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념이 주는 행복. 일상 얘기들..






나는 삶을 즐기고 있다. 한 해 한 해를 맞을 때마다 나의 삶은 점점 즐거워질 것이다.
이렇게 삶을 즐기게 된 비결은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대부분은
손에 넣었고,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떤 것들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이 명확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욕심 따위는 단념했다.


- '행복의 정복' 본문 中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휴일만이 아니고 평일에도 가족들이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다.
퇴근무렵이나 고민했던 반찬걱정을 하루 세 번 하고 있다.

내가 오래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지 몇 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터졌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엌일에 서툰 세 남자들에게 엄마의 귀환은 신의 한수처럼 느껴졌을
법도 하다. 그렇다고 흔히 예상하는 나만의 자유시간을 만끽하지 못한 아쉬움 따위는 없다.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요리하는 시간이 즐겁다.
코로나로 요리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 삶은 굉장히 단순해져 버렸다.
단순해진 일상의 일원이 된 지금은 지루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사무실의 결재서류 더미에 파묻혀 일하던 시간들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진다. 쫓기는 시간 속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업무 스트레스는
삶을 우울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생각해보면 일과 가정이라는 양립은 현실적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양쪽 모두에게 인정 받고싶어 주구장창 노력했던 것 같다.
그것이 얼마나 체력을 요구하고 힘든 일인지 어느 순간 알게 되었고, 하나를 단념하니 편안해졌다.
경험을 통한 교훈은 얼마나 소중한가.

잘하든 못하든 음식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칼질을 멈추고 휴대폰을 꺼내 도마 위에 있는 재료들을, 냄비안에 있는 음식을 촬영한다.
그것으론 부족할까 걱정되어 나만의 레시피북에 마음이 급한 주부의 글씨체가 씌어진다.

완성되어 식탁에 올려지고 가족들의 입 속으로 음식물이 들어가고 나오는 반응이 좋을때
'행복감'을 느낀다. 물론 그렇지 못한 날들도 있지만 즐겁지 않은 것이 아니다.







공간이 만든 공간 _유현준.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건축은 언제나 주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다. 그러면서 만들어진 '문화 유전자'는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주변으로 퍼져 나가고 그 지역 고유의 문화 유전자와 섞이게 된다.

15세기에 삼각돛을 단 범선의 등장으로 공간이 더 압축되면서 유라시아 대륙의
양 극단에 위치했던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유전적으로 섞이기 시작했다.
16세기 중국산 도자기가 유럽에 대량으로 수입되었고, 17세기에는 동양 철학 책들이
유럽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었고, 18세기에는 조경 디자인이 바뀌었고, 19세기에는
이 변화가 미술로 전파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는 건축에서 문화적 이종 교배의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본문 中



홍익대학 건축학부 유현준교수는 건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문건축가다. 그의 두 권의
책을 먼저 읽다보니 조금더 깊게 그만의 독특한 건축물의 사유가 궁금해서 읽게되었다.

이번 책은 일전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는 일상과 함께하는 건축물과
인간의 존재감 사이에서 호기심을 풀어주는 가벼운 터치였다면, 이번 '공간이 만든 공간'은
인류의 문명이 건축물과 함께 어떻게 변화되고 바뀌었는가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탐구로
진화한다. 꽤 진지했고 설득력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문득 읽다보면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총, 균, 쇠'에서의 결론이 떠오른다.
나라마다 국력의 차이, 즉 과학기술의 차이는 생태학적인 환경, 지리적 주요 특징이라고
결론지었던 것처럼 이 책의 저자 유현준교수는 동서양의 건축물 차이는 '강수량'이 다르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나 빌딩들이 비슷하게 지어져 있다.
이는 철근 콘크리리트, 엘리베이터, 유리 같은 기술이 공통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은 양식으로 지어지는 고층건축물들은 '국제주의 양식'인 셈이다.

이 책은 동서양의 건축의 특징과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동서양의 문화유전자와
비유(알파벳 vs 한자 / 체스 vs 바둑)로 재미있게 썰을 풀어간다. 결론은, 서양은 절대성과
수학을 통하여 세상은 절대자가 만든 수학적 규칙의 조합으로 해석했고, 동양은 협동하지
않으면 무너지는 관계의 집합으로 본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비유로 서양의 '밀농사'와 동양의 '벼농사'로 재미있게 설명한다. 문화유전자가
같은 민족이라도 농사품종에 따라 가치관의 차이가 발견된 사례다. (아래 인용문 참조)


여러분은 '원숭이, 사자, 바나나'라는 단어를 두 그룹으로 묶으라면 어떤 것끼리 묶겠는가?
탈헬름 교수는 농사 품목이 가치관을 결정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재미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중국 한족 학생 1,162명을 상대로 '기차, 버스, 철길' 세 가지 중에서
같은 종류끼리 묶으라는 문제를 냈다. 중국은 대륙이 크기 때문에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는
비가 많이 내려서 벼농사를 짓고, 북쪽으로 가면 비가 적게 내려서 밀 농사를 짓는다.

