면 너무 훌륭하시지 않나요.
저라면 아주 야단을 달고 살겠네요. ^^;
Commented by 해피맘 at 2005/10/05 09:05
도무지 살림에는 관심이 없으니..제가 늘 듣고 있는 말예요~ ^^ 예전엔 그런말씀 한마디한마디에 다 신경이 쓰였는데 요즘은 좀 무신경해졌어요...저도 부엌에 여자 둘이면 불편하다는 말씀에 동감입니다..전 어머니가 부엌일 하실땐 다른 일을 주로 해요..제가 못하는 음식이면 재료 다 다듬어 준비 해 놓고 해주세요~ 하면 오셔서 해주시고요..김정수님의 무너지는 마음 깊이 전해집니다..정수님 훌륭히 해내고 계시니까요 아자아자! 기운내세요..
Commented by 롤리팝 at 2005/10/05 09:29
요즘에는 압력 전기밥솥도 좋던데 말이죠 ^*^ ㅎㅎㅎ 타협점 잘 찾으시길~
Commented by 꿈꾸는풍경 at 2005/10/05 09:38
정말 힘드시겠어요.. 근데 저희 어머님도 전기 압력솥 말고, 수동 압력솥을 쓰고 있다죠^^; 근데..진짜루 어머님이 해주신 밥이 더 맛나긴 해요^^;
아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Commented by 불량주부 at 2005/10/05 09:42
그래도 정수님보면 부러울때가 많아요..
시어머님과 함께 사시면서 힘든것만큼이나 행복한 시간들도
많이 보이셔요~ 전 3년동안 참 많이 힘든 시간들만 보냈었는데...
Commented by 홧트 at 2005/10/05 11:00
맘 고생이 좀 되시겠네요...
그래도 항상 열심히 하시는 정수님이니깐 이번에도 타협점을 찾아 잘 해결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 하루도 홧팅~!^^
Commented by 홍군 at 2005/10/05 11:03
저는 솔직히 입이 까탈스러운 편입니다.
편식도 자주하구요.. 반찬 뿐아니라 밥도 따지는데;;
(아직 덜 굶어봐서 까탈스럼 ㅠ.ㅠ)

확실히 압력밥솥은 가스렌지용이 더 좋습니다.
아니 가스렌지용에 해야 밥이 더 맛있습니다.
미세한 차이도 아니고 확실히 달라요~ -0-

어머님께서 뒷끝이 없으시다고 하니
화목한 가정이 상상됩니다. ^^
Commented by Eternity at 2005/10/05 11:05
그래도 다정해보이는걸요^^

전기밥솥은 쿠쿠 압력밥솥은 풍산이 좋더라구요 풉..;;
Commented by 무표정군 at 2005/10/05 12:15
시어머님때문에 고생이 심하시네요; 밥이나 반찬 제대로 안되면 그것만으로도 속상하실텐데;
Commented by 넋두리 at 2005/10/05 13:01
전기압력밥솥..분명히 그냥 압력솥하고는 차이가 있습니다만..그래도 맛의 차이는 거의 없는듯..
Commented by 하늘보기 at 2005/10/05 16:26
^^ 그래도 어머님의 말투에 애정이 배어있으세요..
흐뭇~
Commented by Gadenia at 2005/10/05 20:14
으아.. 포스팅은 이렇게 하셨어도 속 많이 상하셨겠어요.. ^^;;;
직장에서도 훌륭한 정수님이시고 집에서도 인정받는 정수님이시고 하느라 정말 힘드시겠어요.. ㅜㅜ
그래도 늘 지치지 마시고 힘찬모습 보여주세요~ ^_^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5 22:10
뽀스님.. 이제 고만 하시지요오오~ 딸타령은..무신.ㅡ.ㅡ

주영사랑님.. 저도 그거 돌솥밥솥에 해먹고 싶었는데요~ 맛들이면 쭈욱~ 요구(?)할까봐 엄두조차 못내고 있었답니다. 히히..^^ 격려 고마워요.

