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가 말이야, 혼자서 방을 쓸 수 있는 건 가난한 독신 시절까지가 아닐까 싶어. 그런데 진짜 자기 방이 필요한 것은 삼십 대가 지나서잖아. CD나 DVD는 얼마든지 살 수 있어. 그리고 비싸기는 하지만 오디오 세트도 마음먹으면 살 수 있고. 하지만 그걸 즐길 수 있는 내 공간이 없단 말씀이야..." - 우리집에 놀러오렴.. 본문 中 '오쿠다 히데오' 의 작품이라는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망설임없이 선택하는 것을 보면 나도 어지간히 그에게 중독이 된 듯 하다. 늘 느끼는 거지만 그의 사고는 기발하고 신선하다. 이번에 나온 '오 해피 데이' 역시 그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이거나 혹은 자신의 모습을 즐겁게 터치한 케릭터인 의심이 간다. 그러기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은 다른이의 인생을 또는 살아보지 않고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신뢰다. 역시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흡입되는 감탄과 소름끼치는(?) 그만의 현실 비난들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소재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흐믓했다. 우리는 일상이 그저 그런 일들로 첵바퀴 도는 것만 같은데 그가 보면 냉철하고 집요하고.. 한심하고.. 즐겁다. 그건 왜그럴까. 바로 깨어있기 때문이다. 본문에도 나오지만 코믹 소설은 깨어 있는 냉철한 시각이 없으면 쓸 수 없다. 현실주의자가 아니면 인간 세상의 해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 보는 것. 관념적인 것에 대한 반항심.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 등등이 그의 발랄한 사고를 발판삼아 활자화 되는 것이다. 정말이지 부럽기 짝이없다. 이번에 여섯 단편으로 묶어 나온 이 책은 다른 어떤 코믹 소설보다 가깝게 느껴진다. 소재가 가족, 부부, 이웃들이 겪는 이야기인데, 케릭터들이 다 살아있는 듯 느껴진다. 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는 '우리집에 놀러오렴'인데, '집'이란 공간에 대하여 곰곰히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남.녀간의 의식차이를 또한 경험할 수 있는데 결혼 후 '집'이라는 공간이 남자에게는 자신만의 공간박탈로 이어지는 점이었다. 여성들의 성역으로 어느 순간 자리매김 되면서 겉도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과연 오쿠다 히데오식 감성으로 도면 펼쳐놓듯 자세히 살펴보게 만든다. 또한 마지막장을 장식하는 '아내의 현미밥'을 읽다보면 베스트셀러작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삶이 고스란히 옅볼 수 있는 시간을 경험한다. 어지간히 애처가인 그의 모습이 살짝 느껴져 미소가 퍼진다. 책을 읽고나니 삶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지쳐있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 ![]() 오늘 용희가 제29회 수원시민독서경진대회에서 중등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여름방학 숙제로 제출한 독서감상문이 지도선생님이 1차 검토 후 제출하셨던 것 같은데 이렇게 큰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네요. 개인부에서는 초등, 중등, 고등 중 각 1인에게 최우수상이 수여되는 뜻깊은 상이었습니다. 용희는 별로 잘 쓴것 같지도 않은데 수상하게 되어서 얼떨떨하다고 하더군요.^^;; 겸손한 마음까지 독서를 통해 얻어진 것 같아 어미로써 기특합니다. 용희는 지난 여름방학 끝자락에 작성한 독서감상문 소재로 '옛시 읽는 ceo'를 선택했었습니다. 용희가 한문을 좋아하고 현재 1급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 부담없이 선택한 도서였는데 아마 제 생각에는 도서선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게 아닐까 생각되어 지더군요. 용희와 더불어 학교도 2년 연속 단체부에서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는 영광을 갖게 되어 여러모로 학창시절에 좋은 추억거리가 될 듯 싶습니다. 여기서 용희의 독후감을 올려봅니다.^^ 용희야~ 정말 축하한다. .. 최우수 - 2학년 8반 최용희 '옛 시 읽는 CEO' 여름방학이 벌써 열흘 밖에 안 남았구나 한숨을 쉬면서 독후감 쓰기에 적절한 책을 찾던 도중에 예전에 책장에 꽂아 두었던 책을 골랐습니다. 