이 실험에서 중국 내 밀 농사를 짓는 지역의 학생은 '기차와 버스'를 하나로 묶은 반면,
벼농사를 짓는 지역의 학생은 '기차와 철길'을 하나로 묶는 비율이 높게 나왔다.
벼농사를 짓는 지역의 사람들은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를 생각하면서 개체 간의 '관계'에
집중해 기차와 철길을 하나로 묶었고, 밀농사를 짓는 지역에서는 관계가 아닌 각 객체가
가진 성질의 공통점을 찾아서 교통수단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버스와 기차'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같은 역사적 배경과 같은 유전자적 특징을 가진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농사 품종에 따라서 가치관의 차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동양과 서양의 오래전 건축물들의 사유가 제대로 풀린 기분이 든다.
서양의 건축물의 특징은 기하학적인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의 반복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
가는 형식이다. 그러기 때문에 건축물 자체가 목적이 되는 건축이 된 것이다. 하지만
동양의 건축물은 강수량의 원인으로 지붕의 중요도가 강조되었고 처마를 길게 뽑는
디자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벽 중심의 공간을 만드는 서양의 건축물은 창문을 크게 뚫으면 집이 무너질 염려가
있으니 창문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었고, 안에서 밖을 볼 일이 없어 실내 디자인은
그림이나 조각으로 꾸몄던 것이다. 반면 동양의 건축물은 건물 입면 대부분이 지붕이었고
특히 우리나라는 온돌을 사용했기 때문에 2층짜리 건물이 필요없었다. 종이가 있었으므로
창문을 크게 만들 수 있었다. 동양의 건축은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하고 주변 경관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건물을 만든 것이다. 안에서 밖이 어떻게 보이느냐고 중요해진 것이다.

아무큰 15세기에 삼각돛을 단 범선의 등장으로 시작해서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문화간 건축물 이종교배가 활발해 지고 있다. 동서양의 건축물이 유사해지고 자유로워진
것이다. 저자는 동양 건축 요소 및 철학을 받아드린 서양화가의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또한 서양의 기하학적인 요소를 받아드린 동양 건축가들을 소개한다. 공간이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 이렇게도 다양하고 확장성이 큰 것인지 읽으면서도 신세계에 입문하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저자는 일본의 '안도 다다오' 건축가의 건축물인 '물의 교회' 와 '바람의 교회'를
소개해주었는데, 설계도와 사진으로 설명을 덧붙이며 생생한 의미를 전달해 주었다.
사진이었지만 좁은 공간(벽)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확장되듯 다가오는 공간의 디자인은
서양의 기하학과 동양의 상대적 관계성을 융합시킨 좋은 사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도 얼마전 강원도에 있는 '젊은달 와이파크'에 다녀온 기억이 떠오르면서 공간을
따라가며 확장되어 펼쳐졌던 공간의 기억이 떠올라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우리가 오랜시간 머물고 싶은 건축물이 가장 유의미한 공간이 아닐까.


안도 다다오의 '바람의 교회' 입구


우리는 동서양의 분리 자체가 의미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식의 평준화까지 덧붙여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3D 프린터로 마음만 먹으면 하루면 건축물이
탄생하기까지 하니까..

책을 읽고나면 바램이 생긴다. 우리 미래의 후손들은 기존의 재미없는 건축물들이 아닌
보다 자유롭고 보다 관계적인 동서양의 건축물의 장점을 살린 멋진 공간에서 지내기를.
저자와 같은 건축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팍팍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돼지고기가 들어간 두부조림. 엄마 도전방(요리)



불 끄기 직전의 두부조림입니다.



식구들이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다보니 끼니를 때우는 와중에도 다음 끼니 걱정을 하게 되는군요.
움직임이 적으니 무거운 고기류는 부담스러워하고 채소류만 먹기엔 빨리 허기지고 그러네요.
그러다 두부조림에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넣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한 두부한모와 냉동실에 카레하고 남은 돼지고기가 있길래 처분(?)했는데요.
생각외로 아주 맛있네요. 만만한 반찬거리 없는 겨울철 추천드려요.


재 료: 두부 한 모(500g), 돼지고기 목살(100g), 간장, 고추가루, 청양고추, 대파, 간마늘, 맛술, 양파 반개, 멸치액젓

방법은 아래 사진으로 대신할께요.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 반개를 썰어 노르스름하게 볶아줍니다.



양념장을 만듭니다. 고추가루3, 멸치액젓1, 대파, 간장2, 간마늘1, 맛술1, 설탕조금(수저기준)



돼지고기 잘게 썬것을 넣고 같이 볶아줍니다.


볶은 재료를 덜어놓고 청양고추도 썰어 대기합니다.



두부 한모를 먹기좋게 썰어 식용유에 부쳐줍니다.



좀 못부쳐도 괜찮아요. 양념에 다 가려져요. ㅋㅋ



양파와 돼지고기를 먼저 두부위에 살포시 골고루 뿌려줍니다.



양념장과 청양고추를 위에 뿌려주고 물 반컵 넣고 약불에 은근 끓여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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