미치르님.. 아..방학중에 알바를 밥솥을 하셨군요^^ 하하하.. 정말 잼있네요^^ 이런 우연이. 시간이 차차 해결해 주겠죠. 제가 더 빨리 속도를 내던가..어머니가 도와주시던가..^^;;;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5 22:12
푸른마음님..안그래도 그럴참이예요.^^ 오늘은 늦어서 못사왔어요. 윽~

runaway님..하하 음식 못하시는 시어머니가 그럴땐 반갑겠어요^^ 아무래도 맞벌이를 하다보니 저희집도 외식이 잦은 편이예요^^;;

happyalo님.. 과찬이세요^^ 어른들이 야단치시는거 듣는것도 그리 나쁘지 않아요. 야단치시면서 그런대로 머리 쓰실것 아니예요..헤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5 22:14
해피맘님.. 아자아자! 힘내고 있어요. 어머니두 제가 미워서 쓴소리 하시는거 아닐테니까요.. 그냥 한번 들으면 괜히 속상해서 푸념하는거죠..뭐. 제가 잘하고도 욕먹으면 무지 억울하지만 ..그건 아니니까요. 힛~

롤리팝님..네^^ 타협을 하던지.. 새걸 사던지.. 파킹을 새거로 구입하던지.. 양단간에 해결해야겠어요.

풍경님..우앗~!@.@ 이게 누구시랍니까? 와라락~!!! 반가워요..^^ 으허허헝..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5 22:16
윤이엄마.. 그렇게 보이나요? 히힛~ 같이 오랜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머니나 나나 서로 불쌍히 생각하며 산다고 할까요? 그게 삶이죠..

홧트님.. 감사해요^^ 그럴께요.

홍군님.. 식도락가 실줄 알았어요^^ 격려 감사해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5 22:17
Eternity 님.. 제품명까지..하하하..^^ 살때 참고할게요.

무표정군님.. 어머니가 그나마 야단을 덜치시는 이유중에 하나가 부지런히 한다는 점 때문이래요..^^;;; 이제 맛만 확실히 내면 되는데..그게 영 안되는군요..

넋두리님.. 그러게말예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러니 맛을 제대로 못내는건지..)ㅡ.ㅡ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5 22:19
하늘보기님.. 그럼요. 가시돋힌 대화들이 일상에 잠재되어 있다면 정말 힘들것 같아요. 다행이죠? ^^

Gadenia 님.. 그럴께요^^ 요즘은 쳐지 있지 못할 정도로 바빠요^^ 아자~!!
Commented by Wanderer at 2005/10/06 00:40
시집살이중이시군요. 저런...
고생이 많으십니다. ㅠ,.ㅠ;;;
Commented by inner at 2005/10/06 15:54
정수님..전기압력밥솥 사용하세요..저 사진의 압력솥 만큼 밥이 잘 되어요. 또 정수님은 출근하시잖아요..그러면 미리 시간을 맞춰놓을 수도 있고, 자동 보온도 되고요...꼭요..
Commented at 2005/10/06 15: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cat at 2005/10/06 16:29
역시 집안일은 힘들군요. ;;저희집은 여자 두분이 부엌일을 하셔섯;;
할머니랑 저희 어머니요.
할머니가 꼭 자기가 하셔야 한다고 하셔서.
언젠가 마스터할 날도!! 힘내세요!! 아자!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10/06 21:33
Wanderer님.. 그시기는 지났구요.. ^^;; 그냥 말하고 푸는 시기라고 하겠네요...관심 감사해요.

inner님.. 조언 감사합니다.^^ 정말루요.

D-cats님.. 하하하.. 그래서 부엌은 여자 혼자서 지지고 볶나 봅니다.
Commented by 편지이야기 at 2005/10/08 20:02
가끔 이럴떈 할머님이 미워요.괜히.

정수님이 힘들어보여서요.;ㅅ;[토닥토닥.]
Commented by Bohemian at 2005/10/09 09:57
끄응. 저는 아무거나 집에서 주는데로 먹고 자라와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서 집에서 식사때 반찬이나 밥맛으로 투정을 하거나 꼬집어 이야기하는 일은 이해가 잘 안되서요..허허..밥해주시는 것만으로 참으로 감사한데..정수님 화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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