이 책은 한자공부를 하다가, 한자 -뜻 - 음 식으로만 외우던 것에 지쳐서 좀 써 먹으면서 배워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책장에 꽂아둔 것입니다. 실제로 한자시험에서 한시를 제시한 뒤에 해석이나 음운을 찾으라는 문제도 있기에 나중에 읽어야지 했던 것이 결국 숙제라는 이유로 읽게 되었습니다. 옛시 읽는 ceo 라는 제목의 책은 옛날에 지어진 한시나 고전시 중 유명하고 뜻깊은 것을 뽑아 설명과 같이 써 놓은 책입니다. 읽으면서 시 한번 감상하고 설명을 읽은 뒤 다시 시를 보며 감상했는데, 옛시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제 생각과는 달리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에서는 조상들이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 예를 들어 살면서 정말로 잊지 말아야 할 것,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 놓아야 할 것, 그런 것을 참 알맞고 섬세한 비유로 표현한 것이 이것이 시를 읽는 재미이구나 하면서 감상했습니다. 또한 옛시의 특징인 절제된 모습은 그 시가 그려내는 모습을 더 담백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한시인 경우는 5자 통일, 7자 통일로 최소한의 글자로 표하고자 하는 뜻을 다 말하는 듯 했습니다. 여백의 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동양인인 만큼 말입니다. 설명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것이 이 시를 쓸 때 상황이나 이 시를 쓴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서 설명을 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칠보시에서는 그 시가 써진 상황이 무척 재미있는데, 그 상황과 시의 내용을 같이 읽으면서 시를 읽는 재미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 시의 본보기가 되는 지금의 성공한 사람들을 예로 들어 읽은 뒤 깨달은 점을 더욱 깊이 새길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 책에 나온 시들을 읽으면서 저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 중 제일 인상 깊었던 시는 이황의 '자탄'이라는 시인데, 이미 지난 세월이 나는 안타깝지만 그대는 이제부터 하면 되니 뭐가 문제인가 조금씩 흙을 쌓아 산을 이룰 그날까지 미적대지도 말고 너무 서둘지도 말게. 그때 이황의 나이가 64세였는데, 이 시는 그가 도산서원에 머무는 동안 자신을 찾아온 제자 김휘려에게 준 것이라고 합니다. 나는 이미 늙었으니 어쩔수가 없지만 그대는 아직 젊으니 앞으로 성심껏 노력하면 잘될 거라고 격려하면서 너무 조급하게 굴지도 말고 그렇다고 어영부영하지도 말고 그저 꾸준하게 해나가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저는 방학 내내 그 생각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방학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보람차고 알차게 보낼 있을까. 이제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하는데 모든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전에 학교가 준 자유로운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그래서 방학동안 할 것, 하고 싶은 것 종이에 죽 쓰면서 공부할 것들 분량 나누고, 주간 플래너 A4 용지에 잘라 만들고, 열심히 하자 맘을 먹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매일 집에 있으니 자연스레 생겨버린 게으름, 조금만 귀찮으면 미루는 습관으로 방학동안 계획을 못지키는 불안감, 초조가 내내 도사렸는데.... "미적대지도 말고 너무 서둘지도 말게" 이 한 문장으로 복잡하던 마음이 싹 정리되었습니다. 조금씩 흙을 쌓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코 앞에 있는 것만 생각해서 괜한 스트레스를 자초했던 모양입니다. 중2인 저는 이 시를 쓸 때 이황의 나이인 64세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세월에 차이입니다. 아직 남은 시간도 많고, 하면 되니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방학숙제로 읽게 된 이 시는 앞으로도 제게 힘과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용희 수상 사진들입니다.