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에서 살살 녹는 황태장아찌. 엄마 도전방(요리)



"엄마, 뭐 만드세요?"

주방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엄마가 궁금한지 어깨너머 얼굴을 내밉니다.
퇴직하고 집에 있으니 계절마다 싱싱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식재료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단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외식하고 돌아온 날은 집에서도 만들어 볼까? 하는 욕심까지 부채질 합니다.

"오늘은 황태장아찌 만들거야, 저번에 명태회수육 먹었던 거 기억나지?"

과천선바위역에서 내리면 '메밀장터 선바위본점'에서 먹었던 '명태회수육'이 어찌나 맛있던지
실컷 먹어보고 싶은 욕심에 아파트장터가 열렸을때 황태를 사가지고 왔답니다.
명태회(황태장아찌)는 보기와 달리 입에 넣으면 식감이 너무 좋고 무엇보다 살살 녹는답니다.
요리 방법은 유튜브에서 참고했는데요. 이 레시피가 제일 쉬운 것 같더라고요.

보름 숙성이 필요하지만 하나 맛 보니 제법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재 료: 황태채 400g, 다진생강 1큰술, 다진마늘 3큰술, 설탕 1/2컵(종이컵기준), 다시물1컵, 매실청 1컵
        올리고당 1컵, 고추가루 1/2컵, 진간장 1/2컵, 청주 1/2컵, 고추장 2컵, 통깨 4스푼.
 
방 법: 1. 황태채를 가시를 발라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낸 뒤에 청주 1/2컵을 넣고 섞은 뒤 살짝 재웁니다.
       2. 다시물을 끓입니다. (다시마, 멸치, 다랭이, 대파)
       3. 다진생강 1큰술, 다진마늘 3큰술, 설탕 1/2컵(종이컵기준), 매실청 1컵, 올리고당 1컵, 고추가루 1/2컵,
          진간장 1/2컵, 청주 1/2컵, 고추장 2컵을 끓일 웍에 넣고 바글바글 끓입니다.
       4. 다시물이 우려지면 1컵 부워 더 끓여줍니다.
       5. 점성이 바글바글 올라올때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줍니다.
       6. 뜨거울때 황태채 재운 것을 섞어준 뒤에 통에 넣고 한나절 상온에 놨다가 냉장고에 보름 숙성시킵니다.
       7. 보름 뒤에 참기름 넣고 섞어 내놓고 먹습니다.





마른 황태라 400g도 양이 많아요. 가시를 발라줍니다.



청주 반컵을 붓고 섞어주고 잠시 숨을 죽여 놓습니다.



상단에 적힌 양만큼 웍에 재료들을 모두 넣고 끓입니다. 육수도 열심히 끓고 있어요.



다시물도 마져 넣고 바글바글 끓입니다.



불을 끄고 통깨도 푸짐히 넣어줍니다.



뜨거운 양념에 황태채를 넣고 섞어줍니다.



먹음직 스럽죠? 향도 아주 좋고 하나 먹어보니 맛이 기대되네요.



한나절 상온에 뒀다가 보름간 냉장숙성 시킵니다.


가을나무들을 보면.. 일상 얘기들..



시월 볕 유감



볕이 전라도 감사가 부럽지 않게 좋습니다.
일하기도 좋고 놀기도 좋은 날이죠.
시월 볕은 못됐어요.
갈등하게 하잖아요.
줏대도 없어요.
다 좋다 잖아요.


- 양은숙








가을은 흔히 중년의 계절로 비유됩니다.
인생 후반기에 들어선 중년의 모습과 유사한 모양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과 가까워지려는 본능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예전에 내가 이렇게 산과 나무가 좋았나 생각하게 되거든요.

주말아침이면 남편과 뒷산을 자주 산책합니다.
사계절 모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특히 가을나무들은 깊은 하늘과 어우러져 매번 좋다고 감탄하고 있어요.
뜨거웠던 지난 여름의 흔적들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본연의 자태만 남아 있음에도 전혀 궁색하지 않으니까요.
궁색하긴 커녕 홀가분한 마음으로 하늘을 향해 '난 자유다'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해요.
세월의 인고인 나이테 두께만큼이나 경험으로 무장한 중년의 나무들은 무서울게 없으니까요.

그런 가을볕을 맘껏 쬐는 나무들을 보면,
비바람을 견디며 성장해 온 자신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흐뭇하게 뽐내는 것 같기도 하고,
반면 곧 매섭게 다가올 겨울을 맞이하는 장군처럼 비장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중년의 푸르름을 간직한 나무들이니까요.





어느 전업주부의 외침. 엄마의 산책길






어느 전업주부의 외침          

                                    

최혜경



이제 당신의 아내와 이야기 하세요
당신의 아내가 종일 지치도록 일한 당신의 귓전에 앉아
시시콜콜한 동네 사람들 이야기로 귓전을 어지럽히는 것은
당신의 아내에게 지금 친구가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무심하다 타박하는 아내에게 어쩌다 낮 시간 짬을 내 전화하면
뚜- 뚜- 통화중 신호음만 한 시간째 계속되는 것은
당신의 아내에게서 쏟아져 나와야 할
이야기들이 이미 너무 많이 쌓인 까닭입니다

몰라도 된다, 말하면 아냐, 당신의 핀찬을 감수하고도
어느 날 당신의 아내가 조심스레 회사 일을 물어오는 것은
당신이 하는 일에 잔소리나 간섭을 늘어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당신의 짐을 함께 지고 싶어하는 아내의 갸륵한 마음입니다

그리도 말 잘하고 똑똑하던 나의 그녀가
몇 마디 말만 하면 더듬거리며 단어를 찾아 헤매고
당신과의 말다툼에서조차 버벅거리게 되는 것은
아내의 이야기 상대는 종일토록 단어가 부족한
아가들뿐이기 때문입니다

애 둘 낳더니 당신보다 더 목청 높아진 아내
아내의 그 높아진 목청은
일상처럼 던져지는 아내의 반복되는 이야기들에
애써 귀 기울여 주지 않은 당신때문에
작은 소리로 말하기엔 이미 너무 지쳐버린 아내의 고단한 절규입니다.
더 늦기 전에
이제 당신의 아내와 이야기 하세요

당신이 아내를 바라보면 이야기하고 싶을 즈음
아내는 이미 당신과 이야기 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었을지도 모를일입니다.

눈물, 콧물 빠뜨리게하는 드라마나 바라보며
쏟아놓을 이야기들을 가슴속으로 잠기게 해버리거나,
유치한 코미디에 깔깔거리며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사랑들을 다 날려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당신의 아내가 입을 열어 이야기를 시작할 때
당신은 가슴까지 열어 이야기를 나누세요
무겁거나 가볍거나 아내와 나눌 그 이야기 속에는
당신과 아내의 결 고운 사랑이 숨어 있음을 잊지 말아주세요









1 2 3 4 5 6 7 8 9 10 다음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749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