^^ ![]() 자연의 질서에는 관용이 없으며, 여타의 감정 개입도 없다. 하여 너무도 풍요롭고 때론 잔인하기까지 하다. .. 현명한 사람은 늘 마음이 고요해서 들뜨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 한 발자욱 걸음을 내딛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산책하는 사람과도 같은 모습이다. 반대로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축적된 피로가 쉬라고 강요하기 전까지는 다리 근육의 힘을 풀지 않는다. 본문 中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오랫동안 손에서 쥐고 있었던 책이 있었든가. 요세미티 계곡에서 미국의 최고봉이라는 휘트니 봉에 이르는 <존뮤어 트레일>이라 칭하는 358킬로미터의 트레일을 책과 함께 하면서 행복했다. 에볼루션 밸리로 낙하는 위협적인 물기둥 사진을 보면서 자연의 힘을 감지하며 몸을 떨었고, 마리 레이크호수를 보며 '정말 실물 사진이야?'하며 감탄했다. 하늘은 파란 물감을 완벽하게 뭉치지 않고 칠한 듯 깨끗한 그 사진을 바라보며 사진이 예술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거라 장담했다. 존뮤어 트레일이라 칭하는 '걷는 자의 꿈(정말 다 보고나니 딱 맞는 말이다)길'을 책과 함께 동행하고 나니 이 책을 출간하기로 결심한 신영철씨외에 동행한 사람들의 친분은 더 없이 굳건해 졌을거란 생각이 든다. 저자는 사진기를 들지 않고 참여를 한다. 이미 사진작가 '이겸'씨와 그 풍경을 미화시켜 담아낼 여류화가 '김미란'씨와 아마추어지만 열심히 '이겸'씨의 짝퉁연습을 하는 재미교포 '하워드'가 있었으니까.. 읽으면서 느낀건데 저자는 참 낙천적이고 유머스럽고 친근한 동네 아저씨같단 생각이 든다. 먼저 말 꺼냈다가 늘 혼자 뒤집어 쓰는 순진하고 바보스런 모습으로 이 긴 트레일에서 웃음을 선사한다. 여행을 가면 죽어라 '사진'만 찍어대는 친구들이 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라는 듯이. 물론 결론적으론 맞는 말이지만 추억과 감동은 사진말고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우리가 붙잡아 둘 수 없는 존재들은 오로지 그 당시에 담았던 정신, 뇌에만 존재한다. (피사체를 담지 못할 각도가 기가 막힌 장면이라면 어쩔건데?^^) 하지만 이들의 동행이 최고의 BEST라고 생각한다. 이겸작가가 남긴 훌륭한 사진들과 그가 담지 못한 풍광들을 신영철씨가 훌륭히 설명해 주고 있으니까. 참 부러운 동행이었다. 그렇다면 시에라네바다 산맥 트레일 코스는 아무때나 갈 수 있는 것일까. 아니다. 자연보존이 우선인지라 1년간 총 입장객수는 600명으로 제한하고 그나마 겨울엔 '곰'들이 동면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입장할 수가 없댄다. 트레킹은 꼭 완주할 필요는 없다. 완주하는 방법은 3일에서 10일사이로 골라 할수도 있다. 신영철일행이 완주를 하면서 만난(정말 산 속에서 사람 만나는게 힘들정도였다) 인터뷰를 했는데 그들의 존뮤어트레일의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그렇다면 존 뮤어는 어떤 사람일까. 존 뮤어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경이로운 자연을 지켜낸 사람으로 자연보호주의자이자 60만 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의 환경 단체 시에라클럽을 만들고 있는 초대 회장이다. 존뮤어는 자연을 진정으로 누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산을 오르는 것은 곧 마음의 본질을 오르는 것이라는 그의 말로 유명하다. 산이 경제적 효용가치 이상의 심미적 고귀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이 트레일을 그가 만든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의 사후 이후 시아레클럽이 결성되었고, 그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어 왜 보존하여야 하는지를 일반 국민에게 알릴 현장 체험형 트레일을 만들었던 것이다. 자연의 생태 그대로 보존해 주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진리다. 책을 덮으며 책 속에서 만난 사진과 함께 신영철씨가 남긴 글을 끝으로 옮겨본다. 그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산을 오르는 이기적인 사람보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생태적인 사람을 살아가도록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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